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올해 33살먹은 늙은 레즈비언입니다</p><p>누구나 다 알듯이 회사내에 그룹이란게 있죠</p><p>저는 그런것에 끼지 못했습니다</p><p>아무래도 제가 남들과는 다르다는걸 알고 난 이후로 누군가와 어울리는것을 잘 못하겠더군요</p><p>한 두세개의 그룹안에 끼지못한채 개밥의 도토리처럼 혼자 돌아다니다가 친한 사람이 생겼습니다</p><p>누군가가 동성애자가 아닌데 동성애를 강요받는걸 당연히 싫어하는걸 아니까 저는 제 자신을 숨겼죠</p><p>근데 그사람이 그러더라구요 자신은 동성애 다 이해해 준다고 혹시 자기 좋아하는거 아니냐고</p><p>둘이 저녁도 먹고 술도 마시며 오랜시간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가 이야기가 이런쪽으로 흘러간거라</p><p>저는 경계심이 너무 풀어졌었나봅니다</p><p>술기운도 있었고 그냥 술김에 고백을 해버렸죠</p><p>다음날 회사에 가니까 다른 사람들의 태도가 전과는 같지 않더군요</p><p>정작 고백한 사람은 다른 부서로 가버렸고 그다음부터 아는척을 안합니다</p><p>가만히 제 자리에 앉아 있으면 남들이 소근대는 소리가 들립니다</p><p>제 행동 하나하나 일거수 일투족이 동물원 원숭이라도 되는양 제가 캔커피를 마시면 </p><p>'아 캔커피 마셔 봐봐'</p><p>이런식의 이야기가 들리곤 합니다</p><p>혼자서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으면 그룹끼리 몰려다니며 앉는 자리에서 저를 흘끔흘끔 쳐다보면서 뭐라고 수근댑니다</p><p>처음 몇개월간은 그사람이 고백이 부담스러워서 저를 모른척하고 있다고 생각하고</p><p>다른이야기 하는데 제 착각으로 저의 이야기 비슷한 이야기가 들린다고 생각했습니다</p><p>오늘 회사에서 부장이 잔소리를 할때 그러더군요</p><p>너같은게 이회사에 다녀도 되겠냐고</p><p>'병신이'</p><p>저는 무슨소리인지 물었고</p><p>회사 사람들이 이미 다 알고있는거 뭐하러 말하냐고 그러더라구요</p><p>입아프다고</p><p>한동안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p><p>뭘 어쩔까</p><p>정말</p><p>진짜 제가 어떡해야 할까요</p><p>이대로 회사를 관두면 될것같지만</p><p>저는 생활이 있습니다</p><p>집에 돈이 있고 다른 살아갈 수단들이 존재하는 배부른 사람들은</p><p>관두고 다른거 찾아라고 말하겠지만</p><p>그런상황이 안되는 사람들도 있잖아요</p><p>저</p><p>죽을수도 없어요</p><p>죽어서도 안되구요</p><p>진짜</p><p>어떡해야될까요</p><p>한숨하고 울음밖에 나오질 않네요</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