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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99622
    작성자 : LALALAND
    추천 : 40
    조회수 : 6218
    IP : 59.17.***.200
    댓글 : 7개
    등록시간 : 2018/12/04 16:12:22
    http://todayhumor.com/?panic_99622 모바일
    나의 할머니 이야기(실화)
    저는 부모님과 심각한 가정불화로 지금 본가 근처에서 자취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버지랑은 제가 집 나온지 1년여간 일절 만남은커녕 문자하나 주고받은 적이 없어요,
    현재 저는 정신과 치료를 끝내고 상담치료를 받는 상태이고, 아버지와는 인연을 끊겠다고 마음을 먹은 상태입니다
    불과 올해 초까지만 해도 저는 자살하려 창문끝에 매달렸고....자취 전이라 본가에는 경찰과 소방관 등등이 집을 들이닥치며..난리도 아녔죠

    저희 할머니는 10년동안 중풍과 반신마비로 투병하다 돌아가셨어요. 
    말미에는 백내장으로 눈도 안 보이시고, 목소리도 없이 호스에 의지하다 돌아가셨죠.
    할머니는 외동아들인 저희 아빠를 특히나 아꼈고, 그 귀한 외동아들의 첫 손주인 저도 애틋하게 아끼셨습니다.
    물론 그로 인해 어머니와의 불화가 잦긴 했지만...

    호스로 인해 목소리를 내기 힘들어 입 모양으로 이야기를 하는 상황이었는데도,
    어렵게 목을 움직여 내는 소리가 "밥 먹었니..?"였을 만큼.
    할머니에게는 손주와 가족들이 너무나 애틋하고 소중했습니다

    많이 아프시긴 했지만, 그 외에 놀라우리만치 건강 자체에는 이상이 없으셨던 할머니였어요. 
    앞으로 몇년간은 더 수명 연장이 될 거라는 소리가 오갔을 만큼이요.

    제가 몇달간 우울증과 공황장애, 성격장애 등으로 고통받고 죽음과 싸우고 있을 무렵,
    할머니는 급격하게 상태가 악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상하리만치 갑작스럽게.
    그리고 제가 처음 방을 얻고, 자취방을 계약한 다음 날, 할머니께서 갑자기 돌아가셨습니다.

    그 무렵,좀.. 끼가 있던 친구가 하나 있었는데 그랬습니다. 지금 네 곁에 너를 아래로 끌어들이려고 하는 남자 악귀가 붙어 있다고요.
    자꾸 아래로 내려와라...아래로 내려와라 지금 밑으로 부르고 있다고. 자살귀라 머리가 깨진 악령인데, 아래에서 저를 붙잡고 있대요.
    그래서 자꾸 아파트 창문을 내려다보는 거라 했습니다. 환경을 바꿔야 된다고. 높은층에 있으면 위험하다 그러더라구요.

    지금 너를 지켜줘야 하는 조상신이 필요한데, 지금 널 지켜줄 수 있는 수호령이 하나도 없대요.
    하나 계신 분은 이미 예전에 필사적으로 지키다 소멸하신 상태라, 지금 완전 무방비 상태라고....
    하나 남은 분이 지금 병원에 계신 할머니인데, 생명줄로 지금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서 엄청 답답해 하고 계신대요.

    네 저희 집안 콩가루라 일가친척이 많이 없긴 하거든요........

    미대 출신이었던 저는 그 무렵 정신이 나가서 이상하리만치 소름끼치는 그림을 자주 그리고, 머리가 깨진 사람의 그림을 미친사람처럼 그리고 있었거든요.
    몇 수십장을 그렇게...당장 태워버리지 않으면 떠나지 않을거란 말에 친구들을 불러서 소각장에서 불태우고 그랬어요
    병원에서도 당장 입원해야 한다고, 이정도면 상태가 매우 심각하다는 소리를 듣고 있었습니다

    할머니가 갑자기 앓으시고, 자취방을 얻었던 날 갑자기 세상을 떠난 할머니를 보며 친구들이 그랬습니다.
    너 살리려고 할머니가 너 자립하고 자취방 얻는 순간까지 기다렸을 거라고...



    .만약, 제가 목숨줄이 간당간당했을 그 시기에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면,
    온 가족이 장례 준비다 뭐다 바쁘고 저 또한 충격으로 정신을 차리기 어려웠겠죠. 
    정신병을 유발한 끔찍했던 가족들과 강제로 만나야 했을 것이고, 반드시 독립해서 쉴 공간을 찾으라는 의사의 말도 지키기 어려웠을 거라고요.
    하루라도 빨리 환경을 바꾸지 않으면 위험했을 시기에 분명 독립이 늦어졌을 거라고요.

    그리고 매일같이 꿈에 나오던 그 형체없는 검은 남자는 그 날 이후로 정말 다시는,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단 한번도요. 
    저는 그 뒤로 몇주만에 정신과 약을 끊었고, 깜짝 놀랄 만큼 빠르게 일상생활로 복귀했습니다

    우연의 일치인지 그저 사건들이 한번에 일어났을 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는 할머니가 저를 지켜줬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앞으로도 그렇겠죠. 보고싶은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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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12/04 16:25:38  1.240.***.119  rainyoctober  393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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