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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6 10:3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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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꼰대질 주의 / 개인적인 시각 주의)
'외국에서도 그렇게 한다' 라는 말은 '그러니까 그게 당연한거다.' 혹은 '어쩔수 없는거다.' 라는 말로 받아들여지는데요.
조금 다른 시각에서 보면 어떨까 해서, 과거 인터넷 문화(?)가 어땠는지 조금 짚고 넘어가려고 합니다.
인터넷 태동기에서부터 약 10년간... 그러니까 바람의나라부터 디아2 열풍이 끝날 시절까지는
존댓말 하는게 주류였고
남을 조롱하면 '매너좀' 이란 핀잔을 들었으며 게임 실력이나 내용에 상관없이 비매너 유저는 강퇴를 했었죠.
물론, PC통신시절의 교과서 같던 채팅에서, 점점 더 채팅문화는 타자를 덜 치는 방향으로,
그리고 좀 더 재미있어보이는 방향으로 바뀌어가고 있었긴 했지만
그 변화에 몇몇 큰 줄기, 혹은 계기가 되는 일들 이후로 빠르게 변해 지금의 모습이 됐구요.
제 기억으론 2000년대 초/중반. DC문화가 인터넷 전반으로 퍼진 뒤 (아햏햏 시절)
하오체가 유행에서 멀어지고 (당시엔 하오체도 손아래 사람이나 허울없는 사이에 쓰는 말이니 쓰면 안된다는 논쟁도 있었음)
'초면에 존댓말이냐 기분나쁘게'나 '나도 병신 너도 병신' 혹은 '이겨도 병신 져도 병신이면 이긴 병신이 돼라'같은 밈이 유행을 타면서
존댓말을 하던 풍조가 사라지고(물론 요즘에도 일부 존대를 하긴 하지만) 상호 존중이 옅어지는 느낌을 받아왔죠.
거기에, 과거에는 행동장애가 있는 어린 아이들이나 하는 짓으로 여겨졌던
'뭔가 자기 마음에 안드는게 있으면 소리를 지르며 책상이나 집기를 쾅쾅 내리치는 행위'도
인터넷 방송에서 재미요소로 자리잡으면서, 그걸 흉내내는 어린 친구들이 많아진 것도 보이구요.
유저들이 좀 더, 모니터 너머에 있는 사람을 존중하는 법을 배운다면
옛날 그 모습으로 돌아갈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해 봅니다...
자기 반성도 하면서요.
롤 한판마다 /ignore all (전체 채팅 차단 명령어)를 입력하고 게임을 시작해야 하는 30대 반아재 혹은 젊꼰대의 푸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