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밖에서 쾅쾅대며 소리치는 사람들...수이는 어쩌질 못하고 손톱만 깨물고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 “아이씨...어떡하지...?” 한참이 지나자 문밖이 조용해졌다. 수이는 ‘갔나...?’싶어 문쪽으로 다가갔다. 그 순간 쾅!하며 문 손잡이가 요란하게 흔들렸다. 문을 열질않으니 부술 작정이었다. “아...안돼...!” 수이는 부리나케 문을 열었다. 문이 부서지느니 직접 여는게 낫다는 판단이다. 다만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여 안전고리 체인은 걸어두었다. 문이 조금 열리자 아니나디를까 문밖에서 거칠게 열어제꼈지만 안전고리 체인덕에 문은 그 정도만 열렸다. “얼씨구??안에 계셨네~?그렇게 두들겨도 안나오더니만, 근데 이건 뭐야?얼른 안열어?” “조금만 기간을 더 주세요...진짜 금방 갚을게요...” 새까만 정장에 건장한 사내들...문밖의 사내들은 수이에게 돈을 빌려준 사채업자들이다. 수이의 말에 안그래도 험악한 인상을 구겼다. “야...아무튼간 이런 인간들은 꼭 시간을 조금만 달라가 아주 뻔한 레파토리지!그래도 속아줬잖아?벌써 많이 봐드렸잖아요 이년아!!콱 씨!!!문 안 열어?!” “시...싫어요...문은 왜요...?그냥 이렇게 대화해도 되잖아요...” “대화??대~화아??우리가 대화할 시기는 벌써 끝났어, 그러게 대화가 통할 때 우리 사이에 청산할 거 얼른 청산했음 좋았잖아~?우리가 오늘은 니 년 데려다가 사창가에 팔아넘기던지 원양어선을 태우던지 해야겠으니까 얼른 문열어!!!” “싫어요...!값는다잖아요!!경찰부를거에요!!!” “뭐 경찰?이게 진짜!!!야!!!문 부셔!!!도끼 가져와 얼른!” 수이는 얼른 들어가서 112를 누르고 소리쳤다. “경찰서죠?!여기 빨리 좀 와주세요!!이상한 사람들이 문을 부수고 들어오려고 해요!!” 수이의 발빠른 대처에 사채업자들은 물러나야 했다. “그래!!내가 앞으로 사흘 더 준다!!너 진짜 그 때도 딴 소리하면 경찰이고 나발이고 그냥 어디든 넘겨버릴테니까!!!그렇게 알아!!!” 사채업자들이 가고 한참 뒤에야 수이는 체인을 빼고 조심스레 나와봤다. 완전히 간 걸 확인하고는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난리통에도 나와보지않던 이웃주민들도 그제야 빼꼼히 문을 열고 나왔다. 옆집 새댁의 괜찮냐는 물음에 수이는 홱 노려보며 “뭐가요?!정말 문부서지고 내가 잡혀가면 그 때 빈집에다 괜찮냐고 물어보시지 그래?!” 수이가 쏘아붙이자 새댁은 입을 꾹 다물었다. 멍청히 서있는 새댁을 밀쳐내며 집으로 들어갔다. 밖에서 자신을 욕하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신경쓰지않았다. 돈...돈이 필요했다...직업도 없이 방탕한 생활을 한 말로였다. 그럼에도 직장도 잡지않고 쉽게 돈을 벌 방법만 궁리하다가 어느 회사에서 쉽게 돈을 벌게해준다는 말에 혹해서 설명회를 들으러 갔었다. 외국에 큰 금융회사에 투자를 하는데 그 회사의 금융상품에 투자하면 막대한 이자를 준다는 설명만 들었을 때 금방이라도 돈방석에 앉을 것 같았다. 처음 몇 주간에는 정말 얼마의 수입이 통장에 들어왔다. 더 큰 돈을 넣으면 더 많은 수익을 얻게되리라 생각해서 은행에서 대출하려 했지만 수이의 신용등급이 좋을리 없었다. 결국 사채에 손을 대 빌린 돈은 삼천만원...그 삼천만원을 들고 회사는 유령처럼 사라졌다.
그리고 지금 이 지경에 이르렀다. 삼천만원이었던 돈은 금새 불어 이자만 천만원...앞길이 막막해서 머리만 쥐어뜯고 앉아있었다. 함께 방탕한 세월을 보내던 친구들은 연락이 끊긴지 오래고 도저히 돈이 나올 구멍이 보이지않았다. 갑갑하게 연락처를 뒤적이던 수이의 눈에 지윤의 번호가 들어왔다. ‘지윤...?누구더라??’ 잠시 고민했지만 더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곧바로 통화버튼을 눌렀다. 한참의 연결음 뒤에 누군가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지...지윤...지윤이니...?” “...어...누구세요...?” “나...수이야 잘 지내?” “수이...?” 상대방은 잠깐 말이 없다가 “아...!왠일이야?”라며 인사를 건넸다. 수이는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수이는 기억을 못하지만 상대방은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 “그냥...잘지내나싶어서 전화했지” “나야 그냥저냥 지내지~너는?” “나도 뭐...그냥저냥...” 이리저리 상투적인 대화가 오가고 수이는 본론으로 들어갔다. “저...오랫만인데 혹시 만나서 얘기할 수 있을까...?” “응?언제?” “괜찮으면 지금...” “지금 당장?갑자기?” 지윤이 고민하는 사이 수이의 입이 바싹 말라왔다. 지윤이 오늘 만나는 걸 거절하면 정말 시간이 얼마남지 않는다. “그래~어디에서 볼까?” 일단 됐다!돈을 구할 기회가 생겼다. 반드시 지윤이 빌려준다는 보장은 없었지만 믿은 구석이라곤 이것밖에 없었다. 급하게 약속장소를 정하고 수이는 부리나케 나섰다.
약속장소인 근처 카페에서 수이는 지윤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지윤이 오더라도 못알아보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있었다. 못알아보는게 들키면 더 돈을 빌릴 면이 서질 않는다. 시간이 다 되가자 수이는 카페 문을 누군가 열고 들어오는지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그때였다. 한눈에도 굉장히 세련되어 보이는 여자가 문을 열고 들어왔다. 수이는 곧 다음 사람을 기다렸다. 과거에나 지금에나 수이가 알만한 사람 중에 저렇게 세련된 사람은 없다. 그런데...
“진짜 오랫만이네~뭐하고 지냈어?” “아..아...응 그냥...지냈지” 수이는 다리가 떨렸다. 과거에나 지금에나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중에 저런 사람이 있었다니...온몸에 명품을 두르고 한껏 여유있는 모습의 지윤이었다. 그러고보면 전화 상으로도 지윤은 굉장히 당당하고 여유있는 목소리였던 것 같다. 지윤은 의사와 결혼했다고 한다. 지윤 자신도 모 대기업의 팀장을 꿰차고있는 꽤나 잘나가는 커리어우먼이라고 한다. 너무나 자신과 비교되는 모습에 절로 위축됐다. 그 와중에 다행인건 자신이 못알아보고 있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직 거기에 대한 언급은 없다. 의사 남편에 잘나가는 커리어우먼...잘하면 큰 돈을 쉽게 내어주지않을까 약간의 기대를 품었다. 언제쯤 돈 이야기를 꺼내야할까 머릿속이 온통 그 생각이었다. “수이야?” “아...응...?” “내 말 듣고있어?” “응...응 듣고있지...!” 수이의 시원찮은 대답에 지윤은 웃던 입꼬리를 슬쩍 내리고 물었다. “너 나 기억안나지?” “응...?갑자기...그게 무슨...” 깔깔깔하고 지윤이 크게 웃었다. 이건 무슨 전개지? 수이는 상황파악이 잘 안됐다. “아~미안 너무 크게 웃었다. 너무 재밌어서 후훗” “뭐가...?하하하...재밌어?” 지윤이 갑자기 싸늘하게 말했다. “니가 날 기억한다면 너랑 나랑 이렇게 마주볼 수 있겠어?양심도 없이?” 이게 무슨 소린가?갑자기 영문모를 전개가 연속적으로 일어나니 수이는 너무 혼란스러웠다. 지윤은 핸드백 안에서 사진 한장을 꺼냈다. 사진 속엔 뚱뚱하고 여드름 많은 여고생 하나가 담겨있었다. 아아...그래 이 아이는 알아...수이와 친구들이 고등학생 시절 ‘여드름 돼지’라 놀리며 상당히 괴롭혔던 아이였다. 이 아이 이름이... “너?!” “그래 나야~이제 기억났어?나는 니 이름 듣자마자 생각해냈어, 뻔뻔하게 나한테 무슨 면목으로 전화를 했을까...?아니 애초에 내 번호는 어떻게 알고 있을까?” 수이는 눈 앞이 아득했다. 하필 지금 이 시점에 이 사람이 왜 지윤이란 말인가? 다 틀렸다...그런데 나를 알고도 어째서 이 자리에 나온걸까...?혹시 아직 기회는 남은걸까?빨리 본론을 꺼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그 때는 나도 너무 어렸어서...치...친구야..도와줘...지금 내 상황이 너무 힘들어...” 수이의 말에 지윤은 잠시 멍하니 쳐다보다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래...얼마나 필요한데?” 얼마...?얼마나 필요하냐구?수이는 눈을 반짝이며 숨도 쉬지않고 대답했다. “니가 괜찮은만큼만!!지윤아 정말 고마워!!” “뭐가?뭐가 고마운데?” “빌려주는 돈 꼭 갚을게...!이 은혜는 정말...” 수이의 말을 다 듣지않고 지윤은 수이의 눈앞에서 손을 휘저어 수이의 말을 멈추며 말했다. “내가 언제 빌려준댔어?왜 오바질이야” “어...?방금 얼마나 필요하냐고...” 하...!지윤이 코웃음치며 말했다. “얼마나 필요한가 궁금했을 뿐이야~그렇게 날 괴롭히던 니가 얼마나 바닥인가 그게 궁금했다고” 수이는 얼음이 되었다. 아무 말도 못하고 몸만 바들바들 떨었다. “솔직히 이 자리에 나온 건 혹시나 니가 나한테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사과라도 할까...그럼 어떻게 거절할까, 그렇게 나를 못살게굴던 너는 혹시 잘 살고있나...잘 살고있으면 안돼는데 하고 확인차 나온거야, 근데 하...!미안하다 사과는 커녕 돈을 빌려달라니?너 같으면 너한테 빌려주겠니?친구?이제와서 친구라니 같잖은 소리하지마” 무서웠다...끝났다...좁쌀만큼 해봤던 기대가 박살났다. “다행이야~잘 살지못하는 것 같아서!앞으로도 그렇게 바닥을 기며 살길 진심으로 기도할게” 지윤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안돼...!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수이가 지윤의 바짓가랑이를 붙잡으며 무릎을 꿇었다. “미안해...!미안해 지윤아!내가 다 잘못했어!나 좀 살려줘!나 돈없으면 정말 죽어!!” 수이는 펑펑 울었다. 정말 무서웠다. 그리고 이런 공공장소에서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면 자신을 쉽게 내치진 못할 것이라는 계산도 있었다. 지윤은 가만히 쳐다보다가 수이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그럼 죽어...” 너무나도 싸늘한 한 마디에 수이는 지윤을 놓쳤다. 지윤은 뒤도 돌아보지않고 카페를 나섰다. 사람들의 이목만 집중시킨채 수이 혼자 바닥에 내박쳐져있었다.
얻은 것 하나없이 수이는 집으로 돌아가고있다. 입안으로 중얼중얼 지윤에게 저주를 퍼붇고 있었다. 이제 삼일 후면 자신은 어떻게되는걸까하는 찰나 골목 구석에서 빛이 보였다. 수이는 왠지 그 빛을 따라걷고있었다. 빛은 통나무로 된 건물에서 새어나오고 있었다. 간판에 ‘That would grant store’라고 적혀있지만 수이는 읽을 줄 몰랐다. 그저 ‘이런 골목에 어울리지도 않는 건물이 있네’하고 신기한 마음에 건물안으로 들어섰다. “아이고~손님이 오셨네?” 가게 주인처럼 보이는 사람이 수이를 반겼다. 온통 검은 정장에 대비되는 흰 머리카락과 하얀 피부, 그리고 붉은 눈을 가진 사람이었다. 주인은 친절하게 수이에게 물었다. “찾으시는 물건이 있으세요?” 물건을 찾느냐고...?가게였던건가?하고 수이는 건물을 둘러보았다. 각종 괴상한 가면과 장신구들이 온 벽에 걸려있었다. 아무리 보아도 가게의 꼴은 아니었다. 그리고 물건을 살 마음도 없었다. “아...지나가다가 그냥 들어온거에요...필요한 물건도 없어보이고...” 주인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필요한 물건이 있으실걸요?저희 가게는 간절히 소원하는 게 있는 사람들 눈에만 띄거든요, 저희 가게 물건들은 소원을 이루어준답니다” 소원을 이루어준다라...바라는 것은 있지만 살 돈도 없고 진짜 소원을 이루어주는 물건 따위 있을리도 없고 무엇보다도 사기를 당하는 건 이제 사소한 것도 싫었다. “없다니까요...게다가 전 돈도...” “아~걱정마세요~당장에 지불하지 않아도 됩니다!일단 그냥 드릴테니 소원이라도 말해보시겠어요?” 물건을 그냥 준다니 수이는 손해볼 건 없다고 생각했다. 속는 셈치고 소원이라도 말해볼까... “저 돈이 무척 필요해요...” “아~그렇죠~이 세상 살아가는데 꼭 필요하죠 그 돈이라는거...그럼 이 물건이 적당하겠네요~” 주인은 벽에서 가면 하나를 수이에게 주었다. 나무로 된 그 가면은 입을 귀까지 찢으며 웃는 표정의 괴악한 모양이었다. “이걸 쓰고 자고 일어나면 어떤 방식으로든 눈앞에 돈이 생길겁니다~대신에 너무 오래쓰고 있으면 안돼요~하루에 10시간까지에요 절대 10시간은 넘으면 안됩니다.” 가면을 쓰고 자기만 한다고 돈이 생긴다고?말도 안돼는 일이다. 가면을 쓰고 자고 일어나면 누가 자신에게 돈을 갖다바치기라도 한단 말인가?미심쩍은 수이의 표정에도 그는 진지하게 말했다. “일단 그냥 드리는거에요~효과를 본다면 제가 친히 값을 받으러 찾아갈게요~”
수이는 혼란스럽다. 어제 자신은 지윤을 찾아간건가?아니면 집에서 잠이 든건가?집에서 잠이 든 것이라면 지윤과 통화한 목록은 뭐고 손에 들린 이 가면은 뭔가? 가만히 가면을 바라보던 수이는 이내 가면을 쓰고 다시 누웠다. ‘그래...!밑져야 본전 아니겠어?’ 수이는 혹시나 10시간을 넘기지않으려 알람을 맞추고 억지로 잠을 청했다. 억지로 잠이 든 탓인지 3시간 만에 깨어나버렸다. 그리고 눈앞에 300만원을 보고는 넋을 놓고 있었다. ‘넋놓고 있을 때가 아냐!’ 수이는 다시 잠들었다. 하루에 10시간이랬으니 이제 7시간 남았다. 7시간 후 자신의 눈앞에는 또 700만원이 나타났다. 도합 천만원...수이는 계산해냈다. ‘한 시간에 100만원이다!’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아니 어디서?도대체 어디서 돈이 나타나는거지?돈이 솓아나는 구멍이 있다면 온 집안을 뒤져서라도 찾고싶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온 집안을 뒤졌지만 그런 구멍같은 거 있을리 없었다. 그럼 이 돈은 다 뭔가? 10시간을 자느라 하루가 다 소비되었다. 수이에겐 다시 10시간이 주어졌다. 수이는 계산했다. 하루 천만원, 그리고 사채업자들이 준 기간은 이틀 남았다. 이틀 자고 이천만원...도합 삼천만원...이걸로 사채업자들에게 원금은 갚아 돌려보낼 수 있다. 그리고 하루 뒤 다시 천만원...그렇게하면 지긋지긋한 사채업자들에게서 벗어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은 이 가면을 쓰고 잠만 자도 하루 천만원까지 벌 수 있었다. “하루에 천만원이면 한달이면 3억...일년이면?!” 황홀했다!이거다!이게 수이가 그토록 바라던 쉽게 돈 버는 법!쉽게 벌 뿐이랴 금액도 엄청나다! 하지만 이내 수이는 생각했다. ‘24시간을 자면 왜 안돼?’ 24시간을 내리 잔다면 2400만원인데 그렇다면 사채업자들과의 지긋지긋한 악연도 하루 빨리 끝내고 돈도 배로 분다. 여기까지 생각했다면 시간이 없다!수이는 곧바로 알람도 맞추지않은채 잠이 들었다. 자꾸 눈이 떠졌다. 3시간...5시간...9시간...수이는 결국 10시간을 넘겼다. 일단 아무일도 일어나지않았다. ‘뭐지...?’ 말 그대로 아무일도 일어나지않았다. 돈이 생기지않았다. “뭐야 이게!!!” 왜지?10시간을 넘기면 안된다는 건 하루 천만원이 리미트이고 그 이상을 넘기면 사라지는건가...? 아아...하루가 지난다...허무하게 하루를 날려버렸다. 내일이라도 천만원을 모아야지 스스로를 다독이며 수이는 가면을 벗으려했다. “으응...?” 가면이 벗겨지지않았다...그리고 얼굴이 점점 따가워졌다...아니 뜨거워졌다!얼굴이 따갑고 가렵고 쓰라리고 화상을 입은 것 같이 고통스러웠다. “아악...!아파!!” 수이는 극심한 고통에 바닥을 구르며 가면을 떼어내려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수이가 고통스러워하는 그 순간에 소원을 이루어주는 가게 주인...그가 수이 앞에 나타났다. 어떻게 알고 온건지 중요하지않았다. 수이는 지윤에게 했던 것 처럼 주인의 다리를 붙잡고 빌었다. “이...이것 좀...아파...아...아파요...” “준 지 며칠이나 됐다고 벌써 약속을 어기나요~하루 10시간이라고 말했을텐데 응?” 주인은 씨익 웃으며 말했다. “하루 10시간이 모자란가?천만원인데~?욕심도 많지~난 참 인간을 이해하지 못하겠어~” 주인의 조롱에도 수이는 고통스러움에 대답도 못하고 바동댈 뿐이었다. “아~이거 떼어달라고?응?그래?그런거지?” 주인은 수이에게 붙어있는 가면을 잡고 좌악!뜯어냈다.
“까아아아아아아아아끄아아아아아아아아!!!!” 수이가 얼굴을 부여잡고 울부짖었다. 주인의 손에 들린 가면에는 수이의 안면피부가 붙어있다. 피부째로...가면을 떼어냈다... “내...내 얼굴...!내 얼굴이이!!!!!!!!”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핰!!!!어떻게 떼어낸다고는 말 안했잖아 하하핰!!!” 울부짖는 수이를 가리키며 주인은 숨이 넘어갈 듯 웃고있었다. 이내 평정을 차린 주인은 말했다. “이제 값을 치러야지~” “값?!내 얼굴을 떼어내놓고 값?!” 수이가 뜯어진 얼굴로 피칠갑이 되어 악을 썼지만 주인은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 “에이~효과보면 받으러 온다고 했잖아~설마 이 얼굴가죽으로 값은 치렀다 생각하는거야?이런 걸 내가 어디다 쓰겠다고~?넌 그냥 따라오면 돼~” 주인은 타오르는 듯한 붉은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 “악마랑 손잡고 가면 천국도 지옥도 없다?그냥 사라지는거야~크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