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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 좁은 단추의 안쪽이 너에게 마음을 달아준다. 그 해 국광의 붉은 빛깔, 자기 무릎에 머리를 대던 어미소의 평화로운 열병, 물옥잠의 구멍난 부레가 모두 바둑돌의 흑과 백이었다. 지천의 꽃들이 허공을 향해 시작되던 하혈도, 네가 빨아들던 담배 끝 새빨간 불꽃도 다만 개의 눈이 바라보던 흑빛 세상. 굴뚝 청소를 하고 나온 오빠, 몇 해 동안 분갈이 해보지 못한 오빠, 이삿짐 속 허름한 이삿짐이던 오빠, 방바닥을 걸레로 훔치면 네가 흘린 얼룩들이 고분고분 닦여 나왔다. 대야에 담긴 빨래처럼 누군가 헹궈주기를 바라며 마음이 세제 거품 몇 알갱이에 의지해 둥실 떠 있다. 골목마다 칸칸이 놓여있던 쓰레기통들이 모두 네 고향이던 때, 남루한 밤이 네게 마음을 매달아 준다. 한 밤 뒷간에서 거울로 자기 얼굴을 비춰보면 훗날 애인 얼굴이 나타난대, 기억이 포도알처럼 자주색 피를 쏟으며 달게 터졌다. 아무래도 나는 나를 사랑할 운명인가 봐, 수은칠이 반쯤 벗겨진 거울 안에서 나는 너를 흉내내며 비스듬히 잘린 채 반쯤 웃었다.
묘한 낙서와 음악,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시.
이 시간 한 명 쯤은 나와 같은 주파수를 공유하고 있는 사람이 있겠지 라는 생각을 합니다.
굳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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