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을 거니는 게 취미라, 길도 없고 사람도 없는, 산나물이나 캐러 가는 산에 자주 간다.
그래서 종종 이상한 것도 보게 된다.
새하얀 영양이나, 어른 크기는 훌쩍 넘는 독수리나.
하지만 가장 놀랐던 건 그거였지.
가족이 다같이 있던 거.
결코 사람이라곤 있을 수 없는 산속에.
평일 오후였는데, 그날은 미야기, 야마가타, 아키타 3개 현의 경계를 따라 걷고 있었다.
커다란 너도밤나무가 빽빽하게 자란 숲이라, 어둑어둑한 것치고는 편한 길이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길이 있는 것도 아니라, 산나물 캐러 다니는 동네 사람이나, 나처럼 GPS 장비를 갖추고 온 사람이 아니고서는 들어오기도 힘든 곳이다.
그렇게 작은 산등성이를 따라 걷는데, 산등성이 아래 흐르는 작은 골짜기 옆에 사람이 서 있는 게 보였다.
계류낚시라도 하는건가 싶었다.
하지만 금세 의아해졌다.
한 사람이 아니라 4명이서 강가에 서 있던 것이다.
거리는 100m 좀 넘게 떨어져 있었기에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그래도 사람이 넷 있다는 건 확실했다.
개중 둘은 어린아이인 듯 했다.
머릿속에 가족끼리 동반자살하려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굳이 이런 곳까지 올 이유가 없다.
애시당초 어린아이가 걸어오기도 어려운 길이고.
조금 무서웠지만, 손에 든 쌍안경으로 살펴봤다.
네 사람은 나를 등지고 서 있다.
두명은 역시 어린아이다.
나머지 두 사람은 어른이고, 남자와 여자인 듯 했다.
얼굴이 보고 싶어 잠시 들여다보고 있었지만, 전혀 움직임이 없다.
누가 장난으로 마네킹을 거기 세워놓았는가 싶었다.
나는 다가가 확인해보기로 했다.
혹시 진짜 일가가 동반자살하려는 거라면 멈춰야한다고 생각했으니까.
사람이 있다는 걸 알아차리면 도망치거나 강에 뛰어들까봐, 조심스레 다가갔다.
바로 근처까지 다가가서야 알아차렸다.
정말 마네킹이었다.
어른 마네킹 둘과 아이 마네킹 둘에, 옷을 입혀 누군가 거기 세워둔 것이다.
황당한 것과 동시에, 소름이 끼쳤다.
이런 짓을 한 녀석이 있다면, 그건 분명 제정신은 아닌 녀석일테니까.
인형 앞을 바라보니, 각각 마네킹에 페인트로 이름이 적혀있었다.
그리고 작은 구멍이 수도 없이 뚫려있었다.
산탄총으로 쏜 것 마냥.
만신창이가 된 아이 마네킹의 이마에는 커터 칼날이 박혀 있었다.
나는 너무 무서워서 곧바로 하산했다.
지금 생각해도 무섭다.
그 좁은 길을 마네킹을 들고 지나가는 것 자체가 어려울텐데.
혼자 한 짓이라면 두세번은 왔다갔다 해야만 했을 것이다.
재작년 일이니 아직 그 마네킹은 거기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