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고게여러분.
별 건 아니지만 그냥 정말 별 것 없는 저의 나태함 극복 방법을 알려드리려구요ㅋㅋ
일단 제 이야기를 해드리자면
수능을 망치고 1년여를 백수로 살아왔습니다.
어린 나이였지만 다른 친구들에 비해 뒤쳐지는 느낌, 열등감때문에 집안에만 틀어박혀있었어요.
솔직히 지금 생각해보면 진짜 별 것 아니었는데
그 때는 나 자신이 왜그리 한심하게 느껴지던지요.
매일을 밤낮이 바뀐 생활을 하고, 거의 움직이지 않았어요. 하루의 절반 이상은 잠을 잤죠 ㅎㅎ
군것질 거리를 살때나 잠깐 외출을 했고 그 간식거리를 먹으며 컴퓨터를 하거나
지키지도 못할 계획들을 세우곤 했었죠.
정말 히키코모리같은 생활이었어요.
매일같이 하던 생각은 '어렸을 때로 돌아가고 싶다.', '다시 태어나던 순간으로 돌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서 한번은 이런 방법을 떠올리고 실행해봤습니다.
먼저 편안한 자세로 침대에 누웠어요. (잠들면 안돼요ㅋㅋㅋ)
그리고 지금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저의 삶을 반영하여 솔직하게 그리고 최대한 암울하게 미래를 그려봅니다.
당시 저의 나이 20살... 9년 뒤인 29살때의 저를 만나러 가봅니다.
일단 공부도 못했고 대학도 못간 저는 배워놓은 기술도 없어 29살이란 나이에 아르바이트를 합니다.
같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친구들은 모두 파릇파릇한 대학생이나 이제 막 수능을 끝낸 예비 대학생들이겠네요.
피부도 좋고 어리고 너무너무 예쁜 친구들이에요.
그에 비하면 저는 대학 문턱도 밟아보지 못하고 그렇다고 특별히 하는 일도 없고 그 나이에 최저임금을 받으며 일을 하네요.
게다가 지금처럼 계속 군것질을 하고 끼니는 제대로 챙겨먹지도 않은 채 라면이 주식이라면
살은 계속 불어날 거에요. 엄청 뚱뚱해졌어요. 밤낮이 바뀐 생활때문에 피부도 칙칙하고 눈 밑에 다크써클까지...!
어휴.... 같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예쁜 여대생 아이는 일이 끝나면 남자친구를 만나러 간다네요.
불행하게도 이렇게 뚱뚱하고 못난 저는 자신을 사랑해줄 남자가 없어요.
일이 끝나고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옵니다.
집으로 들어서자마자 엄마가 끙끙 앓는 소리를 내내요.
원래부터 허리가 안좋으셨던 엄마는 증세가 더 악화되셨어요. 하지만 돈이없어 병원에 안간지는 오래죠.
저를 봐도 그저 왔냐며 웃기만 하시네요.
옛날에 그렇게 잔소리하던 엄마는 이제 없어요. 엄마의 얼굴을 바라봅니다.
언제 이렇게 늙으셨을까요.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무능력한 딸은 가난한 집안환경을 원망합니다. 정말 한심하네요.
답답한마음에 집밖으로 나와 친구를 만나러갑니다.
그러다가 전남자친구를 만났어요.
그는 저와 헤어진뒤 성공했나봅니다. 얼핏봐도 비싸보이는 정장에 시계 그리고 외제차...
그는 저를 보더니 당황해하며 인사를 건냅니다.
남자친구는 요즘 뭐하냐며 안부를 묻지만 저는 할 이야기가 없어요. 너무 부끄러워요.
그래도 자존심은 있는지 요즘 바쁘다며 허세를 부려봅니다.
하지만 지금 입고 있는 후줄근한 트레이닝복과 뚱뚱해진 몸매에 칙칙한 피부색, 다크써클... 자신이 너무 창피합니다.
남자친구는 곧 결혼을 한다네요...
잘지내라는 인사를 마지막으로 뒤돌아섭니다. 눈물이 흐르네요.
초라한 제 모습이 실감이 나는 순간입니다.
전남자친구는 과연 오랜만에 본 저를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아마 속으로 엄청 비웃었을테죠. 아님 동정을 할까요.
어쩌면 자신의 인생에 있어 엄청난 오점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죠.
친구와의 약속을 취소하고 집으로 달려갑니다.
사람찾기를 하여 남자친구의 홈페이지로 갑니다.
곧 결혼할 여자의 직업은 승무원인데다가 엄청 예쁘기까지 하네요.
여자의 셀카에서 성형한 흔적이 없나 찾아봅니다. 딱 봐도 쌍커풀 수술을 했네요!!! ㅋㅋㅋ 오예!!
오예.... 오...예.....이런 제자신이 너무 한심해요...
침대에 누워 이불을 뒤집어 쓰고 저는 울었어요.
뚱뚱해지고 못생겨지고 늙어가는 저의 모습, 그리고 점점 낡아가는 집, 편찮으신 부모님, 자신의 무능력,
나를 비웃고 무시하는 주변의 시선들.... 죽고싶어요....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았는데. 좀 더 멋지게 살아가고 싶었는데!
다시 태어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자, 이제 눈을 뜹니다.
너무 밝은 형광등에 눈이 부시네요. 어라? 집이 뭔가 달라졌어요.
이 핸드폰은 뭐지?? 켜봅니다. 어라? 내가 20살때 쓰던 핸드폰이에요.
이게 왜 여기있죠???
날짜가 보입니다. 2014년 1월.....???
거실에서 티비를 보는 엄마를 향해 소리를 지르며 달려가 껴안습니다.
미친년 소리륻 들어도 좋으네요!
정말 9년전으로 돌아왔어요!!!
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 소설 잘 읽으셨나요들???
전 가끔 이런 방법을 쓴답니다.
연기력과 스토리가 중요합니다(진지는 참치마요)
거울을 보면 어려진 제 자신을 보고 기뻐하며 춤을 춰도 돼요.
방에 있는 물건들을 보며 신기해해도 됩니다.
이렇게 잠깐의 가상세계를 체험한 뒤에는 정말 과거로 돌아온 듯이
앞으로 열심히 살기를 다짐해요.
저 스스로 자신에게 9년이란 시간을 선물로 준 느낌이 들거든요.
저는 이 가상체험후 방청소를 싹 했답니다.
그동안 구석에 쳐박아둔 과자봉지와 음료수 캔을 다 버리고 책정리도 하고 했어요.
그리고 샤워를 끝낸 후 독서실과 재수학원을 알아본 뒤 편안하게 잠을 잤어요.
그리고 다음날 바로 독서실과 재수학원을 등록하고 1년도 안되는 시간동안 벼락치기를 한 뒤
전문대에 들어갔어요.
지금은 졸업을 앞두고 있어요.
요즘도 가끔 제 자신이 스스로 나태해졌다는 생각이 들면 종종 침대에 누워 제 미래를 그려봅니다.
하지만 전과 달라진 것이 있다면 지금은 조금 더 밝은 미래가 보인다는 거죠.
바보같지만 재밌어요. 시간이 난다면 한번씩 해보세요 ㅎㅎ
음 끝은 어떻게 맺는 거였드라...??
지금까지 잠 못드신 분들 오늘 하루는 편안하게 잠 이루셨으면 좋겠네요....!
음.... 그....그럼.... 진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