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여러분?
약 한달간 노예질을 하게 된
전까페용병현까페노예 입니다.
음...날이 더워요.
까페에는 에어컨을 틀지만
커피머신과 오븐2~3대가 돌아가는 주방은
불지옥...
아직 한여름이 아니라 그나마 버티지
한여름이면 주방내부온도 40도 가까이 올라가고
저는 이런 표정으로 손님을 받겠죠.
손님들 이해좀...
어느 날, 잉여롭게 앉아 레시피를 정리하는데
사장 : 노예야
노예 : 예 주인님
사장 : 밀가루를 시켰는데 호밀가루를 서비스로 줬네
노예 : 올ㅋ
사장 : 이걸로 뭐 만들어
노예 : 사장님은 노예에게 호밀가루를 주셨어요...
노예는 자유롭지 못한 빵요정이에요...
나쁜도비
말하면 만듭니다.
크랜베리랑 호두를 넣고 만든 호밀빵입니다.
음...사실 하얀 밀가루보다는 통밀, 호밀이 몸에 좋죠.
특히 호밀엔 섬유질과 비타민.무기질이 많아 변비에도 좋고 건강에도 좋지만
푸석푸석해서 싫어...
-다음날-
사장 : 우리 브런치에 피클 있잖니
노예 : 예 있습죠
사장 : 하지만 이제 없다, 만들어
말하면 만듭니다.
오이랑 파프리카, 무, 양파를 썰어서 만듭니다.
피클링스파이스랑 월계수잎, 설탕,소금,식초,워터를 넣고
아 참, 피클에 청양고추 몇 개 들어가면 씨원한맛이 나고 좋습니다.
이것은 나만의 비법
-다음날-
오늘은... 사장님이 쉬신다.
그리고 까페에 나 뿐이다.
으흐흐흐흐....농땡이...농땡이를 피워야지...
따르르르릉
노예 : 여보세요?
사장 : 나다
노예 : 어이구 사장님 저는 오늘도 보람찬 노동의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사장 : 가게 CCTV가 내 핸드폰과 연결되어 있단 사실을 까먹었구나
노예 : (흠칫)
사장 : 핸드폰게임하면서 코파지마 샊ㄲ야, 빵이나 구워
노예 : (조용히 손을 씻고 계량을 한다)
....
복수하겠어...복수하겠어...
나만의 잔인한 방법으로... 복수를 해버리겠어...
☆ 손님에게는 의리를, 크랜베으리식빵 ★
-재료-
강력분 600g
설탕 40g
소금 10g
이스트 12g
물 280g
생크림 140g
버터 30g
크랜베리 100g
유기농강력분을 계량해주시고
소금과 설탕을 한쪽 구석에
다른 한쪽에는 이스트를
이스트설탕소금을 한군데 모아두면 발효가 잘 안됩니다.
날이 더워서 반죽온도가 쉽게 올라가니
찬물을 사용합니다.
반죽온도가 너무 높아지면 발효가 너무 빠르거나 과발효가 되어
빵이 푸석푸석해지죠.
생크림도 차갑게
반죽기에 넣고
우우우우우우웅
빵을 이렇게 반죽하면 글루텐 이 생성되죠.
이것을 순서대로
픽업단계 - 클린업단계 - 발전단계 - 최종단계 - 렛다운단계 - 브레이크다운단계(파괴단계)
라고 해서
1단계 픽업단계에서는 가루와 물이 섞이는 단계이고
2단계 클린업단계에서는 가루와 물이 한덩어리가 되는 단계인데
클린업단계 이후 버터를 넣습니다.
갑자기 머리아프게 뭔 소리냐구요?
그냥 내 지식자랑입니다...는 농담이고
이거 제과제빵 필기시험에 100% 나오는 문제입니다.
혹시라도 자격증 공부하시는분 외워두세요(feat.성시경)
실온에 두어 말랑해진 버터를
반죽에 투척!
생크림과 버터가 많이 들어가서 반죽이 꽤 질어요.
이렇게 반죽을 하면서 글루텐이 발전되는 것이
반죽의 50~80%가 된 상태
3단계인 발전단계입니다.
여름철 소부랄처럼 축축 처지던 반죽이 글루텐이 생성되면서
빵이 이렇게 한덩어리로 뭉치게 됩니다.
반죽이 이렇게 매끈해지면 반죽이 어느정도 다 된건데
이것이 반죽이 80~110% 상태가 된
4단계 최종단계입니다.
거의 대부분의 반죽이 여기서 끝나는데
식빵은 약 100%로 잡아주어야 합니다.
이걸 어떻게 확인하느냐
반죽을 약간 잡아떼어서 손으로 죽죽 늘리다보면
저렇게 굉장히 얇게 늘어납니다.
이 반죽의 얇은 정도가 손가락을 댔을 때
지문이 비추는 정도
그럼 거의 100퍼센트입니다.
그 이후 렛다운, 브레이크다운 단계는
글루텐이 파괴되면서 빵을 못하게 되는 단계인데
잉글리시머핀같은 경우 반죽을 많이 해서
렛다운단계에서 굽습니다.
이것도 시험에 나옵니다.
그럼 크랜베리를 넣고 살짝 섞습니다.
크랜베리가 굉장히 많죠?
맞아요. 원래 레시피에는 크랜베리가 100g이지만
나는 사장님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120g을 넣었습니다...후후
사장님...제가 이렇게 무서운 사람입니다.
화.나.게 하지 마시죠..? 쿠쿡
후...후...
한덩어리로 둥글려서
볼에 넣고
비닐을 살짝 덮어서
발효실에서 40~50분정도 발효시켜 줍니다.
이것이 1차발효입니다.
1차 발효 후 반죽이 매우 빵빵하게 되었군요.
가운데를 찔러보는방법이 정확해요.
배꼽테스트라고 하는데 손가락에 밀가루를 묻혀 반죽을 찔렀을 때
반죽이 그대로 유지되는겁니다.
발효가 덜 되었으면 막 오그라들어요.
얘를 6개로 분할해서
둥글리기 후
비닐을 덮어서 중간발효 15분
중간에 손님이 아이스라떼 테이크아웃 주문해서 중간중간 커피도 만듬.
빵반죽하는데 주문들어오면 멘붕...
그나저나 이번에 원두를 바꿨는데
심하게 맛있음...
우리까페에는 아이스는 무조건 투샷이 들어가는데
맛이 굉장히 찐함...
항상 아메리카노만 마시는데 요즘 라떼를 입에 달고 삼.
그래서 손님 주문 받으면서 내것도 만듬.
홍보목적 아닙니다. 그냥 내 자랑입니다.
까페오지마세요ㅋ 알려달라고도 마세요ㅋ
커피 잠깐 빠는동안 중간발효 끝
밀대로 길게 밀어서
양옆을 접고
돌돌 말아주면
김밥이 완성
접은 부분이 아래로 가게 3개씩 합쳐서
팬에다 넣고 살짝 눌러주고 발효실 넣고 2차 발효
팬 위로 1센치 삐져나올때까지 발효
180도에서 25분간 굽고 빼면
까페 안에는 갓 구운 빵내음이 한가득
크렌베리 정말 자비없이 넣었습니다. 하하하하
시간이 남아서 베이글도 만들었는데
사람들은 알까...?
베이글은 이렇게 삶아서 만든다는 것을...
대부분 삶는 과정을 생략하지만
맛에는 큰 차이가 있음.
삶아서 구우면 겉은 바삭, 속은 쫄깃
갓 구운 베이글맛은 정말이지....
별이 다섯개
그렇게 빵 굽고 재고정리하고 손님 받고 마감청소 다 해놓으니까
9시, 퇴근은 10시
커피는 아까 많이 마셔서 아이스티나 마실라고 갔는데
뭔가 푸더덕푸더덕 거림.
앞에 주말농장이 있어서 뭐...나방이겠지 싶었는데
뭔가 검고...크고...아름다운 반들거리는 무언가가
포물선을 그리며 나에게로 날아옴.
적어도 내 뻐큐손가락 크기.
5옥타브 솔#의 비명을 지르고
양손에 살충제를 들고 살풀이춤을 춤.
작업대 위로 그놈이 떨어짐.
세상에 바퀴벌레가 날아다니는건 또 처음보네...라고 생각했는데
(※벌레주의)
경고했음
3
2
1
내 살다살다 아무리 뒤에 산이있고 앞에 농장이 있다지만
도심 한복판에 사슴벌레라니...
놀란가슴 쓸어내리고 보니
아뿔싸
살충제를 정신없이 뿌렸더니 여기저기 얼룩덜룩...
식기류나 컵에 묻진 않았지만 괜히 찝찝해서 대청소
마감시간 10시인데 10시 40분 퇴근
버스 중간에 끊김
택시탐.
집에와서 식고 잠.
ㅎㅎㅎㅎ....
여러분, 저는 잘 살고 있답니다.
-여러분이 오셔도 저의 월급이 오르거나 하진 않습니다
-그러니 오지마세요 제발...힘들단마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