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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24 14: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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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들.. 사어 뜻을 몰라서 물어본 게 아니잖아요.
사어에도 종류가 있습니다.
구어적 사어인가, 문어적 사어인가, 혹은 둘 다인가.
말씀하신 아사달 같은 건 구어적으로도 문어적으로도 죽은 완전한 사어에 해당되는 거고요.
사어에도 그런 구분이 있어? 하는 분들께 예를 들어보자면...
당장 생각하려니 많이 떠오르진 않는데, 일단 농사용 언어들이 있겠네요.
이를테면 갈개(도랑)같은 것들요.
요즘 농사짓는 사람들이라고 해봐야 어르신들이고 다들 지방에 있는지라 들어보기 힘든 말입니다.
그러나 방언도 아닌 엄연한 표준어인데다 특정 업종의 전문 용어도 아니고,
농사짓는 사람에게 가서 갈개가 뭐냐 물어보면 누구나 대답할 수 있지만 거의 안 쓰는 구어적 사어라고 볼 수 있지요.
공활(텅 비고 매우 넓음)은 또 어떻습니까.
애국가 3절에 떡하니 박혀있어서 뜻이야 알겠고 굉장히 친숙하지만, 실제로는 거의 안 쓰죠.
심지어 몇몇 사전에선 아예 없는 단어 취급합니다.
만약 애국가가 바뀐다면 곧바로 완전한 사어가 될 확률이 높은 단어고요.
방언으로 가면 더 많은 단어들이 있을 텐데요.
그중에서도 좀 많이들 알 법한 말 중에 정지(부엌)라고...
학교다닐 때 한옥 구조가 어쩌고 배우면서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옛날엔 부엌과 주방의 의미가 미묘하게 달라서 정지라는 말을 썼다고 압니다.
그래서 부엌이라는 표준어가 있는데 정지를 쓰나요?
문어적 사어에는 오얏(자두?)같은 게 있을텐데 톺다와는 관련없는 경우라 생략하겠습니다.
위에 제가 말씀드린 단어들은 어떤 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대중매체에서 사용되었고, 사용 중이며, 그걸 본 독자들도 있을 만한 단어들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어거나 사어에 가까운 말들입니다.
애플 사건 당시에도 신문이나 책에서 봐서 알았다는 소수의견은 있었지만
톺다가 '죽어가고 있었던', 구어에선 사어에 가까웠음이 명백합니다.
그게 아니라면 온갖 커뮤에서 처음 본다는 반응이 압도적이지 않았겠지요.
사흘과 톱다가 같은 선상에 있다고 생각하긴 정말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