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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999083
    작성자 : 익명Z2htZ
    추천 : 0
    조회수 : 214
    IP : Z2htZ (변조아이피)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4/02/12 00:55:06
    http://todayhumor.com/?gomin_999083 모바일
    철부지 동생 때문에 걱정만 쌓입니다.
    좀 긴 얘기라 읽어 보실분이 많지 않겠어요..

    하지만 저와 공감 가는 사람도 분명 여럿 있을거고 생각도 정리해 볼겸 몇 자 적어봅니다.

    올 해 스무 살이 되는 여동생은 저랑 참 많이 달라요.
    이게 성격 탓인지 맏이와 막내의 차이인지는 모르겠지만
    가끔 보면 동생이 부러울 때가 참 많아요.
    저는 맏이고 기대를 많이 받았서 그런지(학업성적 뿐만 아니라 맏이로써의 기대치라는게 있죠)
    항상 고분 고분하고 부모님 말씀을 많이 따라왔어요 한번도 일탈이란걸 해본적도 없고 담배는 입에도 대지 말라는 아버지 말씀에 대본적도 없어요.
    그러다보니 스물 한살즈음엔 문득 제 정체성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어요. (사실 이부분은 얘기할게 참 많지만 이번 글은 이정도만..)
    인생은 왜 사는거고 궁극적인 목적은 뭘까.
    나의 인생은 무엇에 가치를 둘까.
    그동안 살아온 건 내 의지일까 아닐까.
    지금 꾸는 이 꿈도 부모님의 기대는 아닐까.
    정말 하고 싶은건 뭘까.등등
    그 때 고등학교에 들어가게 된 동생은 돌연 작곡 공부를 하고 싶다는 밑도 끝도 없는 선언을 했었고
    부모님께서도 고심하면서 동생과 수차례 이야기를 나눠봤지만
    최대한 지원해 주셔보기로 하셨어요. 음..지원이라고 해도 학원 다니게 해주는 거지만요. 아시겠지만 지방에서 예체능하기 참 어려워요.
    아무튼 그때 느낀게 와...쟤는 옳고 그르고를 떠나서 하고 싶은 걸 하는구나 부럽다. 이런 생각이었어요.
    그렇게 제 인생의 격동기였던 스물 한살이 지나가고 스물 두살 조금 늦은 나이로 군대를 다녀오니 어느새 스물 넷이 되었어요.
    어느덧 동생은 한참 입시 준비와 씨름하고 있더군요.
    성적은 매우 안좋은 편이에요 지방 조그만 학원에서 선생님이 잘한다 잘한다 하니까 잘하는줄로만 알고. 
    뭘 잘 모르는 상태였죠. 솔직히 그나이 때 저도 그랬으니까 이해해요. 공부만 하면 되는줄 알았지 무슨 과가 뭐하는지 어디가 나한테 맞는거고
    어떻게 준비해야될지는 모르는 고등학생이 태반..아니 거의 다일꺼에요.
    결국 수시1차 5~6개 폭풍 탈락하고
    수시 2차랑 정시가 남았는데 이때부터 멋모르는 동생과 부모님의 의견충돌이 터졌어요.
    부모님 입장은 수시 1차 대기 번호도 못받고 폭풍 탈락했는데 좀 낮추던가 정시는 안정권으로 쓰자.
    동생은 워낙 똥고집에 자기 생각밖에 모르는 애라 자기가 깔보던 대학은 넣을 생각도 안하더군요.
    정말 말이 안통했어요. 다 떨어지면 대학 안갈거냐는 물음에 재수하는 한이 있어도 못가겠다더라구요.
    저희 아버지는 이제 연세가 많으셔서 매년 매년 맘 졸이고 계시는데..재수는 힘들것 같다는 말에
    끝까지 왜 안되냐고 떼를 쓰는데 정말 제가 다 화가 나더라구요. 결국 아버지께서 본인 입으로 아빠가 회사에 오래못 있을수도 있다고 말하게 하는데
    정말 제가 마음이 미어지고 슬펐어요.
    사실 저도 부모님의 기대치 만큼 성장하진 못했어요. 서울대도 못갔고 전액 장학금은 한학기 받자마자 짤리고 준비중이던 시험은 날짜 잘못알아서 시험 쳐보지도 못하고 미숙하고 애같고
    그래도 전 항상 감사했어요. 부모님께서 저희를 얼마나 사랑해주시는지 매일매일 느껴졌고, 엄마가 해주는 밥이 너무 맛있고, 화기애애한 가족 분위기도 좋았고요. 

    ...생각해보니 동생은 좀 따로였던 것 같아요. 공부도 솔직히 적성에 안맞았고, 정말 상식이 없어요. 그래서 가족들이 자주 비웃곤 했는데 그게 컸던 걸까요. 동생은 항상 방문을 잠궈놔요. 자기한테 관심좀 그만 가져졌으면 한다면서. 생각해보니 대화도 별로 없네요. 밥도 뒤늦게 먹고.

    그래도 동생을 이해하진 못하겠어요. 결국 설득 끝에 정시는 집 근처 매년 미달인(돈만 주면 입학한다는) 그래도 4년제 대학교(s대학교라고 할게요.) 넣고 수시는 본인이 쓰고 싶은곳 다 썼어요. 그리고 다 떨어졌어요.
    결국 s대학교에 싫다 싫다 하는걸 설득하고 공부 열심히하면 유학이라도 보내주겠다하면서 등록했어요. 솔직히 저도 의문이에요 부모님꼐서 괜한 말 하시는 성격들은 아니신데.. 아무튼 등록까지 마친 상황에서 오늘 돌연 그 학교 가기 진짜 싫다고 막 징징 짜는거에요. s대학교 실용음악과 단톡방에 초대됐는데 욕만 난무하고 애들 수준이 별로다 다 일진이다. 친구의 친구가 걔네랑 같이 학원 다녔는데 쓰레기랜다. 혼자다니기 싫다. 물론 학교 수준이 낮으니 애들도 질이 안좋을 수 있겠죠. 
    그렇지만 제가 군대에서 느낀것 중에 하나가 사람은 풍문이고 뭐고 겪어봐야 안다는 거에요.
    겪어보고 안맞으면 안맞는거지 세상에 누구 말을 듣고 사람 평가하는 것만큼 멍청하고 독단적인 행동이 또 있을까요.
    그리고 결정적으로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계기는 동생이 아버지께(안그래도 감기로 아프신데) "아 몰라 나 거기가서 나쁜 물 들어도 후회하지마"
    이러고 방으로 들어가서 또 문 걸어 잠구는데 어떻게 이렇게 철이 없을 수가 있죠?
    항상 가족 말은 듣지도 않고, 자기가 아는 친구나 학원 선생님 말만 믿고..너무 해요.
    자기가 선택한 길 지금 껏 지원해주고 응원해주고 자기 실력이 안돼서 이렇게 된건데 부모님 가슴에 못질을 몇차례나 하는건지
    제가 대화를 해봐도 변하질 않아요. 이제 스무 살이면 철 좀 들어야하는데 여동생이라 이렇진 않을거에요 그쵸?
    동생이 대학이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사회 생활을 잘해나가기 위해 헤쳐나가야 할 것들이 참 많을텐데
    오빠는 왜이렇게 걱정이 되는지 부모님께도 좀 잘했으면 좋겠어.

    아 그리고 적다보니 궁금한게 있는데
    동생이 대화를 잘 안해요. 차만 타면 멀리랍시고 자거나 귀에 이어폰 꽂고
    부모님이랑 대화를 잘 안하는데 이거 해결할 방법이 없을까요? 부모님은 매일같이 대화를 시도 하지만 요리조리 피해가고 그러네요
    그리고 원래 보통 여자들은 막 그날 있었던일 얘기하고 조잘조잘 거리는 역할 하지 않아요? 왜 전 항상 제가 엄마 옆에서 음식 만들때
    조잘 거리는거 하고 있는지 제가 이런 역할 하고 있어서 동생이 더 그러는 걸까요? 아 그리고 동생이 친척집 가도 친척들이랑 말도 안하고 핸드폰만 해요. 이거 해결 방법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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