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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999249
    작성자 : 익명YmJhZ
    추천 : 13
    조회수 : 410
    IP : YmJhZ (변조아이피)
    댓글 : 80개
    등록시간 : 2014/02/12 04:18:41
    http://todayhumor.com/?gomin_999249 모바일
    오유에서 여자친구를 만나보신 분 계시나요? 저는 있어요.
    옛날 옛날 벌써 5년도 더 전에.
     
    일베가 없을때.
     
    아헿헿을 쓸때.
     
    인터넷이 지금보다 덜 더러워지고 덜 복잡해지고 더욱 순수했을때.
     
     
    오유에도 가끔씩 얼굴에 대하여 고민하는 여자분들의 글은 자주 올라왔었습니다.
     
     
    가슴이라고 대놓고 말하는 그런 때는 아니었어요. 불과 5년 전이었지만.. 피부, 생김새.. 헤어스타일.. 이런것?
     
    그 중에 남자들은 전부 재수없다 라는 글도 있었지요.
     
    여자를 외모로만 판단한다. 만나 보지도 않는다. 대쉬조차 하지 않는다. 2?년 모쏠이다.
     
     
    진지하게 답변을 달며 메일 주소를 남겼습니다.
     
    그리고 한 1년간 메일로 펜팔을 하였습니다.
     
     
    서로에 대하여 정말 많은 것을 알게되었죠.
     
    그리고 드디어 만났습니다.
     
     
    네. 차였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펜팔로 저의 진심이나 감수성 성격등을 모두 보여줬다고 생각하고 만났는데 저 역시 연애는 해본적도 없었고
    막상 얼굴을 보니 눈도 제대로 못 보고 말을 하고 그랬었지요. 하지만 그건 상대방도 누누히 저한태 말했던 부분이었는데..
     
    글쌔요?
     
    만난 다음날 메일로 더 이상 펜팔을 하지 않으며 만날 일도 없다라며 차단 당했습니다.
     
     
    그 뒤로도 2번 정도 더.. 진지하게 고민하는 여성분들과 메일로 펜팔을 한적이 있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하고 서로 충고도 해주고 뭐 이런 저런.. 그러다가 만나서 얼굴을 보게되면 다들 연락을 끊더군요.
     
     
    여자분들 남자가 얼굴만 본다고 참 고민 많이 하시고 글 많이 올리시고 남자가 버렸네 뭐네 많이 올리시더라구요.
     
     
    근데 그거 아세요?
     
    남자가 얼굴 본다고 짜증내는 여자분들 대부분이 남자 얼굴 엄청 따져요. 진짜로요.
     
     
    저는 포커페이스입니다. 감정 표현이 서툴러서요. 딱 한가지 잘 하는게 있다면 그냥 웃는거? 무표정하거나 웃거나 표정이 2개 뿐이죠.
     
     
    저는 바리스타 입니다.
     
    어느날 아침 오픈조가 오픈을 하고 저는 점심 러쉬 타임 전, 오전 타임으로 매장으로 출근했죠.
     
    매장에는 일한지 4개월된 약간은 어리버리하고 이뻐서 모든 남자직원의 사랑을 받는 파릇파릇 스무살 자아이가 있었죠.
     
    저는 문을 열고 평소처럼 어색한 미소로 인사하고 옷을 갈아입고 열심히 내 할일만 하려고 했지만 사실 기분은 별로였어요.
     
     
    알바가 빵꾸나서 대타로 쉬는 날 나갔거든요. 제기랄.. 나쁜년 연락도 없이..
     
     
    그래서 부득이 꿀꿀한 기분으로 출근했는데 문앞에 가서 열려고 하는대 이미 나를 알아보고 걱정했었던지 환한 미소로 절 반겨주는거에요.
     
    그래서 저도 그냥 멍청하게 웃으면서 걱정했죠? 라고 하고 들어가서 옷 갈아입고 열심히 일했지요.
     
     
    그리고 사귀게 되었어요.
     
     
    제가 그냥 멍청하게 웃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고 합니다.
     
     
    저는 포커페이스 입니다.
    못 생겼습니다.
    170에 75키로의 튜브뱃살 입니다.
    머리도 크고 짱구입니다. 다리도 짧습니다.
     
    그런데 딱 1가지. 제 일을 정말 열심히 합니다. 떠드는 것보다 일을 합니다.
     
    4개월 동안 지켜봐서 호감이 조금 있었는대 그 멍청한 미소 한방에 콩깍지가 씌었다고 합니다.
     
    결국 저는 펜팔로 진심을 보였던 상대들 보다, 그냥 묵묵히 내 할일만 하는 모습을 좋아해 주는 여자를 만나서 결혼했습니다.
     
     
    4개월간 별반 대화도 한적이 없지만 그 일을 계기로 서로 조금은 편하게 말을 하고, 영화를 보고, 밥을 먹고, 그러다 사귀고..
     
     
    제가 하고 싶은 말은요.
     
     
    누군가에게 얼굴때문에 고민이라고 또는, 남자들이, 여자들이 얼굴만 따지는 다는 말을 하는 분들이요.
     
    바로 당신들이 그 따지는 사람들이에요.
     
    자신 얼굴이 못생겼다고 자책하는 분들이 남의 외모를 더 따지는 분들이에요. 눈도 높으시구요.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데 "사람"이면 좋지.. 뭐가 다른게 필요하나요?
     
    호감과 비호감은 얼굴이 아닙니다.
     
    그 사람의 말하는 방식, 나를 쳐다보는 눈빛, 다른 사람을 대하는 모습, 말투, 목소리, 손짓,, 몸짓.. 그 모든 것에서 사소하게 드러나는 거에요.
     
    그런데 얼굴을 보는 사람들은 처음 얼굴보고 실망하면..
     
    이미 그런게 눈에 안들어와요.
     
     
    얼굴 따지지 마세요. 다른 것도 전부 따지지 마세요.
     
    대화를 하세요. 눈을 마주치고 대화를 하세요. 웃어주면서 대화를 하세요. 그렇게 할말이 없으면 그냥 멍하게 웃으면서 때론 서로 잡지도 보고
    서점에 가서 책도 골라보며 도란 도란 이야기를 하세요.
     
    영화는 no. 중요한 것은 같은 공간 같은 시간 속에서 그 흐름을 같이 느끼는 거에요.
     
    무언가 하려고 하지 마세요. 남자든 여자든.
    무언가 보여주려고 하지 마세요. 남자든 여자든.
     
    그냥 있는 그대로 상대방에게 호감을 가지고 마음 가짐을 바로 세우고 상대를 똑바로 보세요.
    그리고 대화를 나누어요.
     
     
    .. 자신의 얼굴을 따지고, 남의 얼굴을 따시고, 나는 모태솔로고.. 그런 것은 고민이 아니에요.
     
    따지는 사람은 따지는 사람에게 상처받게 되어있어요.
     
    실제로 당신의 주변에는.. 따지지 않는 순간에 너무나 아름다운 사람들이 많이 있어요. 주변을 잘 살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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