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MB 공항 메시지, 서초동 출두 예행연습하나"
이명박 전 대통령(MB)에 대한 검찰 수사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친이 직계인 조해진 전 의원이 라디오 인터뷰에 나와 "무리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MB를 옹호하며 "현 대통령은 퇴임 이후 온전하겠느냐"고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했다.
조 전 의원은 15일 평화방송(CP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전 대통령은 현실 정치나 새 정부에 대해서 전혀 정치적 발언이나 관여를 안 하고 '본인이 도움이 될 길이 뭐가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살아오신 분"이라며 "요 근래 벌어지고 있는 여러 가지 일들이 국가적으로도 전직 대통령 입장에서 볼 때 걱정되는 일이 많으신 것 같고, 본인과 관련해서도 부당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상당히 착잡한 심경이신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전 의원은 MB를 겨냥한 검찰 수사를 "검찰이 적폐청산의 총대를 매면서 무리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규정하면서 "현 대통령도 수많은 정책 사안에 대해 참모들로부터 보고받고 지시하고 결정하는데, 그 중에 하나가 나중에 문제가 돼서 법적 책임을 지게 된다고 할 때 '협의하고 지시하고 했으니까 대통령도 다 공범이다' 하면 대통령 일 할 수 있겠나? 그리고 퇴임 이후에 온전하겠나?"라고 문 대통령을 겨냥하기도 했다.
전날 정두언 전 의원이 같은 방송에 나와 "박근혜 전 대통령 같은 경우는 (열성 지지자들이) 태극기 집회도 열고 그러는데 국민 중에서 MB를 그렇게 옹호하고 '보복이다' 하고 나서는 세력이 없다", "지금 거들어주는 사람이 없지 않느냐"고 한 데 대해 조 전 의원은 "정치적 성향이 다르다. 박 전 대통령은 아버지 시절부터 정치인으로서 권력의 세계에서 평생을 살아왔고 아버지의 열성 지지자들을 그대로 물려받은 측면이 있다. 이 전 대통령은 평생을 기업인으로 살아왔지 않느냐"며 "형태는 다르지만 이 전 대통령을 지지하고 좋아하는 분들도 그 못지 않게 많이 있다"고 반박했다.
MB의 '주문'은 "보수 하나가 돼야 한다"...글쎄
조 전 의원은 "새 정부 '적폐 청산' 드라이브가 과도하게 여러 가지 문제점을 일으키고 특히 지난 9년 동안의 보수정권을 향해서 공격하는 형태로 되면서 보수진영의 분위기가 짧은 시간 안에 상당히 바뀌어버렸다"며 "이게 보수의 궤멸을 겨냥하고 있다, 그리고 나라가 이러다가 어디로 갈지 모르겠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우선적으로 이 폭주를 막아내는 게 우선 과제가 되면서 보수 혁신, 보수 개혁은 2순위 또는 중장기적 과제로 밀리는 형태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적폐 청산 대응이 우선, 보수 혁신은 2순위'라는 주장은 조 전 의원 본인이 바른정당을 탈당하고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데 대한 변이기도 했다.
그는 "바른정당 탈당이 MB의 당부 때문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며 "원래 저는 바른정당이 쪼개지고 교섭단체 지위를 잃어가는 상황에서도 당적을 바꾸는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도 안 하고 고민도 안 했는데, 11월 2일에 오랜만에 이 전 대통령을 찾아가서 뵙고 여러 가지 말씀을 오랫동안 나눈 이후부터 당적 문제에 대해 고민이 시작됐고 1주일 정도 고민 끝에 최종적으로 결정을 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조 전 의원은 MB와 나눈 대화에 대해 "(MB가) '통합' 등 직접적인 표현은 안 쓰셨는데 '야당의 힘이 하나로 모아져야 된다. 보수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말씀을 했다"며 "적폐 청산 작업의 무리한 추진 과정에서 나라에 해가 될 만한 우려스러운 부작용이나 후유증도 많이 양산하는 걸 보고 '이런 일을 바로잡고 견제하고 중심을 잡는 게 야당의 역할인데 야당이 탄핵이나 대선 과정에서 분열되고 힘이 약해져 그 역할을 제대로 못 해서 정부·여당이 마구잡이로 폭주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 걱정하시면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조 전 의원은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와 각별한 사이로, 유 대표가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박근혜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의 정치인'으로 찍혀 원내대표직을 사퇴했을 때 원내수석부대표 자리에 있었다. 유 대표는 작년 총선 당시 무소속 출마한 조 전 의원의 지원 유세에 나서 "조해진은 제 정치적 마누라"라고까지 했다.
조 전 의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유 대표와는 지금도 마찬가지 관계"라며 "그 이전에 모든 사안에 대해서 충분히 서로 긴밀하게 이야기해 온 입장이었는데, 당적 정리하는 문제는 특히 저한테도 중요하고 유 대표한테도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둘이서 상당히 오랫동안 고민을 서로 나누고 최종적으로 결정한 뒤에는 다시 알려드리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바른정당은 물론, 한국당에서도 MB를 겨냥한 '적폐 청산' 흐름에 대해서는 별다른 대응이 나오지 않고 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는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그 부분은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온 것도 아니고, 검찰 수사가 전직 대통령까지 확대될지 여부도 아직 불분명하다"며 "미리 예단해서 말씀드리지 않겠다"고만 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가 "최근 청와대와 정부가 마치 조선 시대 칼춤을 연상시키는 작태를 부리고 있다"고 검찰을 비판하기는 했지만 MB를 직접 호명하지는 않았다.
노회찬 "MB, '포토라인' 예행 연습 하고 있는게 아닌가"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정의당은 연일 MB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이 3당 가운데 가장 보수적인 국민의당조차 안철수 대표가 직접 나서서 "이 전 대통령은 부끄러움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13일 최고위원회)고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교통방송(tbs) 라디오에 나와 MB의 '공항 메시지'에 대해 "우리 국민들을 분노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굉장히 위급함을 느끼고 있는 상황인 것 같다"며 "설마설마 했는데 김관진 전 국방장관까지 저렇게 되는 걸(구속) 보면서 자신에 대한 형사처벌을 시도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논평했다. 노 원내대표는 "인천공항에서 한 발언이지만 사실상 거의 서초동(검찰청) 포토라인에 서서 한 발언처럼 얘기한 것"이라며 "예행연습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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