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원 전체회의에 참석해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 대표는 "안보와 민생의 심각한 이중 위기 국면에서 야당 대표로 막중한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사려 깊지 못한 불찰로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바른정당 대표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대표직을 놓고 그동안 많은 고심을 했다. 제 고민은 개인의 유불리가 아니라 무엇이 당을 위해 나은 길인가였다"며 "자강이 옳다고 믿는 많은 동지들이 저의 사퇴로 자강의 불씨가 수그러들지 않을까 걱정하는 점들이 고민을 깊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제기된 의혹은 저로서는 참 억울한 누명이지만 모든 진실과 저의 결백을 검찰에서 떳떳하게 밝히겠다"며 결백 입증을 자신했다.
이 대표는 "거짓주장이 바른정당의 가치정치를 훼손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대표직을 내려놓는다"며 "소임을 다하지 못하고 중요한 시기에 많은 숙제만 남겨놓은 채 대표직을 떠나게 돼 국민과 당원께 머리 숙여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의 부족함은 꾸짖어주시되 바른정당은 개혁보수의 길을 굳건히 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간절히 호소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사퇴는 지난 6월 26일 당원대표자회의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지 74일 만이다.
이 대표가 조기 낙마함에 따라 바른정당은 새 리더십을 위한 후속 논의에 즉각 착수할 전망이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의 금품수수 의혹이 불거진 직후 꾸준히 새 지도부 구성과 관련한 논의가 이어져 왔다.
즉각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비대위 체제로 내년 지방선거를 치르자는 말부터 일단 주호영 원내대표의 권한대행 체제를 유지하다 조기 전당대회를 통해 새 지도부를 선출하자는 주장까지 다양하다.
이 과정에서 바른정당의 최대주주인 김무성 의원, 바른정당 대선후보였던 유승민 의원의 '구원 등판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 대표의 중도 하차로 자유한국당과의 통합 및 연대 등 보수진영 내 통합논의도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자강론', 즉 바른정당의 독자 생존을 가장 강하게 주장해온 이 대표가 물러난 데 따른 것이다.
따라서 새 리더십 구성 문제 및 보수진영 통합 문제 등을 놓고 바른정당 내 논란은 커질 전망이다.
이 대표는 한 여성 사업가로부터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현금과 명품가방 등 6천만 원대의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서울중앙지검은 이 사업가가 '이 대표의 금품수수 의혹을 밝혀달라'고 진정을 제출함에 따라 현재 형사3부에 사건을 배당해 조사 중이다.
이 대표는 금품수수 의혹에 대해 "돈을 빌린 적은 있으나 모두 갚아 문제가 될 게 없다"며 이 사업가의 주장을 전면 부인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