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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story_9934
    작성자 : 뫼르소
    추천 : 3
    조회수 : 415
    IP : 218.145.***.174
    댓글 : 9개
    등록시간 : 2004/02/09 12:24:50
    http://todayhumor.com/?lovestory_9934 모바일
    태극기휘날리며를 보고...
    일주일 전부터 기다려온 영화.

    시사회를 통한 기자들의 이야기.

    방송매체를 통한 홍보.

    게다가 한국영화사상 예매율 1위.

    무수한 제작비.

    초호화 캐스팅.

    강제규 감독.

    이런 문구들이 아마도 영화를 보는데 조금은 걸림돌이 되는것 같다.

    아무런 입소문 없이 그저 가서 보고 감동을 느끼고 싶었기에.

    메가박스 3관. 일주일 전부터 예매를 했기에 영화를 관람하는 최적의 좌석에서

    강제규 필름이라는 한 커다란 엔터테이너의 심볼을 시작으로 영화를 관람하게 되었다.

    영화는 현재에서 과거를 회상하는 스타일로 이어지고.

    곧이어 1950년이라는 가보지도 경험해보지도 못한
     

    시대의 역사속으로 들어갈수 있었다.
    바로 우리 아버지 세대라는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의 짧은 시간들이지만
    그 시대에 처한 환경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아 보였다.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동생을 돌보는 장남 이진태.
    그리고 다소 허약하나 늘 공부를 잘하는 동생 이진석.
    시장터에서 국수를 파는 어머니.
    그리고 진태의 약혼녀.
    영화는 이 네사람을 6.25라는 역사속에 가져다 놓았다.
    전쟁이 아니었으면 행복하게 보낼수 있었던 그들이었지만
    곧바로 이어지는 전쟁은 그들의 행복을 일순간에 빼앗아 갔다.
    밀려드는 북괴군의 남침으로 피난민들과 군인들은 낙동강까지 후퇴를.
    그속에서 젊음이들은 강제 징용을 당하게 된다.
    불운하게 형제는 함께 전쟁터로 끌려가게 된다.
    앞으로 벌어질 일들에 대해 전혀 모른채..
    영화는 50년대의 대구역사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그당시의 모습을 보며 느낄수가 있었다.
    마음이 여리고 약한 동생한테는 전쟁터는 그야말로 지옥이었다.
    감독은 전쟁의 실제 상황을 재현하기 위해 비주얼을 강조한것 같다.
    그리고 곧바로 이어지는 폭격신은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오마쥬로 보여진다.
    무엇보다 시작이 중요하다는걸 새삼 다시 한번 느낄수 있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라이언일병구하기의 초반 30분 전쟁신은 
    종전의 전쟁영화의 한 획을 그은 아주 위대한 시퀀스가 되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투입된 병사들의 겁에 질린 모습을 관객과 함께 느낄수 있었기에
    전쟁에 직접 참여한듯한 느낌을 받아 영화를 보는 내내 공포를 맛보았다.
    태극기휘날리며도 라이언 일병구하기처럼 카메라를 들고 찍으며 좀더 리얼함을
    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신선하지는 못하다. 많이 접한 관객들이라면.
    관객의 눈은 너무나 높은 상태이다. 그말은 비쥬얼보다는 시나리오 드라마에 힘을 더해야 된다는
    소리와도 일맥상통하다.
    이영화가 실미도보다 앞선다는 평가를 받을수 있는 건 바로 드라마다.
    논픽션이 아닌 픽션이기에 어쩌면 실미도를 앞설수 있다고 보아진다.
    전쟁은 이 두형제사이를 멀어지게 만든다.
    동생을 제대 시키기 위해 태극훈장을 타려고 적진 깊숙한 곳으로 목숨을 담보로 뛰어드는 형 진태.
    전쟁이 이어질수록 점점 전쟁광에 빠져드는 진태. 그에게는 그전에 느낄수 없었던 또다른 
    자아가 있었던것 같다. 숨겨져 왔던. 하지만 전쟁은 그속의 끼를 맘껏 펼칠수 있었다.
    변해가는 형을 이해할수 없는 동생 진석.
    둘사이는 자꾸만 멀어지고 전쟁은 어느덧 전세를 뒤집는 상황까지 이르르게 되었다.
    압록강까지 치고 올라간 우리군은 밀려드는 연합군에 의해 다시한번 남으로 후퇴하게 되었다.
    그런 상황속에서 만난 약혼녀 영신.
    하지만 빨갱이로 오인받아 사랑하는 남자 앞에서 죽음을 맞는다.
    눈물이 났다. 흐르는 정도가 아닌 흐느낄 정도의 눈물이.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의 눈물이 아닌
    인간에게 주어지는 엄청난 시련들이.
    그 시련들 속에서 변해가는 모습들이.
    선과 악을 구별할수 없는 전쟁 상황이.
    인간은 본래 악한 존재였는지.
    답답함과 눈물로 좌석에서 일어나려 했다.
    진석이 마저 빨갱이로 오인받아 감옥에 들어가고
    전원 소각하라는 명령에 감옥은 불덩이로 덮히게 되고.
    그앞에서 어쩔수 없이 죽음을 봐야 했던 형 진태는 넋을 잃고 만다.
    하지만 진석은 살아있고 그걸 모른채 미쳐가는 형 진태는 북괴군에 휩쓸려
    깃발부대라는 북한 세력의 핵심 주동인물이 된다.
    그 소식을 전한 동생 진석은 형을 구하기 위해 다시 전쟁터로 나가게 되고
    피를 나눈 형제의 전쟁이 시작된다.
    동생을 몰라보는 형 진태는 동생 진석이를 죽이려 하고
    진석은 형에게 정신차리라고 자꾸만 왜쳐대고.
    몇분간의 실갱이 속에서 진석의 만년필을 보고 진태는 정신을 차리게 된다.
    동생이 살아있다는 기쁨도 잠시 형은 끝까지 동생을 살리기 위해 먼저 보내고
    자신은 그곳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영화는 진태가 죽은 그 자리에서 50년을 흐른채 남아 있는 유골로 보여준다.
    그앞에 세월이 흘러 늙어버린 동생 진석이 형을 그리워 한다.
    이산가족들의 아픔을 볼때 실감하지 못했던건 나의 일이 아니라서 그랬던것 같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 느낄수 있었다. 그들의 아픔이 얼마나 큰지를.
    죽을때까지도 그 한이 맺힌다는걸.
    형 진태는 동생 대학 보내기 위해 구두통을 메고 돌아다니며 동생 뒷바라지에 
    전혀 굴하지 않고 오직 동생하나만 보며 살아간다. 자기에게는 큰 기쁨이었다.

    "나는 너 대학 보내기 위해 구두통을 메고 돌아다녀도 단 한번 후회해본적이 없어.
     너는 나의 희망이었어. 너 하나 잘되는거 보는게 내 기쁨이었단말야."
    나는 그런 형이 되어 보지 못했기에 그리고 무엇보다 남을 위해 자기를 버려가며 살아
    와 보지 못했기에 형 진태의 말을 이해할수 없었다.
    오히려 그말은 무책임하게 들릴 뿐이다. 자신의 인생에 대한 무책임한 도피적 행동에 불과
    해보였다.
    진정한 사랑은 자신을 먼저 사랑할때 생기는게 아닌가.
    자칫 위선에 빠질수 있는 상황까지 치부될수 있다 생각되었다.
    하지만 영화는 나같은 사람들의 생각을 조금은 배려했는지
    동생을 위해 죽음을 선택한 형 진태를 보여줌으로 해서 
    조금은 그의 삶을 이해하게 해주었다.
    전쟁이라는 죽음앞에 놓인 인간들은 나약하기 그지 없다.
    죽음이 두렵기에.
    나 또한 그런 상황이 된다면 총한번 쏴보지 못하고 그자리에서 죽게 될것 같다.
    진정한 공포는 전쟁이라는 상황이 만든 인간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된다.
    남침한 북괴군을 죽이는 장면에서 나도 모르는 잔인함이 보였다.
    통쾌하면서도 전율을 느낄수 있는 장면들이다.
    특히나 진석을 죽음으로 이끌게 했던 대대장을 형 진태가 죽이는 장면에서는
    마치 같이 돌맹이로 그를 죽이는것 같았다.
    두려운건 그런 인간이다.
    전쟁이 나은 또다른 고통인 것이다.
    변해가는건 인간밖에 없어 보인다.
    모든건 그대로인데 오직 인간만이 변해간다.
    아마도 변해가는건 소멸될것 같다.
    고로 인간은 소멸될것이다.
    영화는 전쟁속에서의 형제애를 그렸지만
    오히려 난 그 반대의 슬픔에 젖어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지금이라고 전쟁이 없는건 아니다.
    날아오는 총알보다도 더 무서운 인간들과의 싸움이야말로
    보이지 않는 전쟁의 공포 그 자체다.
    총알에 맞고 죽는것보다 더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인간들을
    볼때 이곳이야말로 6.25보다 더한 곳이라 생각된다.
    영화를 보면서 만족한게 있다.
    바로 배우 장동건.
    그는 이제야 배우가 된듯하다.
    영화 친구에서 해안선 그리고 태극기 까지 
    이제는 연기파 배우가 된것이다.
    눈빛이 살아있다는건 배우로서는 중요하다.
    그는 눈빛이 살아있다.
    장동건이 나오는 영화라면 이제는 한번쯤 관심이 가고
    꼭 한번 보고 싶을 충동을 느낄것이다.
    그외 태극기에 감초역할을 하며 나온 배우들.
    공형진.최민식.김수로.
    공형진이 내던지는 대사는 그야말로 감초역할이다.
    비록 전쟁상황이지만 웃음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역할이었다.
    북괴군 대좌로 나온 최민식은 역시나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이다.
    웃지못할 상황이지만 보면 웃음이 나오는 김수로.
    그 역시 비중있는 역할을 맡아 잘 소화해 냈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많다. 바로 편집인것 같다.
    강제규 감독은 편집을 위해 몇날밤을 새었다고 하는데.
    좀 실망이다. 눈물을 자아내는 부분을 좀더 길게 하지 못하고 바로 넘어가는 부분들은
    눈물이 다시 메말라 버리게 만든다. 그리고 상황전개 또한 빨라 다소 정신 없어 보인다.
    연출 또한 썩 만족할 만하지는 못한것 같다.
    내 생각이지만 돈 많이 들어가는 전쟁신을 조금은 줄이고 
    전쟁 이전의 상황을 좀더 리얼하게 보여줌으로 해서 전쟁의 고통을 
    더 느끼게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라이언일병구하기를 의식했는지 반이상을 차지하는 전쟁신은 다소 지루함을 준다.
    영화 진주만은 잘된 작품은 아니지만 오히려 태극기와 반대가 되는 작품이다.
    전쟁이 있기전의 상황이 무척이나 길다. 그리고 진정한 전쟁신은 약 20분간 이어진다.
    두 영화의 조합이 있었다면 좋았을뻔했다.
    영화가 마침과 동시에 극장안에 불이 켜지고 몇몇 사람들은 눈시울이 불거진채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난 머플러가 젖은채 잠시동안 일어서지 못하고 자막이 다 올라갈때 까지
    앉아있었다.
    그리고는 극장안을 빠져 나갔다.

    뫼르소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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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4/02/29 18:13:25  211.245.***.217  부러운아이즈
    푸르딩딩:추천수 3이상 댓글은 배경색이 바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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