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괜찮아요 집안 사정도 지금 거의 문제 없고
근데 중3때부터 고1때까진 정말 저 혼자 컸는데요
중3때는 원룸에서 저혼자 살았고
고1때는 아파트에서 저혼자 살았고
이 짧은 시간동안 너무 외로웠는지
그때가 시도때도 없이 생각이나요
너무 갑작스러웠어요 그 상황이
제가 원해서 혼자 산것도 아니었고
충분히 사전에 이야기도 거의 없었고
아버지 정신질환 문제로 집안이 난리가 났었어요
엄마도 맨날 맞았고 저도 맨날 맞았고
새벽에도 쫓겨났었고
그럼 교복 챙겨서 사우나에서 자고 그랬는데
그래서 학교도 제대로 못다녔어요 저희 언니가 2명있는데
언니들은 공부한다고 다른곳에 있었거든요
가까운 친가쪽 친척한테 도움도 요청했는데 씹더라고요
중3때 엄마가 여성센터에 연락했어요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그땐 입소과정이 엄청 복잡해서
전 거기 못들어갔어요 입소 직후 몇달간 연락도 못하고
엄마가 원룸하나 잡아주고 딱 한달만 있으랬어요
엄마는 그동안 여성센터에서 그새끼 병원입원 절차 정리하는데
중간에 일이 꼬여서 거의 1년 반동안 일이 질질 끌린거에요
그래서 1년 반동안 저 혼자 살았어요
전 정말 말그대로 한달만 있으면 될줄 알았는데
그사람은 어떻게 알았는지 저 사는 원룸에도 찾아와서
술먹고 문두드리고 한번 문 열어준 적 있었는데요
눈 시뻘개진 채로 신발신고 들어와서 니애미 어딨어 하면서
화장실 문 한번 열어보고 옷장 한번 열어보고나서
원룸 문도 안닫고 그냥 가더라고요
난 저사람한테 진짜 뭣도 아니란걸 그때 알았어요
시골 마당에 키우는 개한테도 저렇게는 못할텐데
아무리 정신병이라지만 용서가 안됐어요
그뒤로도 계속 찾아왔는데 그때마다 없는 척 하고 살았어요
언니들한테 연락해도 언니들은 힘들겠다 이말하고 끝이었어요
언니들도 이건 저한테 정말 미안했다고 사과했는데
아직도 미워요 조금
혼자 나쁜짓도 했어요 날 잡아주는 사람도 없어서
망나니처럼 그나이에 맨날 술마시고 담배피고
학교도 안가거나 시험 당일에 열한시에 가고
정말 하루하루가 지옥같고 버려진느낌에
항상 불안하고 나는 행복할 가치도없는 인간인거같고
왜 나만 이렇게 사나 진짜 머리가 터지도록 생각했어요
평생 할 생각 그때 다 하고 살아서 그런가
지금까지도 하루종일 맹하게 생각도 안하고살고
저 중학교때 선생님이 미술에 소질있다고 미술쪽으로 가봐라한거
미술 배우던거 그때 다 포기했거든요 그것도 좀 걸려요
미술학원 선생님이 너 정말 잘그린다고 니가 열심히만 한다면
학원비걱정 안되게 다니게 해준다고 니가 너무 아깝다고 했는데
그것도 거절했어요 다시 배우고 싶은 맘은 없는데 그냥 걸려요
고등학교와선 엄마가 일이 꼬였다고 혼자 더 오래 있어야
할거같다고 작은 아파트로 방을 옮겨주셨어요
작은 24평 아파트였는데도 밤에 혼자 이불덮고
누워있으면 그게 그렇게 넓어보였어요
이 공간에 나 혼자 있다는게 너무 무섭고
공포영화같은 걸 봤을때 그 무서운 느낌이랑은 차원이 달랐어요
진짜 외로워서 뼈가 아플정도로 외로웠어요
고등학교와선 그래도 제대로 살아보고 싶어서
나쁜짓 안하려고 했는데 하루하루 너무 힘드니까
그때도 나혼자 울면서 베란다가서 깡술마시고
생활비는 엄마가 모아둔 돈 엄마가 항상 넘치도록 챙겨줬는데도
돈도 거의 안쓰고 밥도 이틀에 한끼 물에 말아서 안죽을정도로만 먹고
사람 소리가 듣고 싶어서 보지도 않는 티브이 틀어놓고
친구한테 장난처럼 외롭다고 하면 그럼 자기집 와서 자고가라고
그래도 혹시나 혹시나 엄마가 오늘은 오지 않을까 계속 집에 틀어박혀살고
지금은 그사람 빼고 다같이 평범하게 잘 살고있어요
언니들이나 엄마한테 그때 이야기 조금 흘리면 미안했다고하니까
나는 괜찮다고 하지만 아직 안괜찮은거같아요
지금도 시도때도 없이 그때생각나고 우울해지는거 보면
진짜 이상한게 맞고 살던때는 기억이 백지장처럼 하나도 안나는데
혼자 살던때만 생생하게 기억나요
글 너무 길게썼네요.. 다들 안녕히 주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