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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jjhumor_99
    작성자 : 어니군
    추천 : 62
    조회수 : 2264
    IP : 211.223.***.156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04/06/05 06:05:56
    http://todayhumor.com/?jjhumor_99 모바일
    [어니군]왜 사냐건 웃지요.3
    #제목처럼 웃고 싶군요









    [11] 



    순돌이를 매몰차게 떼어내버린 그 다음날 등교를 하려고 집 밖 

    을 나오는데 평소에 기다리던 순돌은 없었다. 



    어니- 다행이지..뭐...이제서야 떨어졌네..철거머리같은 놈.. 



    말은 저렇게 하였지만 등교를 하는 나의 등뒤는 텅 빈 허전함이 

    느껴졌고 말을 하고 있는 입은 씁쓸했다. 



    학교에 도착해보니 순돌이는 벌써 등교해서 창문밖을 보며 뭐가 

    좋은지 '헤헤헤' 거리며 웃고 있었고 난 녀석에게서 고개를 돌렸다. 



    친구- 어랏..오늘은 네 부하가 먼저 와 있네.. 

    어니- 무슨 부하야..헛소리 그만해라... 

    친구- 순돌이 녀석 등교하자 마자 창밖을 보고 뭐하는지.. 

    어니- 몰라..원래 이상한놈이잖아..냅둬.. 



    시작종이 울리고 수업이 시작되자 순돌이는 자리로 돌아와 책가 

    방에서 무엇을 꺼내더니 그걸 보며 엎드린 자세로 중얼거렸다. 



    순돌- 헤헤헤헤...칠사 이씨팔...칠오 삼시보..헤헤헤 



    녀석은 내가 연습장에 써 준 구구단을 낮은 소리로 중얼거리며 

    외우고 있었고 그게 꽤나 즐거운 듯 했다. 



    어니- '휴........' 



    녀석을 보며 속으로 뜻모를 한숨을 쉰 나는 녀석에게서 고개를 

    돌려 수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수업이 중간쯤 됐을때..녀석은 외우던 구구단을 그만두고 교과서 

    를 꺼내더니 연습장에 연필로 글씨를 쓰기 시작했다. 



    어니- '응?...한글 연습도 하네....나 참 헛....' 



    순돌이에게 신경 쓰지 않으려는 나는 또 다시 녀석에게 향한 

    고개를 돌려 수업에 열중했다. 



    한동안 한글 연습을 하던 순돌이는 수업이 끝나자마자 다시 창가 

    로 달려가더니 창밖 구경을 하는데 열중했다. 

    그렇게 그날 하루 순돌이는 수업중에는 '구구단 외우기' 와 '한글' 

    공부를 하고 쉬는시간에는 창가에서 창밖을 봤다. 



    ...녀석은 대체 창밖에 무엇을 보는 걸까? 






    [12] 



    내가 초등학교[당시 국민학교] 4학년때는 일주일동안 3일은 오후 

    수업도 있기에 도시락을 싸고 다녀야 했다. 

    항상 난 도시락을 싸온 날이면 친구 몇몇과 빙 둘러 앉아서 점심을 

    먹곤 했는데 생각해 보면 순돌이는 점심시간 마다 밥은 먹지 않고 

    어디론가 사리지곤 했다. 



    친구1- 너 오늘 순돌이랑 말 안하던데? 

    어니- 귀찮아서 떼버렸어.. 

    친구2- 잘했어..우리반 애들 엄청 싫어 하잖아.. 

    친구3- 난 어니 니가 순돌이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어니- 헛소리 그만 집어 쳐..내가 그따위 녀석을 왜.. 

    친구3- 아무튼 잘했다..그런놈하고 놀면 너만 이상해져.. 



    점심 시간에 밥을 먹으며 반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었고 생각보다 

    반애들이 순돌이에 대한 적대감이 크다는 걸 알았다. 



    어니- '그래..어니야..니가 잘한거야..잘한거야.' 



    밥을 먹으면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곤 내가 순돌이를 떼어낸게 정말 

    잘한 일이라고 스스로 말했지만 그날따라 밥맛은 유난히 없었다. 



    밥을 먹고 친구들과 장난 좀 치다가 갑자기 내 시야에 순돌이가 쉬는 

    시간마다 창밖을 보던 창가가 보였다. 

    갑자기 궁금증이 밀려온 나는 창가로 다가갔고 창밖을 내려다 봤지만 

    그다지 특별한 건 없었다. 



    어니- 몇몇 애들이 흙먼지 뿌리며 축구하고 있고...음..나무들.... 

          대체 이런 운동장에서 뭘 볼 수 있지? 가을이라 좀 쌀쌀하네.. 



    교실에 있지만서도 가을이라 좀 쌀쌀해서 의자에 걸쳐둔 겉옷을 

    입으로 자리에 가려고 하는데 창밖의 운동장 있는 한 녀석이 내 

    눈에 띄었다. 



    어니- 엇..저거 순돌이 아니야? 



    멀리서 보이는 한 작은 아이가 운동장 둘레를 계속 뛰며 돌고 있 

    었고 꽤나 빨랐다. 



    어니- 저렇게 뛰면 곧 지칠텐데...달리기 하나는 무지 잘하네.. 



    녀석이 예전에 내 가방을 들고 뛸때도 보았지만 정말로 달리기 

    하나는 그 누구보다 잘했던 것같다. 

    한동안 순돌이를 지켜 봤는데..녀석은 계속 달리면서 운동장을 

    돌더니만 순간 멈춰서서 땅에 떨어진 무언갈 줍더니 다시 달렸다. 



    어니- 뭐지?...너무 멀어서 안 보이네... 



    녀석이 무엇을 주웠는지 알고 싶었지만 너무 멀었기에 잘 보이지 

    않았고 그런 궁금증을 뒤로한채 난 자리로 향했다. 



    ...순돌이는 의외로 비밀이 많은 녀석이었다..-_- 







    [13] 



    하교길에 집에 가는데 역시 순돌이는 내 뒤를 쫓아 오지 않았고 

    난 이상하게도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되었다. 



    어니- 아 신경 쓰기 싫은데.... 



    그렇게 자꾸 뒤를 보며 집에 도착했고 집안으로 들어가던 나의 눈 

    에 순돌이의 모습이 보였다. 



    순돌- 헤헤헤헤헤헤헤 



    녀석은 무엇이 그리 좋은지 특유의 '헤헤헤' 웃음으로 집을 향해 

    뛰어가고 있었다. 

    녀석은 대문 앞까지 가더니 '벨' 을 눌렀고 이내 곧 대문이 열리자 

    집안으로 들어갔다. 



    어니- 음..... 



    그런 싱거운 장면을 보던 나는 '음..' 이라는 소리와 함께 역시 

    집안으로 들어갔다. 



    당시 우리집은 3층이었는데..집안으로 들어간 나는 얼마 후 창문 

    으로 밖을 내다 봤는데 또 순돌이가 눈에 잡혔다. 



    어니- 저 녀석 뭐하는거야-_- 



    창밖으로 보인 순돌이는 '비석' 2개로 혼자 비석치기 놀이를 하고 

    있었는데..혼자해도 재미있는지 '헤헤헤' 웃고 있었다. 



    어니- 무서운 놈...혼자하면 재밌나? 



    그렇게 혼자 비석치기를 하던 순돌이를 지켜봤는데..역시 예전에 

    내가 질 수밖에 없는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 



    어니- 저 녀석이 잘하는건..딱 2가지..비석치기..달리기..-_- 



    순돌이는 비석치기가 이내 곧 지겨웠는지 비석 2개를 한쪽 구석에 

    두고 갑자기 앞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어니- 헉...이번에는 달리기인가..그런데 헤헤헤 웃으면 달리냐..? 

          남들이 보면 제정신이 아닌줄 알겠군.. 



    그러나 순돌이의 모습을 3층에서 보니..'헤헤헤' 웃으며 달리는 

    녀석의 모습이 이상하게도 그렇게 시원하게 보일 수가 없었다. 



    ...그나저나 암튼 혼자서도 참 잘 노는 놈이었다. 







    [14] 



    그렇게 순돌이와 모른 체 지낸지 1주일 가량 지났을까..순돌이가 

    하는일은 '구구단 외기' '한글 공부' '창 밖 보기' '달리기'로 항상 

    같았다. 



    어니- 지겹지도 않나...-_- 



    그러나 녀석은 항상 특유의 웃음을 잃지 않았고 나름대로 '왕따' 

    생활을 잘 버티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에 갑자기 순돌이에게 말을 거는 녀석이 몇몇 생겼 

    는데..그 녀석들은 바로 옆반놈들이었다. 



    어니- 저놈은 옆반에 '돌석'이와 '봉구' 아냐? 



    돌석이와 봉구는 바로 우리 옆반놈들이었는데 어린나이였지만 학교 

    에서도 질이 안좋기로 유명한 놈들이었다. 



    돌석- 니가 순돌이냐?.... 

    순돌- 헤헤헤헤...[끄덕끄덕] 

    봉구- 너...우리랑 이야기 좀 하자 

    순돌- 헤헤헤...이야기?...헤헤헤 

    돌석- 따라 나와라..... 



    그렇게 순돌이는 점심시간에 봉구와 돌석이라는 녀석을 따라 나섰 

    고 수업이 시작 될 쯤에 돌아왔다. 



    어니- '그 녀석들 질이 별론데...대체 왜 순돌이를...에이 내 일도 

          아닌데 신경 쓸 필요 없지....' 



    조금은 걱정을 했지만 그냥 내 일이 아니라는 핑계로 외면을 하려고 

    애를 썼다. 

    그러나 순돌이는 거의 매일 점심시간이 시작되면 봉구와 돌석이를 따 

    라 나섰고 그리고 항상 수업이 시작될 쯤에 들어왔다. 



    어니- '뭐지...대체 뭐야?' 



    매일 봉구와 돌석이가 순돌이를 데려가니까 무슨일이 있는지 궁금 

    했었지만 이내 곧 그런 궁금증은 풀렸다. 



    ...순돌이가 봉구와 돌석이에게 돈을 뜯긴다는 소문이 돈 것이다 







    [15] 



    그런 소문이 나돌았지만 '소문은 소문일뿐' 이었고 또한 순돌이 

    를 좋아하는 애들이 없었기에 모른체 했었다. 



    어니- '아니...저놈은 뭐야?' 



    순돌이가 돈을 뜯긴다는 소문이 돌자 우리반에 '유치' 녀석을 필두 

    로 몇몇이 순돌이에게 접근을 시작했다. 



    유치- 순돌아... 

    순돌- 헤헤헤헤....왜? 헤헤헤헤 

    유치- 잠깐만 일루 와봐.... 

    순돌- 헤헤헤헤헤.... 



    순돌이는 유치와 몇몇 애들을 따라갔고 그들은 잠시 후 서로 친근히 

    대화를 하며 들어오고 있었다. 



    어니-' 뭐..별일 아닌가...' 



    그런데 갑자기 유치녀석이 순돌이 귓가에 몇마디 소근 거렸고 순돌 

    이는 이내 알았다는 듯이 '헤헤헤' 웃으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어니- '뭐..뭐야?' 



    그러나 나의 궁금증은 단 몇초 후 풀리게 되었다. 순돌이는 성큼성큼 

    나의 예전 짝꿍 미연에게 가더니만 갑자기 치마를 들추며 '아스께끼' 

    를 외치는게 아닌가....-_- 



    순돌- 헤헤헤헤.....빤쮸..빤쮸..헤헤헤 



    미연은 그 자리에서 울어버리고 멀리서 지켜보던 유치와 몇몇 애들 

    은 그게 즐거운지 실컷 웃고 있었다. 

    유치와 몇몇 애들은 순돌이를 데리고 다니며 계속 해서 저런짓을 했 

    고...안그래도 순돌이를 싫어하던 여자애들은 순돌이를 보고 이제 

    대놓고 욕하기 시작했다. 



    어니- '뭐야...이거 완전...' 



    순돌이에게 말을 걸며 접급하는 애들이 생겼지만..도리어 그 애들은 

    순돌이를 이용하고 있었고 순돌이는 아무것도 몰랐다. 단지 자기 주 

    변에 누가 있다는 것이 좋았던 모양이다. 



    ...하지만 순돌이 녀석은 점점 더 고립되어 가고 있었다. 












    투 비 컨티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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