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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99818
    작성자 : 기아차포터
    추천 : 107
    조회수 : 3222
    IP : 219.255.***.203
    댓글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5/07/10 10:43:22
    원글작성시간 : 2005/07/10 08:41:03
    http://todayhumor.com/?humorbest_99818 모바일
    유머는 아니지만...오유님들 위로가 필요해여...ㅜㅜ
    딱 한달전에 정말 끔찍하고 생각하기 싫은일을 격었어여..

    울 아가(강아지)를 데리고 오랫만에 친구들을 만나 술을 한잔 걸쳤드랬지여..

    그날 따라 친구들이 울 아가를 무지 귀여워해 주더군여..

    또 그날은 왠지 술이 맛있어서 굉장히 취한채로 집에 오던중 집앞 편의점에

    하드하나 먹으로 들어갔담니다.. 저는 당연히 울 아가가 옆에 졸졸 따라올거라고

    생각하구 뭘먹을까 하드냉장고에 머리를 드밀고 열씨미 하드를 고랐져..

    글구 편의점을 나왔는데 길 건너편에서 아가가 "깽알..깽알......"대구 있는거예여..

    그래서 전 또 누가 때리는 줄 알고 여전히 만취 상태로 길 반대 편을 향해 비틀비틀

    걸어갔습니다...

    그런데 길 반대 편에 도착하는 순간... 정말 아무말두 안나오구 눈물이 먼저 흐르더라구여..

    울 아가가... 앞 발만으루 저한테 기어오는 거예여... 뒷다릴 땅에 질질 끌면서.......

    옆에 아주머니들께 어떤 하얀차가 밟았다구...

    그말을 마지막으루 머리속이 까매지구 아무것두 안들리구 우리 아가를 끌어안구 계속 울기만

    했습니다...

    그런데 어떤 분이 빨리 병원 데리구 가라구 하는 말이 불현듯 들려왔져...

    전 아가를 안구 바루 옆 공중전화에서 119에 전화를 했습니다...

    핸드폰을 손에 들구여... 아무생각두 안나는거 있져...

    "119입니다.."

    "네....ㅠㅠ 울 아가가 차에 밟혔어여..."

    "위치가 어디시져?"

    "여상 앞이여..."

    "아기가 몇개월 됬습니까?"

    "한 2개월 정도여?"

    "예???ㅡ,.ㅡ"

    .........

    "혹시 강아지에여?"

    "예...그런데여..."

    "동물사고는 출동하지 않습니다.."

    "아,,, 그래여,,,, 실례했습니다...."

    바보같지만 전 그때까지 동물사고에도 119가 출동하는 줄 알았거덩여..

    결국 아는 형아를 불러서 동물병원을 찾아 돌아다녔지만 새벽시간이라 문을연 동물

    병원이 없더군여.... 천신만고 끝에 겨우 수의사 선생님을 깨워서 진료를 받았습니다..

    뒷다리를 잘라내야 한다고 하더군여...

    전 계속 울면서 무조건 살려만 달라구 했습니다...

    아가한테는 "오빠가 미안해... 오빠가 잘못했어... 오빠가 너무 미안해... 그니깐 죽지만 마..."

    이말만 되풀이하구여...

    그런데 수술비용이 150만원이 든다고 하더라구여...

    사실 대학생에 자취생인 저로서 그런 큰돈이 어디있겠습니까...

    그래도 무조건 살려달라구 했어여... 무조건...

    너무 간곡히 부탁하니까 아는 형아가 돈 빌려 줄테니 천천히 갚으라구 하더군여...

    우여곡절 끝에 수술을 하기로 했는데 의사선생님께서 한번더 생각해보라시는 거예여..

    수술해도 평생 배변을 호스를 통해 해야하구.. 것두 자기가 하구싶을때 하는게 아니구

    제가 호스 꼭지를 열어줄때만 배변이 가능하대여...

    글구 얼마나 더 살지두 몰르구 오히려 아가만 더 힘들어 질 수도 있다구...

    아무튼 전 막무가내였져... 제정신두 아니구 아가가 없음 정말 사는게 싫어질거 같아서여..

    솔로부대 5년차인데다가 저희 집은 충북 청주인데 제주도에서 대학생활 중인

    저에게는 친구 같구 동생 같구 여자친구 같구 자식 같은 아가를 어떻게 버리겠습니까..

    하두 떼를 쓰니깐 형아가 잠깐 나가 있으라구 하더군여...

    긴장도 풀리는데다가 취기가 다시 올라 오더라구여..

    대기실에서 울면서 기다리다가 결국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얼마가 지났을까... 형아가 깨우더라구여..

    "집에 가자..."

    번뜩 정신이 든 저는

    "우리 아가는?"

    그랬더니 형아가 어색하게 웃으면서...

    "여기... 잠들었어.."

    하면서 수건에 싼 아가를 건네 주더라구여...

    한달전 오늘 그렇게 아가가 제 곁을 떠나 버렸습니다..

    그 날짜가 왜 머리에 박혀서....

    오늘 또 친구들과 술을 한잔 했습니다...

    그리고 그 날 갔던 편의점에 들려 하드를 샀습니다...

    그리고 울 아가가 다친 길도 걸었습니다...

    눈물도 흐르고 가슴도 아픈데....

    그래도 잘 사는 제가 너무 미안합니다...

    밥 안먹는다구 벌러 굶긴적도 있구...

    떨어진거 주어 먹는다고 혼낸 적두 있구...

    자는데 옆에서 자꾸 볼을 핥길래 주방으루 보내버린 적두 있구..

    그런데.....

    왜자꾸 그런 것들만 생각이나서.....

    글이 너무 길었군여...

    사람 죽은 것두 아닌데 이렇게 동네방내 소문내서 죄송스럽습니다...

    하지만 지금... 좀 많이 슬프네여...

    위 사진은 우리 아가 처음 오던날이구여...

    아래는 우리 아가 잠잘때 찍은 거예여....

    사람두 아닌 것이 꼭 누워서 자드라구여...

    제 팔베개 하구 코두 골구 잠꼬대두 하믄서....

    너무 나쁜 오빠 만나서 일찍 가버린거 같아 마음이 더 아풉니다...


    기아차포터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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