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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주만에 돌아올 줄 알았는데... 어쩌다보니...
올해 안엔 한화 더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ㅠㅠ
아직 봐주시는 분이 있어서 미안함과 감사함이 교차하네요... 여전히 드릴 말은 한 가지 뿐이네요.
이번화도 잘 부탁드립니다.
40.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었다. 뒤를 생각하기보단 앞을 생각해야 한다. 아까는 맥이 끊겨버렸지만. 뭐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지? 그러니까... 그래.
즉, 한지석은 나와의 관계가 더이상 무의미하다고 생각해서 내친 것이다. 그리고 그걸 느낀 것이 목요일. 그러니까 그 전에 계기가 있었다는 것이고 그것은 아마도 하연이에게 차인 것이다. 라고 생각하면 비약일까? 아니면 합리적 의심일까?
한지석은 내가 하연이랑 잘 된 것에 대하기가 힘들다고 했지만 태도가 달라진 것은 그 전부터였다. 이쪽이 더 가깝지 않을까.
하지만 저번주 목금은 단순히 차여서 기분이 다운되었던 거고 그 뒤로 내가 사귀는 것을 보았기에 껄끄러워 무시했다고 해도 일리는 있었다. 그리고... 아까 내가 한지석에게 물은 것. 그것도 생각해보니 한지석이 먼저 물었었다. 하연이에게 관심이 있냐고 아니면 자기가 고백한다고. 정확하진 않지만 비슷한 뉘앙스의 말이었다.
이렇게 생각하니 아까 한지석의 태도도 그냥 자기가 나쁜놈이 되려는 척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근하게 굴기까진 힘드니 그렇게라도 말이다.
하... 뭐 하나 확실한 것이 없었다. 가능성이 높다고 항상 정답이 아니니까.
이럴 때는 가능성이 낮더라도 최악을 대비하는 편이 옳았다. 리와인더의 계획을 짠 것도 그 일환이었다.
만약 아직 월요일의 리와인더가 아직 해결된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그런 불안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지석에 대한 생각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몇 번이나 반복된 3일. 그리고 리와인더로 차근차근 쌓은 정보들. 그것들을 통해 하연이를 표적으로 삼은 범죄라고 추측할 수 있었다. 단순히 우발적이라고 볼 수 없었으니까.
몇 번이나 반복했었다. 내 행동이 변했고, 계획을 통해 바꾸려했다. 그에 따라 리와인드 시간이 여럿으로 변하기도 했다. 그러나 리와인드는 항상 하연이를 가리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운명 같은 건 믿지 않는다. 몇 번이나 반복된 것은 필연. 누군가 하연이를 노렸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어떠한 계기 하나 없이 무사히 그날을 지난 것은 이상했다. 아니 지나간 것은 이해하지만 그 이후로 아무 일이 없는 것은 이상했다.
바뀐 미래로 인해 그 누군가가 하연이를 노리는 것에 실패했다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바로 포기했다는 것은 조금 이해하기 힘들었다. 몇 번이나 바뀐 미래에서 심지어 내가 위험해지기까지 했다. 그런데도 반복되었던 미래가 아무런 충돌 없이 없어진 것은... 이상했다.
만약 없어진 게 아니라면? 내가 알지 못하는 이유로 월요일에 일을 저지르지 못했다고 가정한다. 하지만 거기서 포기하지 않고 그 누군가가 더 좋은 순간을 노리고 있다면?
이게 내가 생각하는 최악이었다. 그래서 다시 계획을 세운 것이다. 그리고 이때의 최선을 범인을 알아내는 것이다. 지난번처럼 어영부영 넘어가면 또 반복될지도 모른다. 확실히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비록 확률이 낮긴 하지만.
사실 아무 일도 없는 게 최선이긴 하다. 범인이 아예 이곳이 없다거나 하면 사건도 없던 일이 되어버릴 수도 있으니까. 하지만 그렇게 쉽게 풀릴 리 없었다. 그랬다면 여기까지 올 일도 없었겠지.
그리고 집으로 돌아온 이후 내가 그렇게 생각할 것을 예상이라도 한 듯 하연이와 연락이 끊겼다.
---
금요일 아침.
방학의 첫날이었다. 그랬기에 아침의 일어난 시각은 조금 더 늦었다. 집은 텅 비어있어 고요했고 해가 뜬 지 좀 지났는지 벌써 날씨가 더워지려 한다. 스마트폰을 확인하니 10시가 좀 넘은 시간이었다.
나는 살짝 입술을 깨물었다. 알람을 껐으니 늦게 일어난 것은 당연했다. 그런 문제가 아니었다.
보통은 드디어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되니 해방감에 마음이 풀어지고 기분도 좋고 그럴 텐데 그러지 못했다. 스마트폰에 아무런 알람이 없었으니까. 여전히 하연이와는 연락이 닿질 않았다. 메세지에 대한 답장도 없고 전화도 받지 않는다. 무슨 문제가 생긴 걸까?
하지만 리와인더가 반응한 기록도 없다. 그렇다는 건 두 가지. 하나는 사건이 일어났어도 이번이 처음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로 이어질지는 확신할 수 없다. 아직 완전히 잘못되었다고는 할 수 없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한계선을 정해야 했다. 적어도 마지막으로 하연이와 연락이 닿았던, 어제의 3시까지는 시간을 되돌려야 했다. 일요일의 3시. 계획을 고려한다면 토요일 밤이겠지. 적어도 그때까지는 사건의 진상을 알아야 한다. 뒤늦더라도 리와인더까지 무의미해지는 상황은 안된다.
짐작 가는 게 전혀 없지는 않았다. 여기까지 와서 짐작 가는 곳이 없다면 그건 내가 병신이라고 스스로 증명하는 꼴밖에 되지 않으니까. 다만 확신이 없을 뿐이다. 확증만 있다면 문제가 없을 텐데.
그런 면에서 조금 아쉬운 것도 있었다. 지난번 리와인드가 시시하게 끝나버렸기에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던 위치 추적 어플이었다. 한때 유행이었던 것이기도 하지만 서로를 불신하는 느낌을 주는 좋은 이미지는 아니었기에 꺼려져 사용하지 않은 게 이럴 땐 아쉬웠다.
아니. 아직 확정적인 것은 아니었다. 나머지 가능성이 있었다. 스마트폰이 고장 나거나 잃어버려서 연락이 안 되는 것일지도 모르지. 하연이의 집을 한 번 찾아가 확인하는 것도 중요했다. 제발 기우였으면 좋겠는데.
나는 간단하게 씻고 옷을 챙겨 입은 뒤 하연이의 집으로 향했다. 하연이의 집으로 향하는 내내 계속 복잡한 기분이 들었다. 안 좋은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스마트폰이 없더라도 충분히 연락할 수단은 많았다. 톡 같은 것도 컴퓨터로 할 수 있으니까. 그런데 연락하지 않은 것은 연락 못 할 이유가 있었던 것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며 걸어가고 있을 때 경찰차가 나를 지나쳐 갔다.
....
아파트 단지 안에서 경찰차를 볼 일이 얼마나 있었지? 아파트 단지 내에서 볼 일은 별로 없었는데. 이 시간이 순찰 시간인가? 그렇다면 평소에 보지 못하는 게 맞지만... 불안감이 커져만 간다. 발걸음이 점점 빨라진다. 얼마 안 지나 아파트에 도착해 엘리베이터를 탔다.
“후...”
진정하자. 아닐 수도 있다. 그래.
하연이의 집이 몇 층이었지? 6층. 그래. 집 앞까지는 자주 갔지만 이렇게 찾아가는 건 오랜만이었다. 거의 초등학생 때 이후로는 처음이었다. 그때는 각자 핸드폰이 없어서 찾아가는 일이 많았지만, 핸드폰이 생긴 이후로는 찾아온 기억이 없었다. 어렸을 때는 곧잘 집에 놀러 가기도 하고 그랬었는데.
삑. 6층입니다.
옛날 생각을 좀 하려니 어느새 엘리베이터가 도착했다. 그래도 마음은 진정된 것 같았다. 하연이네 현관문 앞에 다가갔다. 도어락은 여전히 같은 걸 쓰고 있어서 호수를 헷갈리지는 않았다. 나는 가볍게 숨을 내쉬고 초인종을 눌렀다. 초인종 소리가 밖에서도 살짝 울린다.
하지만 안에서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다시 한 번 초인종을 눌러봤지만, 역시나 같은 반응이었다.
쾅. 쾅. 쾅.
“아무도 안 계세요? 하연아?”
.... 역시 반응이 없다. 하연이네 집이 맞벌이였나? 아니 아니었다. 잠깐 집을 비웠나? 하연이는? 입술을 꾹 깨물었다. 아무래도 아까 경찰차가 마음에 걸렸다.
어떻게 하지? 여기에 남아있는다고 해결되는 건 없었다. 일단 나가자. 엘리베이터를 다시 타고 내려간다. 하연이의 부모님에게 연락해보는 건 어떨까? 번호가... 아니 그건 물어보면 되니까. 문제는 없었다.
삑. 1층입니다.
일단 물어봐 놓을까. 스마트폰을 꺼내 엄마에게 문자를 보냈다. 일을 하고 있을 테니, 보면 문자나 전화를 주겠지.
‘하연이네 아줌마 전화번호 알아? 무슨 일 있어?’
이정도면 되겠지. 그럼...
“남석이니?”
스마트폰을 내려다보며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순간, 누군가 내 옷깃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고개를 들자, 하연이의 어머니가 보였다.
“아... 네.”
“남석아. 혹시...”
하연이의 어머니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호흡도 살짝 거칠어져 있었다. 눈가도 거뭇거뭇하고 어깨는 축 늘어져 있었다. 나는 그 모습에서 이미 짐작할 수 있었다. 내 걱정이 기우가 아니었음을. 그리고 하연이의 어머니가 꺼낸 말은 그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혹시.. 하연이 못 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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