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찰청 개똥 투척 사건으로 교도소 들어가며. ]
(절대로 제 벌금을 대납하지 마세요!)
- 검찰청 개똥 살포 사건으로 나온 벌금을 몸으로 때우러 교도소를 찾아 들어가며, 대한민국 검찰에 당부 드립니다. 지금으로부터 거의 1년 전인 작년 10월 31일.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최순실이 조사 받으러 불려 들어 간 직후. 저는 국정농단 사건의 주도자 최순실에 대한 봐주기 수사로 일관하던 중앙지검 현관에 개똥을 살포하고 ‘시녀검찰 해체하라’는 피켓을 흔들며 구호를 외쳤습니다. 당시 검찰은 국정농단 사태의 악질적 가담자라고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현관 유리에 개똥을 뿌렸을 뿐인데, 그 직후 청사 담당 검사에 의해서 ‘건조물 침입’, ‘공무집행 방해’, ‘공용물 훼손’ 세 가지 창조 법률적인 죄목으로 체포 되었습니다. 그리고 3시간 동안 ‘개똥을 어디서 퍼왔냐?’, ‘몇 곳에서 퍼왔냐?’, ‘개똥 퍼 온 통을 산 자금은 어디서 놨냐?’, ‘배후세력은 누구냐?’는 등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동네 ‘똥개가 개똥을 제공한 배후세력임’을 끝내 밝히지 않았습니다. 전대미문의 중요 ‘용공 사건’?의 피의자가 그 배후 세력을 밝히지 않은 때문인지, 검찰은 다음 날인 11월 1일 밤 유치장에 있던 저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는 통보를 해왔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에 대해 여론이 워낙 안 좋다보니, 검찰은 자기들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폐기시키고 다음 날 저를 풀어 줬습니다.
그 이후 언론에는 검찰이 그간 최순실과 우병우에 의해 사조직화 되어 헌정을 유린했던 사실이 속속들이 밝혀졌습니다. 검찰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울 정도였습니다. 이에 따라 저의 개똥 살포 명분은 분명해 졌기에 나름대로 검찰이 이 사건에 자성하고 무혐의 처리를 하지 않을까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은 이 사건을 ‘수사기관의 권위를 훼손하는 악질적인 폭력 사건’으로 분류해서 기소했고, '피고인의 폭력성을 교정하기 위해서는 실형이 불가피하다', ‘피고인을 교화하고 올바른 행동으로 이끌려면 실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공소장에 명시하며(사진 참조), 건조물 침입 죄로 저에게 징역 10월을 구형했습니다. 저는 이에 깜짝 놀랐습니다. 검찰의 자성을 바라는 시민의 성토에 대해 어떻게 국정농단 당사자인 검찰이 마치 정의의 사자가 된 양 일벌 백계를 운운할 수 있다는 말입니까. (2년 전에도 저는 박근혜 전단지 뿌리던 중 검찰의 과잉 수사에 항의해 대검찰청 앞에서 ‘검찰은 권력의 도사견 역할 그만 하라’는 취지의 기자 회견을 하는 중, “멍멍멍” 외쳤다는 이유로 집시법위반 혐의로 체포 되어 8개월 간 구속 되었었습니다. 대쪽 같이 곧아서 아무리 사소한 사건도 일벌백계하는 ‘정의의 검찰’의 행태는 그렇게 해가 가도 바뀌지 않은 것입니다.) 하여 저는 개똥 재판 중 최후 변론에서 ‘이렇게 자성하지 못하는 검찰 인 줄 알았으면 그 귀한 개똥을 청사에 안 뿌렸을 것’이라며 “검찰청사 현관에 뿌린 개똥이 아깝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8월 27일. 서울 고등법원 제 9형사부)
이에 법원은 1심, 2심에서 각각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특히 재판부가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이유는 ‘죄질이 좋지 않다’는 것인데, 나름대로 장인정신을 가지고 동네를 뒤져 모은 ‘양질의 개똥’을 검찰청에 쏟아 부은 사건의 당사자에게 ‘질이 좋지 않다.’는 판결은 자존심을 상하게 만들었습니다. 당시 변호를 맡았던 (민들레 법률사무소) 김인숙 변호사님은 누구나 오갈 수 있는 검찰청 현관 앞에 섰던 것을 ‘건조물 침입 죄’로 묻는 것은 법리오인이라며 변론 했지만, 재판부의 입장에서는 이 사건을 무죄 처리하면 자기들 법원에도 나중에 비슷한 건으로 개똥 뿌려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부득불 유죄 처리를 할 수 밖에 없었던 듯 합니다.
하여간 이런 터에 대법원에 상고해 봤자 결과도 뻔 할 것이기에 종이 값 아끼려 상고를 포기했고, 9월 중순 벌금이 확정되었습니다.(200만원 - 30만원(재판 출석) = 170만원) 하여 며칠 전부터 ‘벌금 납부기간 지나 지명 수배 떨어져 잡으러 다닌다.’는 경고 문자가 계속 검찰청에서 쏟아져 오고 있는 중입니다.(사진) 길가다 난데없이 끌려가면 품격에 치명적 손상이 가하질 듯해 제 발로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군산 지검에서 수속 마치고 군산 교도소로 이송됩니다.
- 지난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거쳐 검찰은 최고 권력자에 기생해 자신들의 영달을 위해 사법질서 마저 파괴하는 ‘간신배의 대명사’로 불리워졌습니다. 검찰은 본인들 스스로를 ‘대한민국 최고의 엘리트’로 여겨 우쭐해 할지 모르겠지만, 많은 국민들은 ‘검찰 짓 꺼리 하느니 차라리 강도짓을 하라’는 얘기할 정도로 강도 보다 못한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이 검찰이었습니다. 강도는 눈에 보이는 사람 돈 몇 푼 털고 말지만, 검찰은 서민들이 일상을 살아가는 생존의 기반인 사법체제를 무너트리고, 국가의 근간을 흔들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강도는 잡히면 처벌 받는데, 검사들은 백주 대낮에 버젓이 강도짓 하고 나서 하나같이 승진의 승진을 거듭하니 말입니다. 더군다나 그러한 부조리를 참다 못해 내부에서 용기 있게 자성의 목소리를 내는 검사가 나타날라 치면, 이를 철저히 왕따 시키는 것이 검찰 집단입니다. 초등학생들도 하지 않는 짓을 대한민국 최고의 엘리트라고 자부하는 이들이 하고 있는 것입니다.
박근혜 탄핵 이후로 국가 기관을 정상화 시켜야 한다는 데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고 이런 저런 변화를 위한 움직임이 있지만, 검찰은 여전히 제 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듯 합니다. 특히나 검찰은 ‘적폐청산’의 기치를 높이며, 과거 정권의 치부를 열심히 파헤치는 성의를 보이고 있으나, 정작 본인들의 과오에 대한 반성과 체질개선은 폼에 그치고 있는 듯 하고, 스스로의 기득권을 내려놓으려는 의지도 없는 듯 합니다.
특히나 최순실 사태 이후 우병우 사단 검찰이 조금 솎아진 상황 이지만, 그것은 ‘중앙 정부’의 일일 뿐, 각 지역의 최순실과 각 지역의 우병우 사단은 여전히 활기를 치면서 민생고를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가령 제가 사는 군산에는 2000억대 [하수관거 BTL 민자사업] 비리가 있었고 이에 대해서는 실사에 나섰던 ‘국민권익위원회’에서마저 ‘비리사업’이라고 아예 못 박아서 명시 했으며, 지역 방송에는 200번 넘게 다뤄졌는데, 이를 수사하는 군산지검에서는 ‘무혐의’처리를 냈습니다. 이렇게 지역의 최순실과 지역의 우병우 사단은 여전히 건재한 상황입니다. 이런 총체적 난국을 개선하고, 가진 놈 보호하는 ‘강도보다 못한 검찰’이 아닌, 국민을 대변하는 ‘민중의 검찰’로 거듭나기 위한 길은 오직 뼈를 깎는 개혁 밖에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일제강점기의 잘 못된 관행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검찰의 기소권 독점’을 바꿔야 합니다. 스스로 주체할 수 없을 만큼의 힘이 집중되다 보니 검찰은 그 절대 반지에 휘둘리면서 여태껏 권력의 주구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입니다. 하여 무엇보다도 먼저 검찰의 기소권을 경찰과 나눠야 합니다. 통렬한 참회를 통해 이뤄야 할 일입니다. 밥그릇 내 놓기 싫더라도 스스로 ‘국가 공무원으로서 무엇이 진정 국가와 국민을 위한 일인지.’, 통렬히 반성하고 숙고해서 ‘그리 해야 겠다’고 여겨지면 뒤 돌아보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하물며 이렇게 아무 가진 것도 없고, 소속도 없고, 지위도 없는 별 볼일 없는 일 개인도 ‘검찰개혁’을 염원하는 마음에 행동을 하고, 재판을 받아 벌금 선고를 받고, 교도소 찾아 들어와 항문검사 받으며, 학대 받는 개처럼 작은 방에 갇혀 수감자들과 엉켜 수모의 나날을 보낼 것을 각오하며 ‘검찰개혁’을 외치는데, 문제의 당사자인 검찰이 자기 일에 나 몰라라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저는 교도소 수감방에서 ‘검찰개혁’이라는 문구를 써 놓고 이를 염원할 테니, 검찰도 진지하게 자성해야 합니다.
그나마 윤석열 지검장과 임은정 검사를 비롯한 일선에서 자신의 소신을 밀고 가는 용기 있는 검사들 몇몇이 질식사 직전의 검찰 조직에 숨통을 틔웠고, 그분들에 대한 국민의 감사는 이루 다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용기’보다는 ‘암기’를, ‘진리’보다는 ‘사리(私利)’를, ‘소신’ 보다는 ‘일신’의 영달을 위해 사법고시에 몰입한 이들의 뒤틀린 인간성 때문인지 그런 빛이 되는 분들이 너무 예외적으로 반짝이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강도들 중에서도 100에 둘 셋은 양심 있는 목소리를 내는데, 하물며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가는 공평한 마음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국민을 섬기고 국가에 봉사한다.’는 검찰 선서를 해야만 임명되는 검사들의 ‘예외적 양심’이 너무 놀라울 따름입니다.
과거로터 검찰은 ‘권력의 주구’ 역할을 자처해 충분히 굽신 거렸으니, 이제는 ‘민중의 대변자’로 당당히 허리 펴야 합니다. 그 용기를 내지 못하면 검찰 뿐 아니라, 서민이, 나라가 바로 서지 못하고 후손들의 존립이 위태로워질 테니 틀림없이 그리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용기는 ‘어떻게 이 나라, 이 조국에 봉사할지’에 대한 ‘추상적이고 거창하며 이상주의자 적인 고뇌’여서는 안 될 것입니다. 거창하고 그럴싸한 관념보다는 ‘오늘 지검장이 나에게 내린 부당한 명령’을 거부할 'NO', ‘싫어’라는 한마디 말을 실현 할 ‘구체적 용기’에 대한 고민이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실현할 수 있는 실천적 용기에 관한 것이어야 합니다. 그 용기를 어떻게 내야하는지 감이 안 오시면, 세상에 당당히 서기를 원하는 이들의 바이블인 [둥글이의 유랑투쟁기(한티재)]를 구입해서 읽으십시오. ㅠㅜ 인터넷 교보문고 등에서 주문하시면 배달됩니다.^^‘ (이 글 역시 장황한 책 선전 였음. 크흑... 남은 재고 빨리 팔아야 한다는 출판사의 지령이 있음. 권당 1,500원 떨어지는 인세를 위해 발악을 하는 이 처절한 몸부림.ㅠㅡ)
* 가난한 활동가라 수중에 여유 돈도 없거니와, 돈이 있어도 170만원이나 되는 돈 아까워서라도 내고 싶지 않아, 검찰의 자성을 촉구하며 군산교도소 찾아 들어갑니다. 한편으로는 이는 내가 사는 이 사회를 이 모양 이 꼴로 만든 주역 중의 하나인 나 자신이, 더 치열히 살지 못하고, 말로만 떠벌려 대며, 남 탓만 하던 과오에 대한 참회이기도 합니다. 오래 있는 것도 아니고 17일 살다 올 터인데, ‘절대로 벌금 대납하지 마십’시오. 거듭 말씀 드리지만 제 자의로 교도소 찾아 들어 가는 것이니 ‘절대로’ 벌금 대납해서 저를 빼내지 마십시오. 그럴 돈 있음 한 푼이 절실한 분들을 도와주십시오. 또한 애초에 ‘면회 사절’ 입장을 밝히고 들어가니 교도소 오셔도 면회 안 됩니다. 한 가지 소박한 바람이 있다면 독방에 수용되는 겁니다. 박근혜 정권시절 사법 만능 주의 픙토로 사람들을 교도소에 마구잡이로 쑤셔 넣다보니 평균 수용인원이 120% 과포화 상태이고 이에 따라 독방 경쟁률이 사법고시 경쟁률 보다 쌘데, 부디 박근혜 감방 반절 크기의 독방이라도 배정받아 덜 부대낄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박근혜 정권에 저항한 결과의 처벌을 몸으로 때우러 교도소로 향하며, 그렇게 박근혜에 대한 가득한 부러움을 가져 봅니다.
- 2017년 10월 26일. 개똥 살포 1주년 즈음 해서 둥글이.
* 시민들께 대한 당부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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