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제가 어제 받은 한 통의 편지입니다.<br>지금은 잘 쓰지 않는 오래된 이메일함으로 도착한 글입니다.<br><br><br>----------------------------------------------------------------------------------------------------<br>안녕하세요. 오늘의 유머 운영자님!<br> <br>시작하기에 앞서 제가 어떻게 운영자님의 개인 이메일 주소를 알고 있냐고 물으신다면<br>약 11년전 운영자님께서 메일로 유머를 보내주실때 몇 편의 - 지금 읽으면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의 - 자작시를 <br>보내드렸던 사람이라 알고 있었다고 살짝쿵 말씀드리고 싶네요. <br>물론 이 편지나 이메일 주소등은 오늘의 유머 사이트에 기재하지 않을 테니 걱정안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br>그저 개인적으로 말씀드리고 싶은게 있어서 이렇게 어렵게 편지를 썼어요. <br>좀 길겠지만 한번만이라도 읽어주셨으면 하는 바램으로 써봅니다. <br> <br>한.. 13년 됐나요? 우연히 인포메일로 알게 된 오늘의 유머를 알게 된지가.<br>그때 갓 20살이 되었던 제가 벌써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버릴 정도의 엄청난 시간이 흘렀고 나름 [알고 있는 사람만 알고 있던 사이트]가<br>어느새 [다른 사이트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거대 유명 사이트]가 되어버렸네요. <br>저는 솔직히 지금의 오늘의 유머가 저만 알고 있던 소중한 보석이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져서 조금은 더렵혀진것 같아<br>어린아이가 장난감을 뺏겼을 때의 속상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br>그래도 한편으로는 지치고 힘들때 한줄기 위로가 되어주고 또 어떨땐 절박한 사람들의 마지막 희망이 되어주는<br>오늘의 유머가 좋아서 저 또한 떠날 수 없었어요. <br> <br>요즘 일베 사이트 문제로 많이 힘드실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편지를 쓰게 된 이유도 그렇구요.<br>저야 소송이다 프록시다 전문적인 용어나 지식은 거의 전무한 평범한 주부라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해서<br>오랫동안 신세진 오늘의 유머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어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br>그렇다고 부끄럽지만 물질적인 도움을 드릴 수 있는 형편도 못되구요..ㅠㅠ 물론 그런건 바라실 운영자님이 아니시라는 건<br>정말 오랫동안 잘 알고 있었습니다. <br> <br>그래서 쭉 생각해봤다가 이렇게 작은 메일로나마 응원을 보내드리고 싶어서 오랜 침묵을 깨고 이렇게 편지를 씁니다. <br>오늘의 유머 운영자님! 비록 저는 글도 자주 안쓰고 리플도 잘 안다는 소위, 그림자 회원이지만 <br>그래도 육아나 삶에 지칠 때마다 힘이 되어주는 건 오늘의 유머였습니다. 남편도 무척 즐겨하고 있구요.<br>소송이나 사이트 운영 등으로 정신적으로 많이 힘드시겠지만 운영자님 뒤에는 저와 같은 사람들이 항상 <br>응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디 잊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br> <br>사실은 제가 좋아하는 오늘의 유머가 늘 그래왔듯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위로를 주고<br>행복을 주는 사이트로 남아주길 바라는 저의 이기심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오늘의 유머를 찾는 사람들이<br>저와 같은 마음일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실상 경계가 없는 인터넷 사이트들 사이에서도 스스로 [오유인]이라 칭하며<br>영역을 지켜내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겠죠. 저 또한 밖에서 저 스스로 오유인이라는 걸 밝히고 부끄러워 하지 않으니까요. ㅎㅎ <br>그러니 부디 힘내시고 손이 부족하시다면 혼자 모든걸 짊어지시려 하지 마시고 소소하게나마 모든 분들께 도움을 청해주셨음 해요. <br> <br>운영자님! 말이 길어졌지만 힘내세요! 작금의 사태도 언제나 그렇듯 잘 이겨내시리라 믿습니다. <br>마지막으로 요악하면서 말이 너무 많은 이 30대 아줌마 이만 물러갈께요.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고 늘 건강하세요!<br> <br>1. 오늘의 유머 13년차 그림자 유저입니다.<br>2. 오유를 사랑-_-* 하며 늘 한결같은 사이트이길 바랍니다.<br>3. 운영자님 화이팅!! 도움이 필요하실 땐 저도 발벗고 나서겠습니다.<br><br><br>---------------------------------------------------------------------------------------------------<br><br><br><br>뭉클한 마음에, <br>답장으로 "부끄럽지 않은 오유로 남도록 하겠습니다"라고 썼습니다.<br>그렇게 썼지만.... <br>좁고 구석진 데서 늘 웅크리고 앉아 책에 파뭍혀서 코딩이나 열심히 해왔었던 제가<br>한 번도 걸어보지 못했던 길을 잘 헤쳐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br>그래도 짧지 않은 시간을 살아온 경험으로 한 번 열심히 싸워서 이곳을 잘 지켜보겠습니다.<br><br><br><br>편안한 밤 되세요.<br>그리고 감기조심하세요. 많이 쌀쌀합니다...<br><br><br><br><br><br><br>늦은 가을 괜한 감성에 젖은 운영자가...<br><br><br><br><br><br><br><br><br></p><p><br></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