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알이나 스포트라이트같은 탐사보도 프로그램에서 MB를 둘러싼 의문사 특집같은 걸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BBK나 다스처럼 특정 이슈에 대한 집중적인 보도도 좋지만, 정치에 별로 관심 없는 사람들이 대다수인 게 현실입니다. 사람들이 그런 복잡한 이야기에 큰 관심을 기울이지는 않아요...
댓글 공작도 마찬가지입니다. 민주당 지지층이나 진보 진영 사람들은 분노하고 있지만, 정알못이나 민주당에 호감 없는 사람들은 별로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 안 해요. 권력 이용해서 나쁜 짓 했구나 그냥 이 정도고, MB가 얼마나 사악한지 잘 모릅니다.
그래서 MB를 둘러싼 의문사가 좀 더 부각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물론 도덕적인 당위 때문이기도 하고요. 여론전을 위한 장기적인 전략 면에서도 필요합니다.
MB에 대해 아직도 호감갖고 있는 지지층이 있다면 그건 보수 개신교도들입니다. 그 사람들은 BBK 다스 이런 거 관심도 없고 설사 그런 범죄에 연루됐더라도 그게 큰 잘못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아요. '하나님이 축복해서 돈 많이 벌게 해준거다' 그 사람들은 그냥 생각이 그래요...(가족들 전부 다 보수 성향의 개신교도임) 예전에 알쓸신잡에서 유시민 옹이 제도 차원의 악과 개인 차원의 악에 대해 이야기했었죠. 한국 보수 개신교도들은 제도 차원의 악에 대한 이해나 문제의식이 희박합니다. 그들이 이해하는 건 개인 차원의 악이에요.
그 지지층이 소수인 거 같지만 중요하지 않은 게 아닙니다. MB 수사가 목전에 가까워지면서 자당+바당은 그 지지층을 선동할 겁니다. "문재인이 장로 대통령을 탄압한다" "문재인이 장로 대통령을 탄압하고 개헌으로 동성결혼을 합법화시키려 한다"고요. 어불성설이지만 이거 보수 개신교도들에게는 먹힙니다.
하지만 수상한 정황 속에 사람이 이렇게 많이 죽어나간 게 폭로되면 그 사람들도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장로 대통령 주변에서 1명도 아니고. 2명도 아니고. 3명도 아니고. 이렇게 많은 사람들 목숨이 파리 목숨처럼 떨어져나갔다? 이렇게 그 사람의 인격 자체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리게 되면 자당+바당이 아무리 진영 논리로 물타기하려고 해도 MB 수사에 대한 여론전은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박근혜 탄핵과 수사도 박근혜 개인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완전히 무너졌기 때문에 가능했었죠.
박근혜는 임기 중에 지나친 오만함때문에 조선일보를 등졌고 그게 결국 탄핵으로 이어진 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보수언론까지 다 등돌려서 그 사람의 실상이 낱낱이 드러났었으니까요. 만약 보수 언론과 종편이 열과 성을 다해 박근혜를 쉴드쳤다면, 보수 내지는 중도 성향의 시민들이 박근혜 탄핵과 수사에 이만큼 많은 지지를 보내지는 않았을 겁니다. 하지만 MB는 다릅니다. 임기 말까지 언론을 완벽하게 관리 감시 통제했고요. 그래서 MB의 실상을 모르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지금은 MB에 대한 검찰 수사나 구속에 대한 여론이 호의적이지만요. 지금 자당+바당이 죽자사자 쉴드치려고 하고있죠. 박근혜 탄핵때와는 달리 걔들이 다시 뭉칠 기미가 보이구요. 그리고 MB 수사에 대한 언론 보도는 진영 간 싸움으로 퉁치면서 피상적으로 나오고 있죠. 이것도 박근혜 수사에 대한 보도와는 좀 다릅니다. MB에 대한 수사는 오랫동안 진행될 거고, 앞으로 계속 여론전입니다. 정부나 검찰 차원의 수사에 힘이 실리려면 여론전 중요하고요. 그러려면 일반 대중은 잘 모르는 MB의 진짜 모습이 밝혀져야만 합니다. MB 주변의 수두룩한 의문사에 대해 보도하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가 있지 않을까?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