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신 공간에서 방향을 알 수 없는 고동에 포위돼있다고 느껴지시면 울림이 잦아드는 곳을 찾으십시오.
피부의 촉각으로 전해질 만큼 진동이 커지면 당신도 모르게 진원으로 향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소리의 파형은 사방에서 송곳처럼 쏘아지는 초저주파에 가까우며 표적이 된 당신만 느꼈을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무엇이 그런 에너지를 발생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수집된 자료를 미루어 볼 때 소리의 특성을 가진 "신경 자극 신호"로 추정됩니다.
그 신호를 해석하는 뇌는 "기이한 명령"을 수행하게 됩니다.
가까운 직원이 당신을 구조할 때까지 정신을 가다듬고 가능한 진원에서 떨어지십시오.
가끔 보이지 않는 것과 부딪힐 수도 있습니다. 뚜껑이 없는 음료수를 들고 다니지 마세요.
5층 돌연변이 전시관에서는 방사능 오염 지역에서 수집한 동식물과 그 해부학적으로 생생한 볼거리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고대 부두교의 금서에서 발췌한 수술법을 현대 의학에 접목해 구현한 시체들의 운동 컬렉션도 당신을 매료시킬 것입니다.
주변에 문이 있지 않은데도 문고리가 작동하는 특유의 금속 소리가 났다면 "그 틈새"가 생긴 것입니다.
봉쇄해야 하므로 만약 저희 직원보다 앞서 상황을 인지하셨다면,
입장할 때 착용시켜 드린 팔찌의 GPS 버튼을 3초간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저희가 위치를 파악하도록 말이죠.
바닥에 흘린 노란색 질척거리는 액체를 따라가지 마십시오.
이곳은 구역마다 시간 정보가 조금씩 다르게 갱신될 수도 있습니다.
시계가 고장 난 게 아닙니다. 오직 1층 라운지의 "절대시계"만이 현실과 오차가 없습니다.
당신은 다른 사람이 없는 곳에서 혼자 있는 시간을 오래 보내면 안 됩니다.
이곳은 많은 수의 직원이 곳곳에서 업무를 수행하지만, 이변에 대처하다 보면 시설 크기에 비해 넉넉한 인원은 아닙니다.
직원이 늘 모든 관람객의 가까이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팔찌의 GPS 신호가 갑자기 약해질 수도 있습니다.
신호가 약해져 경보음이 울리면 그 즉시 1호기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복귀하십시오.
뛰십시오. 다른 동선은 생각하시지 말고 반드시 1호기 E.V를 타야 합니다.
절대시계로 오후 9시가 되면 전시관은 "필연적으로" 모든 출구가 닫힙니다.
필연적이란 표현을 쓴 이유는 저희가 제어할 수 있는 유형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전시관의 문이 닫히는 것은 ON/OFF로 작동하는 기계적 설비 같은 게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