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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99466
    작성자 : 게썅마이웨이
    추천 : 27
    조회수 : 5697
    IP : 223.38.***.244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8/10/20 23:22:32
    http://todayhumor.com/?panic_99466 모바일
    이름을 지어서도 불러서도 존재하지도 않아야 할 것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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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해 보이는 등치에 비해 골골 거렸던 나는 맨날 아프다는 소리 때문에 친구들이 싫어했지  그렇다고 음침한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친구가 많이 없었어  게다가 가정불화로 인해 엄마는 돌아오질 않았고  아빠라는 작자는 한달에 두어번 집에 와서 천원짜리 몇장 던져놓고 가는게 다였다. 

     그래서 늘 집에 혼자 있거나 인근에 살던 친한 친구 집에 놀러가는게 다였어   그러다 학교 근처에 있는 교회를 같은 반 친구가 전도해서 다니기 시작했는데  친가 외가가 다 크리스찬이고 친가는 목사, 집사, 권사 다 있는 집안이라  어려서부터 교회 가는거에 거부감은 없었지만  개인적으로 기독교인들의 오지랖 같은게 늘 밥맛이였고 그들의 모순에 의구심을 많이 품다보니  그 친구와 가는 교회활동은 그저 여러사람 사이에 끼고싶었던것 단지 그것 뿐이였다.   아빠가 몇주후 집에 왔다.


    엄마가 집을 나간지 약 세달이 채 되지 않았을때  한쪽 다리를 저는 여자를 데려와서 그 단칸방에서 같이 살게되었다.  그때부터 내 인생이 더 우울해졌던거 같았다.  난생처음 집을 나가서 갈곳이 없어 혼자 교회 지하실에 갔다.   지하실에는 내가 좋아하는 피아노도 있었고 예배 보는 곳에 방석도 있고  그래서 쌀쌀한 추위는 면하고 잘수있겠다 싶어 들어갔지.  


    그리고 교회라면 왠지 혼자 있어도 기분 나쁜 무언가가 나타나진 않았을거 같았다   그 시간엔 아무도 없을테니까 피아노 발판에 보면 소리 죽이는게 있었는데  소리를 죽이곤 이것저것 쳐보기도 하고 그러면서 시간을 떼웠어.   그러다 위에서 발자국 소리 같은게 났어.  황급히 피아노쪽 형광등을 내리고 숨죽이며 강단 뒤로 숨었지  왠지 들키면 집에 보내질것 같아서 말야 그시간에 올 사람은 없을테고  조그만 교회라 경비도 없는데 예배당은 지하실과는 


    독립적인 별채라  학생부 외에는 잘 들어오지 않던 곳이라 내가 있는걸 들켰나 싶었다.   저벅 저벅 발소리가 지하실 문쪽에서 멈춘것 같았다  끼익하고 둥근 쇠손잡이가 돌아가는 소리가 났는데 너무 조용해서 그 소리가 엄청 크게 들렸어.  계단으로 누군가가 조심조심 내려오더니 거기 누구요! 하고 작게 외쳤다.  목사님인것 같아 계속 숨어서 나가길 기다렸지 몇번인가 배회하는 소리가 나더니  다시 나가는 소리가 들려서 그대로 방석을 모아 깔고는 숨어있던 그 자리에서 잠을 청했다.  


    형광등도 못키고 하니 엄청나게 깜깜해서  지하실 문에 비치는 가로등의 붉은 빛이 계단으로 반쯤 내려오는거에 의지해서  두려움을 이겨내려고 했는데 왠지 모를 한기에 잠을 이룰수가 없었어.   무섭다 생각을 해서 그런것 같아 애써 태연한척 하는데  갑자기 쿵 하는 소리에 심장이 입으로 튀어나오는줄 알았다  비명을 가까스로 참고 고개를 들었는데 깜깜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어.  소리가 난쪽을 계속 응시하니까 조금씩 주위가 밝아졌는데 그게 피아노 뚜껑이 내려간 소리더라고  흰건반이 안보였으니까 확신했지 한시름 놓고 다시 누웠는데 갑자기 온몸의 털이 다 섰다.  그 육중한 뚜껑이 것도 두번 접히는게 스스로 닫힌다는게 이상하잖아?   그때부터 공포가 시작됬다. 


    구석구석에 속삭이는 소리 옷깃이 스치는 소리 같은게 들리고  등쪽이 갑자기 시려워 졌다 사라지는것도 누군가 내 머리카락 한올을 당기는 느낌.  지금 생각하면 전형적인 공포분위기에 누구나 느껴지는 상황들이겠지만  그땐 그 낯선 공포가 너무 두려웠다  왠지 뒤를 돌아보면 큰일 날것 같아 서서히 일어나서 밖으로 나가려는데  양쪽으로 갈라진 예배 의자 사이의 통로 측에 거무튀튀한 뭔가가 기대어 있는것 같았다   순간 너무 놀라서 헉소리가 났는데 그게 서서히 모습을 들어내는것 같아 눈을 감아버렸다. 


     그리고 주위를 더듬었는데 무언가가 탁 떨어지는 소리가 크게 났고  위쪽에서 빠른 발걸음 소리가 들리더니 지하실 문이 열렸다.  눈을 뜨니 그 형체는 없었고 나는 반사적으로 예배 의자 밑에 숨었는데 또 거기 누구요 하는 소리에  마른침을 삼키고 엎드려 있었는데 저벅저벅 발소리가 내쪽으로 점점 왔다  내가 죄지은것도 아니고 이렇게 까지 숨어야하나 생각이 드는동안 내 앞에서 발소리가 탁 멈췄다  그래서 나는 나갈요량으로 발소리가 난쪽을 응시했는데 발이 안보였다. 


    분명 이쪽에서 소리가 났는데   발이 없다는게 이상했거든. 아무래도 내가 제정신이 아닌거 같아져서 몸이 떨려오는데  나지막히 끄그그그그하는 소리가났다  염통과 항문이 같이 쪼그라드는게 진짜 눈물이 막 터져나왔다  나무를 쥐어뜯는 소리? 이를 가는 소리? 같은 그 괴음이 날 피말리던 중에  엎드려서 얼굴을 파묻고 있는 내 머리가 갑자기 차가워지는걸 느꼈다.  순식간에 머리를 확 처들었는데 시발 내 눈앞에 눈이 있어야 할 자리가 뻥뚤린  뭔가랑 눈이 마주쳤는데 헉소리도 안나오게 무서워서 그대로 기절했던거 같다.   일어나보니 엄청 뜨거운 방에서 내가 자고 있었고 목사님이 정리하러 내려왔다가  의자 밑에 다리가 반쯤나와서 누워있는 날보고 안채에 데려다 노셨다고  깨어난 나에게 묻길래 그 자초지종을 얘기했더니 이해해 주셨다  


    근데 목사님이 날 발견한건 아침이였다고 해서 새벽에 안오셨냐니  그시간엔 자지않겠냐며 말씀 하시기에  분명 그 시각 추정하건데 3시에서 4시정도에 발소리도 나고 누구있냐 소리도 들었다 하니  그시간에 교회 올 사람은 아무도 없다길래 더 오싹해지더라   그리고 나는 며칠 안채에 얹혀있으며 학교를 나갔는데 아빠는 찾으러오지도 않아서  그렇게 한동안 다니다 스스로 겨들어가 매타작을 3시간 당하고 나서야 용서받았다. 


     후에 아빠가 데려온 여자가 아빠한테 맞아서 머리통이 터지고  그 피가 벽지에 묻을정도로 싸우고 나선 그 둘도 집에 안들어오더라  차라리 잘됬다 치고 중2 여름방학까지 그 집에서 거의 혼자 살았는데  그후로도 자꾸 뒤꼭지가 간질간질 하다던지  다 자는 시간에 방바닥에 발이 쩍쩍 붙는것 같은 발소리  잘때 틀어놓던 어린왕자 내레이션 카세트 테이프가 스스로 감긴다던지  도마가 혼자 떨어지거나.. 스스로 우연이라고 일축하면서 그 공포를 이겨내곤 했다   여름방학 시즌이 시작했을때였나?  


    그때 당시 티비에서 토요미스테리가 엄청 인기였는데 그날이 아마 3화였던가 그랬을거다.  어김없이 혼자 누워서 시청을 하는데 잠이 든건지 뭔지  아리까리한 느낌 때문에 정신이 좀 들었는데 상황이 뭔가 이상했다.  나는 지금 자고 있다 라고 인지하는것 같았는데 티비 소리, 밝은 불빛등이 다 보였고  고개가 돌아가는건지 아님 눈만 돌아가는건진 알수없지만 방 전체가 다 보이는 이상한 경험이였다. 


     티비 맞은편에 5단짜리 서랍장이 있었는데 난 개인적으로 구질구질한걸 되게 싫어해서  모든 가구 위에 뭘 올려놓는걸 싫어한다  근데 서랍장위에 이상한 털 같은게 있어서 한참을 노려본 후에야 그게 가발? 머리 같은거라고 생각했다  


    근데 그게 조금씩 들썩들썩하더니만 뭔가가 허연게 드러나기 시작했는데  허옇게 검은 얼굴 같은게 서서히 서랍장에서 솟아나는것 같았다.   그게 다 나온후에야 교회에서 봤던 거지 같은 뭔가라고 알아챘고  티비에 푸른 불빛이 반사되서 그 허연얼굴에 뻥 뚫린 눈이 야광파랑처럼 빛나서 더 또렸해졌다  


    그것이 귀신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꿈을 꾸는거다 나 자신을 꾸짖었지만 의지대로 되는 상황이 아니였거든..   그것이 서랍장에서 내려왔을때는 키가 거의 천장에 닿을정도로 커져있었는데  그것이 걸을?때마다 엄청난 악취가 풍겨져왔다. 


     아직까지도 그것에 견줄 악취는 맡아보질 못했다.  그게 소위 말하는 시체 썩는 냄새일까 싶은데  어렸을적 할머니 댁에서 손질하던 홍어냄새의 약 50배는 될 정도의 휴..  숨을 입으로 들이켜도 냄새가 나는듯 하는데 구역질이 나고 현기증이 나는데도  나는 몸을 내 의지대로 할수가 없었어  그 무기력함 좌절감은 아 그냥 나는 죽어야겠다. 죽는게 더 낫다는 생각까지 들게했는데  그것의 형체는 움직일때마다 물결치는듯 잔상이 생겼는데  이상하게 얼굴을 제외하고는 전부 그런 현상이였다.  


    그래서 내 정신이 더 혼미해지는것 같고 점점 내 자신을 놓게 되더라   그러다 그것이 길고 막대기 같은 손을 뻗어 내 이마를 살짝 그었는데  머리가 반으로 쪼개지는 고통에 소리를 질렀다.  그 순간 나는 그 악몽에서 벗어날수 있었고 일어난 순간  엄청난 두통과 물에 젖은 솜 마냥 축쳐지고 온몸에 식은땀이 났는데  그 땀이 식으며 스산한 그 느낌이 너무 기분 나빠 자리에서 일어나자마자 불을 켰다.  그 고통스러웠던 긴 시간이 웃기게도 미스테리 극장 2부 사연이 막 시작하는거 보니  한 5분 정도 밖에 안되는것 같더라.



     머리가 너무 아파서 불만 켜고 겨우 잠에 들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가 그것과의 제대로 된 첫대면인것 같다   그후로 매일 시달리게 되었다. 내 생활은 갈수록 피폐해졌고 몰골은 말이 아니였다.  잠을 제대로 못잔데다, 애비라는 작자가 돈 한푼 주지않고 반찬이며 쌀이며 집에  남은건 하나도 없어서 한동안 매일 굶다시피 했고 가끔 오던 인근의 친한 친구가 내 몰골을 보고  어머니께 이야기해서 당분간 끼니를 해결해주었기에 그나마 버틸수가 있었다.   그것은 점점 내 생활을 잠식했는데 자고 있을때 깨우는 정도까지 갔다.  악취에는 점점 무뎌진건지 냄새가 나질않는건지 악취가 나지않아도  그것은 내 시선이 닿는곳에 있었고 내 배 위에 서서 매우 빠른 속도로 제자리 뛰기를 하거나  무엇을 먹는듯한 이상한 행동도 했는데 언제가부터 모습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걸 느끼게 되었는데  어느날은 문드러져 있던 코와 입이 올라와 있는걸 보게 됬다.  



    그날도 어김없이 티비 불빛에 비쳐 나타났는데 처음으로 나에게 말을 건냈다.  성대가 없는것처럼 이상한 소리였는데 말은 알아듣지 못했지만 그 소리가 너무 섬뜩해서  아 진짜 이건 이세상의 것이 아니구나 싶었다.  하루가 이틀이 지나고 며칠동안 그것의 소리가 귀에 익숙해질때쯤 뭐 난 거의 미쳐있어서 였겠지만  그것이 말하는게 원하는게 뭔지 알수있게 되었다 



     문장을 완벽히 구사한다는것 보다 단어를 조각조각 맞추는 식이였는데  주로 자주 나오는 단어는 불러. 나의것. 양분을. 돕다. 이런 거였는데.  내가 끼워 맞춘 바로는 양분 같은걸 주면 돕겠다. 또는 너는 내것이니 양분을 주는걸 도와라  뭐 이런식인것 같았다.  매일 본다고 정이 든다는건 말도 안되는 일이다. 



    대신 보는 횟수가 잦아질때마다  흉측하고 알아볼수 없던 생김새가 조금씩 멀쩡해지고 있어서  구역질 나고 소름 끼치던게 조금씩 양호해져 가는것 뿐이다  그것을 피해 낮에 자고 밤에 활동도 해봤는데 우리집이 반지하라서 그랬는지  딱 한번 안나왔을뿐 무슨 대수냐는듯 낮에도 할 일에 충실했다.  그렇게 좀 지나고 여름방학이 거의 끝날무렵 아빠라는게 돌아왔다.  밥은 얻어먹고 다녔어도 체중이 오히려 줄어들어 거의 뼈가 앙상했고  머리카락이 많이 빠져서 몰골이 말이 아니였다. 


     내 모습에 잠시 놀랐는지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더니 양심이란게 있긴 했는지  그날 고기를 사먹이곤 이튿날 한의원에 데려가서 진찰을 받게 하더군   아 그리고 그날 아빠가 있을때는 편하게 잤다. 한번도 안시달리고.  한의원에 가서 맥을 잡는데 눈도 까보고 숨도 쉬어보라 하고 이것저것 시키는데  혈순환이 안되서 손발이 차고 어쩌고 하며 기가 단전에서 딱 막혀있다나 그래서  양기가 전혀 돌지않고 뭐 그런 얘기를 했는데 그 시장통에서 30년 해먹은 할배라  이야기도 참 어렵게 하더라 뭔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침을 여러방 맞고 약을 지어왔는데  보약을 해먹이라고 했는데 꼰대가 그런걸 해줄거란 기대는 일찌감치 접었다.




     그렇게 집에 왔고 나에게 시골 친가에 가서 학교를 다니라는 말을 했다  이곳에서의 삶이 정상적이지 못했고  학교에 다닐 자신이 없었기에 그러겠다 했다.  아마도 이곳을 벗아나야 한다는 집념이 커서 며칠새 준비를 하고 친가로 내려갔다.    그곳에서도 난 환영받지 못했는데 예전부터 엄마를 달가워 하지 않던 친가 사람들에게  나는 그저 집 나간 여편네가 남긴 애물단지였고 난 콩쥐마냥 할머니의 밭일부터  집안 청소까지 해야만 했다. 



    그 며칠이 너무 힘들었지만 그래도 몸이 힘드니 잡생각이 안나고  그곳을 벗어나서 그런지 악몽에도 그것에게도 시달리지 않았다.  간헐적으로 섬짓한 느낌은 있었지만 큰 위협은 못된듯 하다.   전학을 준비하던중 어느날 할머니의 통화를 듣게 되었는데 엄마에 관한 욕을 쏟아내고 있었다  통화를 끝낸 할머니에게 엄마 욕 하지말아달라 부탁했더니 바람나서 나간 년을 엄마라고 부르냐며  그에미의 자식이 어련하겠냐며 악다구니를 쓰는데 말로만 하나님의 자식이냐고 당신은 악마라고 하자  뺨에 불이 붙었다. 



    그대로 이성을 잃곤 집을 나섰다.   막상 나와보니 어린 나에게 세상은 가혹했다.  닥치는데로 일을 구했는데 숙식이 제공되는 곳은 주유소 뿐이였다.  그곳엔 나처럼 가출한 아이들이 있었는데 매일같이 숙소에서 본드와 가스를 불어대는데  제정신으로 그꼴을 보기가 너무 힘들었다. 정신이 피폐해지자 위기가 왔다.  그날도 역시 아이들의 담배 연기와 술 냄새를 맡아가며 잠이 들었는데 잠에서 잠시 깨니 다들 자고있었다. 



     어스름한 창밖으로 사람 형체가 서있었다. 순간 등꼴이 오싹했다  숙소는 주유소 2층인데 누가 창밖으로 서있을수가 없으니까 눈을 감았다 다시 뜨니 온데간데 없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곤 뒤를 돌아누웠는데 익숙한 악취가 났다.  온몸이 사시나무 떨리듯 떨리고 비명을 질러도 목소리가 나오질 않았다. 



     옆에 자는 아이를 깨우려 손을 뻗으려 했는데 손가락조차 움직여지지 않았다.  그것은 점점 다가와 옆으로 누워있던 내 몸쪽으로 스르륵오더니 사뿐하게  옆구리를 밟고 섰다. 곁눈질로 겨우 그 모습을 봤는데 소름끼치는 뻥뚫린 눈  조금씩 형체를 갖췄던 그 코와 입은 다시 문드러져 있는게 어스름하게 들어온  주유소 간판 불빛에 비춰져서인지 선명하게 보였다. 



     그것은 늘 하던데로 밟고 올라서선 빨리감기 하는 비디오 테잎처럼  어마어마한 속도로 제자리 뛰기를 하는데 무게는 전혀 나가지 않지만 데미지는 상당했다.  그곳이 너무 뜨겁고 피가 거꾸로 역류하는 느낌이 들어 괴로워하고 있는데  순간 푸악하더니 코와 입에서 액체가 뿜어져 나왔다. 그륵대는 소리만 겨우 내고 있는데  그것은 마치 나를 굴복시키겠다는 표정으로 아니 표정을 읽을수 없는 얼굴임에도 불구하고  난 그 뜻을 읽을수 있었달까? 



    계속되는 괴롭힘이 잠시 멈추자 난 으으으 하는 신음이 터져나왔다.   옆에서 부스럭 대는 소리가 나더니 한 아이가 일어나는게 보였다.  순간 나는 살았다 라는 탄식을 했고 그 아이는 일어나서 불을 켜자마자 소리를 질러댔다.  겨우 입을 뻐끔 거리며 나를 흔들어 댔는데 난 그 모습을 다봤는데도 불구하고 잠에서 깬듯 어지러웠다.



     비명소리에 야간을 보던 사장님과 일하던 남자가 뛰쳐왔고 나를 보며 깜짝 놀라더라.  의아한 나는 멀뚱멀뚱 봤고 피..!피 하는 소리에 뒤에 있던 전신 거울을 보니  코와 입에서 뿜어져 나온게 피라는걸 알게 됬다.   벽이고 이불 베게고 온통 피였다.



     그리고 허리춤이 올라가 있었는지 옆구리를 본 사장님이 누구한테 맞았냐고 난리를 쳐서 보니  아까 괴롭힘 당하던 곳이 마치 며칠째 맞을것마냥 새카맣게 살이 죽어있었다.  사장님은 나를 다그치며 아이들이 널 괴롭히고 때렸냐며 난리가 났고 자다 봉창깨지는 상황에  자다 깬 아이들도 한바탕 난리였다.  



    난 정신을 추스르고 그런게 아니라며 오해를 풀려했지만 쉽사리 믿어주질않았고  일단 병원으로 가자며 반강제로 업혀서 문을 나섰는데  응급실에 가면 왠지 친가에 연락이 가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안간다고 버텼다   날이 밝고 내 소식을 들은 사모님이 일찌감치 와서는 나를 불러서 어찌된 상황인지를 물었다.


     그런 사정얘기는 할수가 없어서 아이들이 괴롭힌건 아니다란 말만 반복했고  나는 몰골이며 피 흘린거며 무슨 중병에 걸린 환자 취급을 받게 됬는데  사모님과 사장님이 한참을 이야기하더니 월급 정산해줄테니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더라.  


    걱정도 됬겠지 나이도 어린데 병 걸린 환자 데려다 쓰다가 죽기라도 하면  그분들 입장 엄청 난처했을테니까. 그렇게 그날 난 얼마간 일한 봉급과  병원비 하라며 주신 용돈을 들고 그곳에서 쫒겨나다시피 나왔다.   그렇게 다시 난 거리로 내몰렸어 어디로 가야할지 여전히 막막했지  인근의 벼룩시장을 꺼내들고 구인란을 뒤지고 공중전화에 가서  면접전화를 했는데 나이가 어리니 다들 딱 자르더라구.  그래서 무작장 외가가 있는 대구로 버스타고 달려갔다  



    버스에서 자니 그것도 나타나질 않더라 싼걸 찾으려고 완행버스를 탔는데  거의 8시간 정도를 간거같아 그동안 아주 푹잤지.  버스에 내리고보니 동대구쪽이 아닌 서대구라 전혀 어딘지 모르겠더라고  공중전화를 찾아 전화를 걸었는데 예상밖으로 냉랭한 대답이였지  그 따뜻하던 분들이 엄마와 헤어진 나에게 너무 차갑게 변해서는  어서 돌아가라는 한마디만 남긴채 더 이상 전화를 받지않았다.   하나둘씩 터미널에도 사람들이 사라져 갔고 그때는 찜질방도 없었고 아마 피시방도 없었을거야  



    오갈데 없는 나에게 너무나도 춥고 가혹한 밤이였다.  이집 저집 골목길을 돌아다니다 왁자지껄 떠드는 어느 집의 소리가 너무 정겹게 들려서  눈에 눈물이 차오르더라. 신이 있다면 그토록 그들이 울부짖던 하나님이 있다면  왜 어린 나에게 이런 시련을 주는지 정상적인 생활조차 할수없게 그것을 벗어나게 못하는지  원망하고 또 원망하며 울었다. 



    그렇게 내 정신력이 흐트러지는걸 느꼈을때 다시 마음을 다잡았고  계속 걸었어 아침이 올때까지 발은 아프고 배에선 계속 꼬르륵 소리로 아우성이였는데  새벽 다섯시쯤 되면 목욕탕이 열리니까 가기로 했다  근처에 대중탕이 있어서 들어가자마자 뜨거운 물에 몸을 적시니 온몸이 간질간질한게  노곤해져버려서 아줌마들 자는 휴게실에 누워서 잠이 들었어. 



     한참 잤나 고스톱 치는 소리가 들려 일어나니 여러 아줌마들이 화투판을 벌리고 있었다  부스스 일어나다가 그중 부리부리한 눈을 가진 아줌마와 눈이 마주쳤는데  왠지 내가 먼저 피했다 탕에 들어가서 몸을 담구고 있는데 그 아줌마가 들어왔다.  온탕에 들어와서 한참을 앉아있는데 왠지 자꾸 가시방석 같아 먼저 일어나려는데  아줌마가 빤히 보더니 너 집 나왔지? 하길래 개교기념일이라 쉬는거에요 하며 얼버무렸다.  아줌마가 피식 웃더니 거짓말 하지마 이년아 이러더라 다짜고짜 이년 저년 해서 기분이 나빠져 버렸거든  대꾸조차 하지않고 그대로 탕에 나가 사우나로 들어갔어




     그런데 그곳으로도 쫒아와서 자꾸 말을 붙이길래 화를 냈다   난 마치 도둑이 제 발 저린 기분?이랄까 아무 이유 없이 왠지 안절부절 못하고 아줌마한테 벗어나고 싶었다  그래서 집에 가야한다고 화내며 비켜달라고 했는데 그런 내 속을 아는지 아무말 없이 날 보길래  나도 뭔가 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똑바로 쳐다봤다  근데 크고 깊으면서도 부리부리 한 그 눈을 본 순간  뭣모르는 나이에도 기에 짓눌리는 기분이 뭔지 알겠더라




     아줌마가 한참을 길막하더니 내 생각나면 다시와라 하더라 뭔 개소리인가 싶어서 그냥 나왔는데  내 뒤에 대고 금세 만날거니까! 하며 깔깔 웃는데 소름이 ..   골목을 빠져나와 터미널쪽으로 걷고있었는데  갑자기 눈 앞이 노랗고 파래지며 현기증이 막 나서 걸을수가 없었다.  눈 앞은 계속 흔들리고 다리에 힘이 들어가질 않아서 거리에 주저앉아 있는데  며칠전 각혈 같은걸 엄청난 양으로 했으니까 그럴수도 있겠다 싶고  가만 생각해보니 주유소를 나온 이후로 먹은거라곤 소세지 1개가 다였으니까.  



    식당부터? 병원부터? 고민하다 병원부터 가기로 했다.   마침 빈속으로 와서 내시경 외에도 다른 검사까지 받을수 있었는데  예상외로 장기는 아주 깨끗해서 의사가 그 정도 피를 뿜을 정도면 폐든 어디는  출혈흔적 같은게 있어야 하는데 아무래도 없다면서  코피 같은게 넘어가서 그럴수도 있을거라고  별일 아닌데 위염이 약간 있다며 약을 처방해줬다   이상했지만 그땐 뭐 그럴수도 있겠다며 이상 없으니 됬지 하고 나왔는데 병원비가 엄청 나오더라.



     병원비로 받은걸로도 모자라서 봉급 받은거에서도 꽤 쓴거 같아.  완전 개털이 되어서 터덜터덜 식당으로 향했는데 터미널 앞에서 어떤 아줌마랑 아저씨랑  욕을 하며 싸우고 있었는데 얼굴을 보니 목욕탕에서 본 그 아줌마였다.  



    주위 사람들이 막 수근거리는데 대충 줏어 듣기로는 아줌마가 터미널에 자주 나와서 앉아있는데  신을 받은건 아닌데 신기가 주체가 안되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툭툭 내뱉어서 가끔 저렇게  시비가 붙는다며 또 시작이네 하더니 다들 제 갈 길 가더라.  아저씨도 재수가 없다며 침 뱉고 사라지고 남은 아줌마만 몸을 추스르고 있었다.
    출처 http://huv.kr/fear775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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