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고 있는 곳은 인적이 드문 시골이다. 집한채가 있으면 멀찌감찌 또 다른 집한채나 두채가 붙어있는 뭐, 그런 공기 좋고 논도 있고 밭도 있는 산골 중의 산골. 그런곳에서 어머니와 나, 동생, 누나 삼남매가 살았다
길들도 굳이지고 개천도 흐르는 그곳에서 시장이 열리는 읍내에 가기위해 버스라도 타면 마치 놀이공원 디스코팡팡이라도 탄듯 승객들이 앉은체 점프하기 마련이었고 나 또한 그 흐름에 같이 중심을 잃고 넘어지곤 했다.
그러다 1년전 마을이 재개발지역으로 채택되었고 제일 먼저 개선되었던건 비포장 도로에 아스팔트가 깔린것이었다. 비록 상하행 1차선씩만 있는 좁은 도로였지만 장거리 여행객들이나 드라이브 데이트를 즐기는 커플들 사이에 소문이 나면서 조금씩 왕래하는 차들이 많아졌고 그로인한 사건사고도 많이 일어났다.
그래도 아직 시골이다보니 신호등이랄지 과속방지턱들도 부족했고 고작 바닥에 노인보호구역이라고 적은 글귀가 전부였다.
그래서 인지 우리엄마는 나를 데리고 밭일을 갔다 올때면 항상 먼길을 돌아 신호등 없는 횡단 보도로 길을 건너 집으로가곤했다.
"꼭 길건널땐 횡단보도로 건녀야혀~ 알긋지?"
우리엄마는 그길을 건널때면 내게 이런말들을 자주하셨다. 그래서 나도 조금 귀찮지만 횡단보도로 길을 건넜다.
어느날 낮잠이 들어 눈을떠보니 앞이 깜깜한 밤이되있었다.
'어휴 벌써 이렇게 됐네. 엄마! 배고파 밥줘!'
하루종일 잠만자도 배는 왜항상 고픈건지 모르겠다. 그런데 엄마를 불러도 엄마는 아무대답도 없었다.
'이상하다.. 엄마방에 불은 켜져있는데..'
주위를 살폈을땐 고요한 정막 뿐이었고 평소와 다른점은 대문이 훤하게 열려있었다는 것이다.
'이 밤에 밭이라도 가신건가..누나랑 동생이랑 같이 나간건가'
나는 아무도 없는집에 혼자남아 가족들을 기다렸다. 시간이 훌쩍지나 내가 좋아하는 달님도 차오르고 별님이 춤을 출때까지 가족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에이.. 안돼겠다. 내가 직접찾으러가야지'
이런밤에 가족들이 갈곳이라곤 길건너편의 밭밖에 없었다. 버스도 자주오지않아 이시간에 읍내에 나가면 버스가 다 끈겨 밤새걸어야 집에 도착할테니..
'엄마를 찾으러! 엄마~ 엄마를 찾으러 가즈아~!!'
난 콧노래를 흥얼거리면 밭으로 향했다. 엄마가 알려준대로 횡단보도가 있는 곳까지 도착해 길을 건너가기 시작했다.
그 순간 내눈에 처음보는 별님이 빛을 뿜어내며 자신을 자랑하듯 내게 다가왔다.
끼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익!!!!
별님은 날카로운 소리를 내며 나랑 부딪혔다. 소리가 끝날때 쯤 내몸은 또 다른 하늘에 별님과 가까워졌다가 바닥으로 내팽겨쳐졌다. 정신은 혼미해졌고 다리엔 감각이 없었다. 몇 초후 별님이 내게 말을 했다.
"뭐야!! 괜찮으…에이 재수가 없으려니깐!!! 까악 퉷!!!!!!!!!"
그 순간 멀리서 엄마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이고 덕구야!!!!!!!!! 너 이놈의 시키!!! 우리 덕구한테 먼짓을 한거여!!!!"
우리엄마가 멀리 밭에서 누나랑 동생과 함께 뛰어왔다. 별님은 당황했는지 붉은 빛을 내며 멀어져갔고 엄마는 나를 껴안고 통곡하며 울기시작했다. 누나와 동생은 그 별님을 향해 소리치며 뒤따라 달려갔다.
"덕구야 안디야!!.. 눈떠봐라잉!! 거 아무도 없소!!! 누가 좀 도와주소!!"
엄마가 왜 나를 안고 우는지 모르겠다. 난 엄마를 만나서 너무좋아서 날 안고 있는 엄마손을 핥아댔다.
'끼잉….끼잉….'
'엄마 나 괜찮아 울지마... 엄마 있지?.. 별님이 엄마를 다시 만나게 해줘서 별님이 난 너무좋다?… 그러니 울지마…엄…'
"덕구야!!!!!!!!!!! 아이고 이걸 어째!! 덕구야!!!!!!!"
이 말이 엄마의 마지막 말이었고.. 그렇게 난 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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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기묘한 분위기를 내볼까하고 써봤는데.. 쓰다보니 공포가 아니네요. 그래도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