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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하루에 한 번 꼬박꼬박 오유 눈팅하는 20대 직장인 여징어입니다.
제목에서도 아시겠지만 여징어이지만 남친이 있습니다.
그쪽으로부터 고백받고 사귀었는데, 어떤 남자든 연애 초에는 다 그랬겠지만 참 잘했습니다.
그러다 몇백 일을 넘기니 점점 이 지경이 되네요. 남친이라고 있는 게 가끔 참 미워 죽겠는..
전 한결같이 배려하고 격려하고 이해해주고 맞춰주려 하고.. 항상 '걔는 나한테 뭘 바랄까' 하고 생각하며 그대로 해 주려 합니다.
데이트 비용도 서로 거의 비등비등하게 부담하고, 그쪽이 돈 쓸 일이 있으면 되도록 아껴주려 합니다.
남친에게 금전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기대거나 의존하지도 않습니다.
개념충만한 철든 연애를 하고 싶고 하나뿐인 내 남자니 내 남자답게 대우하고 정성들이고 하는데
그놈은 자기 좋을 때만 자기 끌릴 때만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고 그렇지 않을 때는 잠수타고 감감무소식입니다.
자기 바쁘다고 연락을 며칠씩 안 하는 것도 기본이고..
제가 바라는 게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니예요. 선물이나 이벤트 이런 거 바라지 않구요.
하루 한두번 정도 연락이면, 자기 일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제 안부를 궁금해하면, 제게 관심을 기울여주면 그걸로 좋습니다.
저는 항상 하고 있는 일이고 더 하고 싶은데 걔가 그러지 않으니 그럴 수가 없습니다.
애교를 부려도 부탁을 해도 가끔 잘했을 때 엄청 칭찬해줘도 화를 내도 그대롭니다.
아직 철이 없어서 나 같은 사람이 흔하지 않다는 걸 모르겠거니 생각하며
요즘은 나 같은 사람 진짜 없다고, 놓치면 네 손해라는 말까지 대놓고 하고 있습니다.
걔가 그럴 때마다 진짜, 이러면 안 되는데
걔 떠나고 다른 남자 만나 그제서야 땅 치고 후회하는 꼴을 보고 싶어집니다.
제가 진짜 걔한테 잘 해요.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그건 진짜 자신합니다. 걔도 알고 있을 거예요.
항상 챙겨주고 걱정해주고 곁에 있으니 그게 당연해진 건지 어쩐 건지..
그게 당연하지 않은 게 되어봐야 그래야 깨달을 건지..... 싶은 마음이 울컥 듭니다.
그렇다고 끌리는 다른 남자가 있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닙니다.
감사하게도 제게 호감을 가지신 분들은 있지만 끌리는 분은 아직 없습니다.
다른 남자를 만나고 싶은 건 지금은 순전히 복수심..? 에서입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이 자주 듭니다. 분해서, 슬퍼서..
물론 제가 원하는 건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게 아니라, 제가 떠나가기 전에 깨닫고 제게 좀 더 관심을 보이고 잘하려 하는 겁니다.
제게 실질적으로 잘하는 것이 되지는 않아도 잘하려 스스로 노력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참 기쁠 것 같은데,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사실 제가 바라는 것이 이루어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남친이 제게 못한다고 제가 다른 사람을 만난다면 결과적으로는 제가 나쁜 사람인 거겠죠?
남친이야 자기가 지지리 못하는 거 잘 아니까 떠나가도 내 잘못이 아닌 지 잘못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개인적으로는 그런 생각이 들지만....
이런 이야기를 친구나 다른 사람에게 할 수는 없고, 익명에 기대어 말해봅니다.
이런 생각하고 싶지 않고 편하게 연애하고 싶은데, 애정을 주는 만큼 저도 사랑받고 싶은데..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란 참 힘드네요.
술 먹고 싶은데 내일도 출근해야 하니 호빵 안주에 우유로 달랩니다.
이 글 보시는 생기신 남자분들은 여친님께 잘 해 드리세요.
안그럼 저처럼 남자친구 많이 좋아하는 사람도 힘들어서 도망가고픈 생각 듭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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