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필자는 현재 176cm에 80kg인 남징어입니다.
......예, 과체중을 넘어선 명실공히 '비만'인 사람입죠.
1년전에는 70kg 내외 였는데 평일에는 회식자리 + 스트레스 + 불규칙한 식생활에
휴일에는 먹고 놀고 먹고 놀고 먹고 자는 생활을 하다보니 순식간에 불어나더군요.
약 3달전에 양치질하다 떨어진 치약이 뱃살에 안착하는걸 보고 충격,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서
매끼 식사량을 이전의 80%로 줄이고 커피는 하루에 한 잔까지만, 간식 X,
취침 5시간 전부터는 음식물 섭취 금지 + 하루에 최소 9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참고로 다이어트를 결심한 3달전에는 83kg 이었습니다.
그런데 20대 초반때와는 달리 체력도 완전 저질이 되었고 무엇보다 효과가 별로 없더군요.
게다가 직장생활 하는 와중에 꼴랑 저거 지키기가 생각보다 굉장히 힘들었습니다.
아무튼 3달동안 위에 써놓은걸 하루도 빼먹지 않았더니 딱 3kg 빠졌습니다.
문제는 금일 오랜만에 칼퇴근을 하고 퇴근도중 마침 친구와 만났는데
밥이나 먹으며 수다나 떨자해서 고기집에 갔습니다.
이 친구도 저와 비슷한 비만도에 역시 다이어트 중이었는데......
이상하게 오늘따라 고기가 너무너무 맛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다이어트 중이니 간단히 먹자해서 기름기 적은 부위로 3인분을 시켰는데
3인분이 5인분이 되고 - 오랜만에 먹으니 맛있네 기름진 부위로 시키고
5인분이 7인분이 되고 - 거기다 각자 식사용으로 찌개+공기밥 시키고
7인분이 9인분이 되고 - 고기 먹는데 술이 없으면 앙대지 하면서 술 시키고
9인분이 10인분이 되고 - 어 국수도 파네 국수 두 그릇 추가요
야 오랜만에 왔는데 밥 볶아 먹자 오 좋지 하다보니
두명이서 고기 10인분에 찌개+공기밥 2개, 국수 두 그릇, 볶음밥 2인분, 술 2병을 쳐묵했습니다.
그리고 둘 다 믹스 커피를 싫어해서 식후 담배 태우고 후식으로 카페에 들어가 아메리카노를 시키려는데
오늘따라 티라미수와 치즈케이크가 왜 이리 맛있어 보이는지......
정신을 차리고보니 두명이서 아메리카노, 라떼, 밀크티 등등 음료 총 5잔,
조각케잌, 머핀, 쿠키 등등을 2만원치 먹었더라구요.
그러고도 이상하게 뭐든지간 먹고 싶어서 쏘다니다
버거킹에서 와퍼세트 하나씩 먹고나서야 저와 친구 둘 다 다이어트 중이었다는걸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약 2시간동안 입속에 퍼부은 음식물의 양을 생각하고 경악했죠.
본인 : ......그동안 잘 참았었는데 갑자기 왜 이러지? 아니 그 이전에 그 양을 물리적으로 배속에 담아둘수는 있냐???
친구 : 우리 분명히 엄청 퍼 먹었거든? 근데 이상하게 더 먹고 싶어......
본인 : 그동안 스트레스 많이 받았었나보다. 진짜 정신줄 놓은거 아니냐 우리?
친구 : 그래도 뭔가 이상해 이미 고기집에서만 우리 평소 식사량의 2배는 먹었잖아?
본인 : (깨달음) 우린 배를 채운게 아니야.
친구 : 뭔 소리여?
본인 (깨달은자) : 부족한 영혼을 채운거야.
친구 : X랄하네 미X놈.
......물론 지금은 소화제 퍼먹고도 더부룩해서 죽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