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번 나는 잘 못 된 지점에서 잠을 깨곤 했다. 엄마와 이모가 서로를 미워하기 전, 혹은 오해가 생기기 전. 그게 아니어도 엄마가 내 동생을 죽이기 직전에라도 깨어나야했다.
나는 엄마로 빙의한 채로 깨어난 적도 있고, 이모나 동생으로 깨어날 적도 있었다. 그러나 내가 자각 한 후로 내가 나 인채로 깨어나진 못 했다.
속이 뒤틀리는 것이 잠결에도 느껴졌다. 기억에는 없지만 급하게 마신 맥주와 채 씹지도 않고 삼킨 파인애플이 내 위와 장을 돌아다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누구지? 이건 누구야?
나는 벌떡 일어났다. 어두운 사위에서도 내 방에 있음을 느꼈고 익숙한 육감에 '나'임을 알아차렸다.
아! 드디어...
벌떡 일어나 방문을 열어 젖혔다. 이모의 방문은 닫혀 있고 동생놈은 흔적이 없다. 지금이라면 엄마에게 전할 수 있을 것 같다.
머뭇거릴 이유도 없이 엄마의 방문을 거칠게 열었다.
엄마!
새 엄마를 불렀다.
아뿔싸!! 지금은 도대체 언제란 말인가. 아빠?
엄마와 아빠가 알몸으로 뒤엉켜 있다. 순간 엄마와 아빠는 그 상태로 정지했다. 그러나 곧 아빠는 새엄마를 조심스레 떼어내고 나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왔다.
온 몸이 고통스러운 가운데 시야는 흐려졌다.
아빠가 나를?
죽이나..?
나는 1년 후로 깨어나야 했구나. 이젠 더 이상 기회가 없을 것을 알았다.
1년 후의 비극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비극은 지금 일어났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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