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이 다른 정당과의 통합 문제와 관련해 비밀리에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17일 알려졌다. 그 결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당할 경우 정당 지지율이 20%까지 상승하며 시너지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합당하는 것보다 효과가 컸다. 국민의당은 이 같은 여론조사를 바탕으로 내년 지방선거 전 바른정당과 통합 추진에 속도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싱크탱크인 국민정책연구원은 지난 13~14일 여론조사 회사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19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면접 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현 체제에서의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9.3%, 자유한국당 15.0%, 국민의당 6.4%, 바른정당 6.8%, 정의당 5.4%였다. 이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할 경우를 가정해 정당 지지율을 묻자 민주당 46.3%, 한국당 15.6%,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당 19.7%, 정의당 5.3%였다. 각각 한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해온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할 경우 20%에 가까운 지지율을 기록하며 민주당에 이어 지지율 2위에 오른다는 얘기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통합을 가정했을 경우는 민주당·국민의당 통합당은 54.6%, 자유한국당 15.9%, 바른정당 7.2%, 정의당 7.7%였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각자 기록한 지지율의 합(55.7%)보다 낮게 나온 셈이다. 또 한국당과 바른정당 통합 시에는 민주당 48.9%, 한국당·바른정당 통합당 26.3%, 국민의당 6.2%, 정의당 5.4%였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민주당과 국민의당,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각각 합당하면 지금 정당 지지율을 합친 정도거나 약간 오른다"며 "하지만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하면 두 당 지지율을 합한 것보다 약 7%포인트 더 높아져 시너지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호남 민심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에는 호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국민의당 호남 중진 의원들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호남 민심에 반하는 것"이라며 반대해왔다. 현재 광주(光州)·전라 지역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68.0%, 국민의당 8.6%였는데, 민주당·국민의당 통합 시엔 74.4%였다. 두 정당 지지율 단순 합계보다 낮아지는 것이다. 반면 국민의당·바른정당이 통합할 경우엔 민주당 58.6%, 국민의당·바른정당 20.9%로 조사됐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정당 간 연대 내지는 통합 논의가 물밑에서 이뤄지고 있다. 민주당은 최근 비공식적으로 국민의당에 연정(聯政·연합정부) 구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은 이 같은 제안에 일단 "장난질 치지 말라"며 거부한 상태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김무성계도 통합을 논의하고 있다. 여기에 반대하는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 등 자강파는 오히려 국민의당과의 연대 쪽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당도 호남 중진을 중심으로 한 민주당 연대파와 안철수계가 주도하는 바른정당 통합파로 나뉘어 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최근까지 당 대 당 통합에 대한 여론조사가 공개된 것이 없어서 민심을 파악하기 위해 여론조사를 돌려본 것"이라며 "예상 외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에 대한 긍정 평가가 많아 안철수 대표 등 지도부가 놀랐다"고 했다.
당해체를 질문에 넣었으면 그게 1등이 될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