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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98731
    작성자 : 폭풍처럼쓰자
    추천 : 7
    조회수 : 854
    IP : 125.187.***.40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8/06/26 20:30:44
    http://todayhumor.com/?panic_98731 모바일
    무언가가 침공했다 3화 (외계공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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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겠습니다.”

    1분대 병사들이 대답했다. 1분대 병사들은 바깥에 연결된 로프를 타고 구멍 아래로 하강했다. 시야 확보를 위해 구멍 가장자리에 서서 계속 라이트를 비추고 있던 나머지 병사들은 모두가 숨을 죽이고 아래를 내려다봤다.

     

    여러 개의 통로로 갈린 지점까지 내려간 1분대장은 어디로 진입을 해야 할지 헷갈렸다. 고민해봐야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단서도 없었기에 1분대장은 무작정 통로 하나를 선택해서 그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갔다. 갈라진 통로는 내려갈수록 조금 더 폭이 좁아졌고 경사가 가파름에서 급격하게 완만해졌다. 결국에는 거의 20도 경사정도의 내리막길 같아져 로프에 의지하지 않고도 진입하는 게 가능했다.

     

    갈라진 통로로 들어와서 부터는 위에서 비춰주는 조명이 닿지 않아 각자의 총기에 부착된 라이트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라이트가 통로 벽을 비출 때마다 가득한 이빨자국이 보였다. 분대원들의 긴장감은 극을 달해 있었다. 어떤 적인지 어떻게 공격해올지 모르는 상황이 그들의 공포감을 더욱 자극했다. 거기다가 통로 자체도 지름이 2미터 정도밖에 안 되는 원형의 형태라 폐쇄공포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숨이 가빠지거나 발작을 일으킬지도 모를 일이었다. 마치 괴물의 기다란 장 속을 걷는 것 같았다.

     

    앞장 서 걷던 분대장은 조금 더 통로를 들어가자 멀리 이상한 점을 느꼈다. 통로의 벽면은 사방이 전부 이 검은 구처럼 검은 색이었는데 저 앞의 구간부터 벽면의 색이 달라진 것이다. 색이 달라진 것도 수상쩍었지만 그 색이 파란색이라 더 이상했다. 1분대장은 수신호로 뒤에 따라오는 대원들에게 주의를 주었다. 그리고 파란색 통로를 향해 조심스레 걸었다.

     

    파란색 통로에 발을 내딛고 가까이 가니 파란색 통로 벽을 이루고 있는 것은 흙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파란색 흙이었다. 검은 구의 외피 부분을 지날 때는 굉장히 단단했는데 이 파란색 통로의 흙은 한 발 한 발 내딛을 때마다 발이 5센티미터 정도는 퍼석거리며 내려앉았다. 과장하면 아주 단단하게 쌓인 눈 위를 걷는 기분이었다.

     

    손으로 벽면을 만지니 파란색 흙이 푸스스 떨어져 내렸다. 파란색 통로로 조금 더 들어오자 이제는 아예 경사가 평지 같아졌다. 분명 무언가가 이런 통로를 만들었다. 그런데 왜 아직까지도 아무것도 안 나오는가. 분대장은 라이트를 정면의 통로 속 어둠을 비추며 조심스럽게 계속 나아갔다.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전투환경이 좋지 않다, 지반이 약한 거 같은데 갑자기 땅이 꺼지며 퍽 가라앉는 것은 아닐까, 이런 일렬로 이루어진 통로에서는 화력이 반감될 수도 있고 분대원들끼리 오사격으로 아군피해가 있을 지도 모르는데...

     

    - 사각

     

    그때 갑자기 어디선가 사각거리는 소리가 들려 분대장은 걸음을 멈췄다.

    ‘어디서 들린 거지? 전방?’

    그러나 분대장이 비춘 앞쪽 통로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잠깐의 정적. 그런데 또 다시 사각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사각거리는 소리는 점점 더 많아졌다. 그리고 가까워졌다. 그와 동시에 서 있는 발끝으로 미세한 진동이 전해지는 것도 느껴졌다. 1분대장은 전방을 계속 비추고 소총으로 조준하고 있었지만 그때까지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았다. 사각거리는 소리와 진동이 심해질수록 분대원들은 불안하게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 퍽! 퍼버벅!

     

    그 순간 흙을 헤치고 무언가 확 튀어나왔다. 1분대장이 서 있던 곳의 바로 위 천장 쪽이었다. 분대원들이 놀라 그 곳을 향해 소총을 갈겼다. 천장의 파란색 흙이 후드득 부서져 내렸다.

     

    “사격중지! 사격중지!”

     

    부분대장이 외쳤다. 분대원들이 그 말에 사격을 멈추었다. 그러자 사각거리는 소리도 진동도 느껴지지 않았다. 분대장은 그들의 앞에 쓰러져 있었다. 파란색 흙더미가 분대장의 몸 위에 내려 앉아 있었다.

     

    “이성호 병장님?”

     

    부분대장이 분대장의 이름을 불렀지만 분대장은 움직이지 않았다. 부분대장이 다가가 분대장에게 라이트를 비추다가 뭔가를 보고 흠칫 놀랐다. 자세히 보니 분대장의 머리 오른쪽 면이 철모와 함께 떼어져 나간 거 같았다. 마치 푸딩 가장자리를 숟가락으로 움푹 떠낸 자국 같았다. 그 자국은 검은 구 외벽 통로 가득한 이빨자국과 비슷했다.

     

    “이성호 병장님!”

     

    부분대장이 1분대장을 일으키자 1분대장의 몸에 깔려 있던 무언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뱀? 그치만 뱀보다는 짧았다. 30cm 정도? 굵기는 성인남자 팔뚝 정도로 뱀보다는 더 굵었다. 길쭉한 몸 전체가 파충류 같은 남색의 피부로 뒤덮여 있었다. 그 모습이 뱀 같기도 거머리같기도 했다. 눈이 안 보여 어느 쪽이 머리고 어느 쪽이 꼬린지 구분이 안 갔는데 한쪽에서 우물거리는 듯한 모습이 보였고 분대장의 머리뼈를 씹는 우드득 소리가 나는 걸로 봐서 그 쪽이 머리 같았다.

     

    부분대장이 놈을 향해 소총을 갈기려고 하는데 놈이 갑자기 스르륵 움직이더니 입을 쫙 벌려 부분대장의 정강이를 물어뜯었다. 놈이 한번 덥석 물었을 뿐인데 부분대장의 군화 가죽과 함께 정강이 뼈와 살덩이가 깔끔하게 절단되어 뜯겨 나갔다. 부분대장이 넘어지며 비명을 질렀다. 그 뒤에 있던 분대원이 바닥을 기는 놈을 향해 총을 갈겼지만 놈은 파란 흙속으로 쏙 들어가 사라졌다.

     

    분대원들이 사라진 자리를 계속 총으로 쐈지만 놈이 총알에 맞은 건지는 의문이었다. 흙을 파헤쳐 봐야 알겠지만 누구도 그럴 맘이 들진 않았다. 그 와중에 사방의 서걱거리는 소리가 다시 시작되었고 진동도 계속 느껴졌다. 분대원들은 사방을 바라봤다. 방금 그 놈이 천장에서 튀어나왔으므로 천장도 무시할 수 없었다.

     

    폐쇄적인 좁은 통로, 알 수 없는 적. 의문의 소리와 진동. 분대원들의 공포감은 극에 달했다.

    그때 벽에서 놈들이 튀어나왔다. 통로 옆 벽 천장 쪽 바닥 할 거 없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왔다. 얼핏 봐도 그 수가 백 마리 정도는 달해 보였다. 분대원들이 대응할 틈도 없이 놈들은 분대원들의 머리, 팔, 다리 옆구리를 덥석 덥석 물어 살점과 뼈를 뜯어냈다. 신비로운 파란색 벽에 분대원들의 붉은 피가 튀어 묻어 흙속에 스며들었다. 쓰러진 분대원들에게 모여 그 거머리 같은 것들이 모여 물어뜯고 씹는 소리만 그 좁은 통로에 울려 퍼졌다.

    으드득 으드득 까드득.

    쩝쩝. 쩝쩝.

     

     

    ***

     

     

    지하주차장 바닥에 앉아 새 소식을 기다리던 현민과 동료들은 뭔가가 잘못되어감을 느꼈다. 불길했다. 군 병력이 안으로 들어간 지 1시간이 넘었다. 그런데 아직도 뉴스에선 특수부대가 진입했다는 헤드라인만 반복되었다.

    “안에 뭐가 있길래... 왜 아무 소식도 없죠?”

    현주가 두 손을 꼭 모으고 중얼거렸다.

    현민은 자신이 방송으로 보고 있는 양재동 상황 외에 다른 곳은 어떤지 찾아봤다. 그러나 다른 곳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군작전이 비슷하게 진행되었고 아직 뭔가 눈에 띄는 성과는 없었다.

     

    몇 분 쯤 지나 갑자기 경보를 해제한다는 확성기 방송이 들렸다. 일상으로 복귀해도 좋다. 하지만 아직 상황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계속 방송을 청취하고 이후 나오는 지시에 따라주길 바란다는 메시지.

    회사 사람들은 반은 안도하고 반은 맥이 빠진 듯 했다. 뭐야... 하고 투덜거리며 엉덩이를 툭툭 털고 일어났다. 실망한 사람들은 특수부대원들이 에일리언의 잘린 목을 가지고 나오기라도 기대한 것 같았다.

     

     

    ***

     

     

    군은 병사들을 검은 구 내부에서 철수 시켰다. 대신 대량의 폭약을 사용하기로 했다. 검은 구 안의 구멍 속에 뻗은 갈래들 곳곳에 폭약설치반이 들어가 폭약을 설치했다. 폭약설치반은 파란 통로 쪽으로는 들어가지 말고 최대한 가까이 가서 폭약을 설치하도록 명령받았다.

    폭약은 성공적으로 설치되었고 폭발도 성공적이었다. 외부에서의 폭격에도 끄떡없던 검은 구는 내부에서 폭약을 터뜨리자 그 외피가 조각이 되어 터져 나갔다. 검은 구가 터지는 모습에 검은 구 진압에 나섰던 부대의 부대장은 최정예 병사들을 잃고 나서 쳐졌던 기분이 그제야 좀 나아지는 걸 느꼈다.

     

    검은 구가 터져 사라지고 난 뒤에야 그것이 뭉개고 있던 땅이 드러났다. 검은 구가 있던 자리에는 폭발의 여파로 달 표면의 크레이터처럼 거대한 면적의 땅이 움푹 파였는데 그 자리의 흙 색깔도 역시 파란 색이었다. 얼핏 보면 그 크레이터 안에 거대하고 맑은 호수가 담겨 있다고 착각할 정도였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그 파란색의 색깔이 신비롭고 아름다워 보였겠지만 사정을 알고 있는 군 병력들이 보기엔 공포스러웠다.

     

     

    ***

     

     

    사무실에 올라왔지만 다들 그날 업무는 이미 포기한 듯 다시 인터넷 창으로 뉴스만 보고 있었다. 군이 폭약을 터뜨려 검은 구를 성공적으로 폭파시켰다는 소식이 전해질 때는 2002년 월드컵 4강에 진출한 것처럼 사람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진석은 휘파람까지 불어대며 분위기를 돋웠다.

    “대리님, 완전 발렸네요. 저 자식들.”

     

    그러나 검은 구가 있던 자리에 파란색 땅이 드러났을 때 사람들은 저마다 땅이 왜 파란색으로 변했는지 그 원인을 해석하기에 바빴다.

    “저거 뭐지? 땅 색깔 왜 저래?”

    ‘땅이 오염된 거 아닌가?’

    “외계인 새끼들이 땅 속에 숨어 있다가 폭발에 다 터져서 피가 스며든 거 아니야?”

    “피가 파란색이에요?”

    “외계인이잖아.”

    “근데 저 넓은 땅이 다 저렇게 진하게 파란색으로 물들 정도면 외계인이 엄청나게 많이 있었다는 뜻인가요?”

    “등신들, 꽤나 많이들 몰려온 것 같은데 작전을 잘못 생각한 거지. 지구의 기술력을 우습게 보고.”

     

     

    ***

     

     

    군용트럭이 병력을 태우고 파란 땅으로 진입했다. 육중한 군용트럭 바퀴가 파란색 땅을 밟자 바퀴가 움푹 들어가며 선명한 바퀴자국을 남겼다. 그러나 놈들의 영역에 당당히 들어간 육중한 군용트럭의 위용은 몇 미터 못 가서 무너졌다. 땅 속에서 그것들이 마구 튀어나와서 타이어에 달라붙어 씹고 뜯어 펑하고 터뜨렸다. 뿌려주는 모이를 먹으려고 강가의 물고기들이 수면 밖으로 미친듯이 튀어나오는 듯한 모습이었다. 파란색 땅으로 진입한지 3미터도 안되어 타이어 하나 당 십 여 마리가 타이어에 붙어 감쌌다. 놈들의 점프력은 그렇게 높지 않아 사람 무릎 정도여서 타이어가 집중 공격대상이 되었다.

     

    군용트럭 위에 있던 병사들이 총질을 해댔다. 총알에 맞아 죽는 놈도 있고 트럭 타이어에 눌려 터지는 녀석들도 있었지만 놈들의 본능은 그런 것 따위는 개의치 않는 듯했다. 강력한 이빨과 턱으로 뭐든지 씹고 뜯어먹고 갉아버려야겠다는 듯 무모했다.

     

    결국 군은 트럭대신 전차를 파란색 땅으로 진입시켰다.

    놈들은 입을 쫙 벌려 전차의 무한궤도를 덥석 물었지만 궤도 안으로 빨려 들어가 몸이 갈려나갔다. 놈들은 뭔가 땅 위에 올라탄 진동이 느껴지면 어김없이 튀어나왔다.

    전차에 서 있던 병사들은 전방에 돌덩이를 여러 개를 던져 댔다. 돌덩이에 반응해서 놈들이 흙 속에서 튀어나오면 화염방사기로 통구이를 만들었다. 불붙은 놈들이 고통에 발버둥을 치다가 숯덩어리가 되어 움직임을 멈췄다. 이런 식으로 전차들이 지나가며 놈들을 땅 위로 드러내게 만들어 화염으로 태워버리면 포크레인이 뒤따라가며 탄 놈들과 함께 파란색 흙을 파냈다.

    인류가 이기는 모양새였다.

     

     

    ***

     

     

    퇴근이 30분 남은 시각, 국방부 대변인의 대국민 브리핑이 있었다. 군에서 밝힌 브리핑 내용은 이랬다. 수색을 위해 검은 구 안으로 병사들을 진입시킨 군은 검은 구안에서 어떤 생명체도 발견할 수 없었다고 했다. 대신 검은 구 안의 바닥 중앙에 구멍이 뚫려 있었는데 군은 괴생물체들이 이 검은 구 안에 있다가 땅에 추락한 순간 땅을 파고 땅 속으로 숨어든 흔적으로 본다고 했다. 괴생물체의 추적과 궤멸을 위해 그 구멍으로 병사들을 투입시켰으나 이질적인 전투환경과 적에 대한 정보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구멍 속에 폭약을 설치해 큰 폭발을 일으켜 검은 구를 폭파한 다음 그 밑에 드러난 파란색 땅 속을 현재도 계속 수색하고 있다, 파란색 흙의 정체와 괴생물체의 정체는 샘플을 수거해, 분석 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브리핑이 끝나고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그러나 국방부 대변인은 모든 것은 조사 후에 발표하도록 하겠다. 지금은 군을 믿고 기다려달라는 말로 일관했다.

    “별 것도 아닌 것들이 와서 깝치다가 뒤진 거지.”

    현민의 팀장이 퇴근 준비를 하며 중얼거렸다. 퇴근이 20분 남은 시각이었다.

    “내가 저녁 약속이 있어서 먼저 갈 테니까 알아서 하고 퇴근들 해.”

    “네.”

    현민과 진석, 현주가 대답했다. 팀장은 진석의 모니터에 띄워진 뉴스를 보고 말했다.

    “그리고 이제 뉴스 끄고 업무 좀 해라. 상황 종료 됐잖아. 하루 종일 업무도 제대로 안 했으면서.”

    현민은 제일 늦게 와서 20분 먼저 퇴근하는 사람이 할 말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팀장을 향해 기계적인 미소만 보여줬다.

    팀장은 사무실을 나서며 투덜거렸다.

    “아, 주식을 괜히 서둘러 팔았나... 망할 외계인 새끼들 때문에 식겁해가지고...”

     

    현민은 팀장이 나간 뒤로 외국 포털을 검색하며 정보를 구했다. 그 파란색 흙을 보고 난 뒤로 뭔가 찝찝했다. 다 해결되지 않은 것 같았다. 외신을 찾아보던 와중에 막 1분 전에 올라온 어느 영국인의 SNS 포스팅이 눈에 띄었다. 외계바이러스 감염으로 의심되는 환자를 봤다는 것이다. 증상은 눈과 코에서 갑작스런 출혈. 현민은 얼른 국내 포털에 ‘외계바이러스’를 검색했다.

     

    아직 국내뉴스 기사로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SNS에도 외계바이러스에 대해 염려하는 글만 검색될 뿐 문제가 생겼다는 말은 없었다. 현민은 다시 외국포털에 검색을 했다. SNS 포스팅으로 다른 게시물이 검색되었다. 이번엔 호주사람이었다. 사진도 있었다. 어떤 남자의 사진이었는데 눈과 코에서 피가 흘렀던 모양이었다. 눈과 코 주위를 손으로 막 닦아냈는지 피를 닦아내 피가 번진 자국이 얼굴에 남아 있었다. SNS 조회수를 늘리기 위한 쇼일까? 제발 그랬으면 좋겠지만 영국인의 포스팅의 내용과 일치한다. 눈과 코에서의 출혈.

     

    현민은 침을 꿀꺽 삼키며 또 다시 검색을 했다. 곧 SNS의 다른 동영상도 찾을 수 있었다. 중국계정이었다. 어떤 중국여자가 길거리에서 눈과 코에서 피를 흘리면서 비명을 지르고 있는 걸 누가 촬영해 올린 것 같았다.

    “대리님.”

    현민은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어? 왜?”

    현민이 깜짝 놀라자 오히려 현주가 더 놀랐다.

    “대리님 표정이 너무 심각해서... 뭐 문제 생겼어요?”

    현민은 한숨을 쉬었다.

    “그게... 전염병이 퍼지고 있는 거 같아...”

    순간 현주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전염병이요?”

    가벼운 결벽증이 있는 그녀는 마치 자신의 손에 병균이 묻은 것처럼 양손을 비볐다. 옆에서 듣던 진석이 다급하게 전염병을 키워드로 검색을 했다. 그러더니 뭔가를 발견한 듯 말했다.

    “그러네요... 누가 포스팅했는데요... 대피소에 같이 피해 있던 사람이 갑자기 눈과 코에서 피를 흘렸다고.”

    눈과 코에서의 출혈. 맞다. 현민이 물었다.

    “영국사람이 올린 거야? 내가 본 건 영국사람이...”

    “아뇨, 우리나라요.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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