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안녕 </P> <P> </P> <P>형 아니면 오빠는...그러니까..한 10년 즈음 따돌림을 당한것 같아</P> <P> </P> <P>6살 때부터 16살 때 까지니까.....딱 10년이네..</P> <P> </P> <P>10년....</P> <P> </P> <P>유치원을 간지 몇 달 뒤인가? 서른이 다 되가는 나이인데 아직도 기억이 나</P> <P> </P> <P>내가 다가가니까..그 쪼끄만 꼬맹이들이 뭘 안다고 다들 등을 돌리고 반대편으로 도망가더라고...</P> <P> </P> <P>난 분명히 술래가 아니었는데 말이지..</P> <P> </P> <P>그 이후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내내 따돌림을 당했어</P> <P> </P> <P>근데 따돌림이라는 말이 참 우스은게</P> <P> </P> <P>사실 따돌림..그러니까 안놀아주고 말 안하고 그런것만 있는게 아니잖아?</P> <P> </P> <P>때리지? 인격 모독 하지? 말도 안되는것들 시키지?</P> <P> </P> <P>그게 어떻게 단순히 "따돌림" 으로 정의 될까</P> <P> </P> <P>사실 난 마땅한 단어를 생각하지 못하겠어. 폭력이라고 하기엔 너무 많은 인격 모독과 수치스러운 일들이 수반되고</P> <P> </P> <P>단순히 인권 침해라고 하기엔 너무 비참하고 아픈 상태이니까..</P> <P> </P> <P>흠...형이 당했던건...</P> <P> </P> <P>초등학교 때는 나름 그렇게 심각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 그냥 내가 다가가면 투명인간 취급한 정도?</P> <P> </P> <P>정도가 심해지면 "야 어디서 쓰레기 냄새 안나냐?" 뭐 이런 것들 빤히 나를 보면서 코를 막으며 나는 악취를 풍기지만 없는 사람인 존재가</P> <P> </P> <P>되버리는...아주 영악 한거지</P> <P> </P> <P>아 정말 아직 까지도 트라우마로 남는 게 하나 있는데 미친 선생새끼가..반이 하도 시끄러우니까 떠드는 아이는 밧줄로 묶으라고 했어</P> <P> </P> <P>당시 줄다리기 할 때 쓰는 줄이 반에 있었거든..응..그걸로 날 묶었어..난 안떠들었는데..호기심이었던 거야 </P> <P> </P> <P>아이들에겐 떠든 아이라는 면죄부가 있었으니..마음껏 나한테 그 호기심을 푼거지</P> <P> </P> <P>난 그게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고 어떤 일인지도 몰랐는데, 급식 온 다른 아이 어머니들이 사색이 된 표정으로 묶여있는 나를 풀어줬을 때</P> <P> </P> <P>그때야 나는 그게 얼마나 심각하고 끔찍한 범죄인지 알게 됐어. 솔직히 말하면 난 지금 그 선생 찾아서 고소하고 싶어.</P> <P> </P> <P>그 외에는 뭐...침 뱉기 맞기 내 물건 빼앗기..그 정도 였어..하도 못견디겠어서 전교생 앞에 있는데서 자살할려고 했었어..응 </P> <P> </P> <P>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나는 어떻게 죽어야 편하게 죽을까 생각을 했어. 죽고싶다 죽고싶지 않다가 아니라..</P> <P> </P> <P>그렇게 중학교 올라가니까..폭력은 더 지능적이고 더 영악해지고 더 끔찍해 지더라.</P> <P> </P> <P>가래침 뱉거나 식판을 뒤 엎거나 하는건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어. 불에 달궈진 칼날에 팔이 데여본 적도 있고..아직도 그 흉터가 남아있다</P> <P> </P> <P>그 흉터를 볼 때마다 팔을 뜯어내고 싶어. 선생님한테 일부로 대들어야 했거나...아이들이 시켰거든</P> <P> </P> <P>그때 난 뚱뚱하고 힘 없고 산만한 아이였고, 둔하고 여린 아이였어. 내가 글짓기를 좋아해서 백일장 나갈 때마다 상을 받곤 했었어</P> <P> </P> <P>시를 잘 썼거든...그런데 시 내용마다 좋은건 하나도 없어. 다 우울하고 슬프고 끔찍한 내용으로 도배가 되있었지..</P> <P> </P> <P>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런 사실을 부모님 께도 말씀 드리지 못했던 나는..어떻게든 내 아픔을 그렇게 라도 표현하려고 했던것 같아</P> <P> </P> <P>아니 그것밖에 방법이 없었던 것 같아. 유일한 내 마음의 의사소통은 "글"이었어</P> <P> </P> <P>나는 국문과 혹은 사학과가 정말 정말 가고 싶었는데...역사도 잘했거든 좋아했어..그냥 책만 봤고 대충 훑어도 늘 만점 근처에서 놀았어</P> <P> </P> <P>글을 만들고 역사를 공부하고, 책을 읽을 때 마다 행복했어. 그치만 그냥 집중해도 하기 힘든 공부인데, 학교 갈때마다 그런 스트레스를</P> <P> </P> <P>받으니까..다른 과목은 당연히 공부를 잘 할 수 가 없었어. 그래 핑계야..그치만 난 그 당시 학교가 공부하는 곳이 아니라..</P> <P> </P> <P>어떻게든 살아 남아야 하는 곳이었어..공부 보다는 난 삶이 었어</P> <P> </P> <P>고등학교를 좀 뒤쳐진 인문계나 실업계를 갔어야 했는데..정말 자신이 없었어..정말 죽을것 같았거든..</P> <P> </P> <P>그래서 정규고등학교를 못가고 다른 방법으로 고등학교 졸업을 하고 대학을 포기한채, 기술을 배웠어</P> <P> </P> <P>지금도 하고싶은 일이 많지만..그냥 지금 배운 기술로 먹고 살아, 결혼도 했어..얼마전에</P> <P> </P> <P>내가 말해주고 싶은게 있어..이 글을 보면서 미칠것 같고 눈물 나는거 꾹꾹 참고 있는 너한테</P> <P> </P> <P>형 아니면 오빠가 꼭 말해주고 싶은게 있어</P> <P> </P> <P>지금 순간만 넘기는게 중요한게 아니야..얘야..</P> <P> </P> <P>내가 제일 힘들었던건 따돌림이라는 폭력을 당한 그 순간보다</P> <P> </P> <P>어른이 되서도 누군가가..."쟤 학교 다닐때 따였대"</P> <P> </P> <P>라고 말할 까봐...불안해 하는 그 순간들이 제일 힘들었어</P> <P> </P> <P>참 웃긴게 이 망할 놈의 나라는 가해자가 병신이 아니고 피해자가 병신이야</P> <P> </P> <P>그리고 세상은 가해자를 향해</P> <P> </P> <P>"그럴수도 있지"</P> <P> </P> <P>라고 말하고</P> <P> </P> <P>피해자를 향해</P> <P> </P> <P>"네가 잘못하는게 있으니까 애들이 그러지"</P> <P> </P> <P>라고 말해..</P> <P> </P> <P>단언 하는데..</P> <P> </P> <P><STRONG>네 잘못이 아냐</STRONG></P> <P><STRONG></STRONG> </P> <P>아니 혹시라도 네가 눈치가 조금 없거나 말을 조금 실수 했거나 해도</P> <P> </P> <P><STRONG>네 잘못이 아냐</STRONG></P> <P> </P> <P>사람은 누구나 실수하고 잘못해 게다가 다수가 모인 집단에서는</P> <P> </P> <P>어떠한 특정 개성의 차이도 잘못으로 오판해버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P> <P> </P> <P><STRONG>네 잘못이 아냐</STRONG></P> <P> </P> <P>네가 어떠한 다른 모습을 보였다고 하더라도 너를 따돌리거나 너에게 폭력을 행사 했다면</P> <P> </P> <P>그 아이는 세상에서 가장 <STRONG>비열하고 추잡하고 추악하고 사악한 행동</STRONG>을 너에게 한거야</P> <P> </P> <P>그러니까 그러니까.."내가 잘못해서 이런 취급을 당하는거야"</P> <P> </P> <P>라고 절대 생각하지마..나중에 어른이 된 네가 지금 아이인 너를 기억하고 마음속에 담아둔채 못견디는 그런 끔찍한 일이</P> <P> </P> <P>일어나지 않게 하려면..절대 그렇게 생각하지마</P> <P> </P> <P>지금도 나는 16살 내가...18살 하고싶은 일을 포기하고 혼자 기술 배우던 내가 외로워 할때 괴로워 할 때 울었던 소리들이</P> <P> </P> <P>마치 다른 사람의 말 처럼 귀를 울려서 괴로울 때가 많아..</P> <P> </P> <P>그러니까 절대 네 잘못이라고 생각하지마</P> <P> </P> <P>그리고</P> <P> </P> <P>절대 혼자 안고 가지마</P> <P> </P> <P>정상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부모님이라면 자신의 자녀가 악의적은 폭행을 당할때 결코 가만 있지 않아</P> <P> </P> <P>너희 부모님이 지극히 상식있는 분이라면 결코 혼자 담지 말고 말씀드려</P> <P> </P> <P>하나부터 열까지 전부다 녹음도 좋고 녹화도 좋아</P> <P> </P> <P>모든 증거를 다 수집해서 말씀드려 전학가도 괜찮아</P> <P> </P> <P>가해자들 절대 용서하지마, 합의보지마, 그 아이들의 인생은 어떻게 하냐고?</P> <P> </P> <P>웃기지 말라 그래 가해자들은 이미 충분히 니 인생을 밟아놨어 그 만큼 고통 받아야돼 </P> <P> </P> <P>아니 더 받아야돼 그러니까 절대 마음에 혼자 꾹꾹 담고 절벽으로 자신을 몰지마</P> <P> </P> <P>...</P> <P> </P> <P>사실 해 주고싶은 말이 너무 너무 많아..그치만 너의 상황을 모르니까..</P> <P> </P> <P>알아 알아..나보다 더 심하게 당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P> <P> </P> <P>지금즈음 심장이 몇번이나 찢어져서 피가나고 고름이 터져서 상처에 반창고 조차 붙일수 없는 것도 알아</P> <P> </P> <P>다 알아...</P> <P> </P> <P>그치만 말이야</P> <P> </P> <P>넌 이상한 아이가 아냐</P> <P> </P> <P>넌 모자란 아이가 아냐</P> <P> </P> <P>넌 착한 아이인거야</P> <P> </P> <P>넌 따뜻한 아이인거야</P> <P> </P> <P>넌 사랑스런 아이인거야</P> <P> </P> <P>있잖아...너가 시간이 지나서 강해지면..말이야</P> <P> </P> <P>꼭 너만큼 약한 아이들을 따뜻하게 보살펴 줄거라고 난 믿어..</P> <P> </P> <P>지금 이 시간..버스 어딘가에서 지하철 어딘가에서..</P> <P> </P> <P>먼지 묻은 교복을 입은채...</P> <P> </P> <P>그나마 핸드폰을 보며 혼자 있는 자유를 느낄 수 있는 너가..</P> <P> </P> <P>진심으로 괜찮아지길...행복해지길..강해지길</P> <P> </P> <P>응원할게</P> <P> </P> <P>힘내렴...너와 같은 길을 갔던..그리고 수많은 실패를 했던 선배가.</P> <P> </P> <P>실패하지 않길 바라는 후배에게.</P> <P> </P> <P> </P> <P> </P> <P> </P> <P> </P> <P> </P> <P>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