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죽었다. <div><br><div>분명히 죽었다.</div> <div><br></div> <div>그 높이에서 살아나면 그게 이상한거지</div></div> <div><br></div> <div>더 이상 살고싶지 않았다.</div> <div><br></div> <div>사후세계 따위는 존재하지 않다고 믿었다.</div> <div><br></div> <div>근데 이게 웬일인가 분명히 죽은 내가 사막같은 공간에 혼자 있다니</div> <div><br></div> <div>춥지도 배고프지도 당황스럽지도 않았다.</div> <div><br></div> <div>하지만 혼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div> <div><br></div> <div>걸어도 끝이 없었고 낮과 밤도 없었다.</div> <div><br></div> <div>그때였다. 하늘이 갈라지면서 커다란 사람의 눈이 나왔다.</div> <div><br></div> <div>그 눈은 내게 말을 걸었다.</div> <div><br></div> <div>"안녕"</div> <div><br></div> <div>"누구..?"</div> <div><br></div> <div>"음..사람들은 나를 보고 신이라고 부르더군"</div> <div><br></div> <div>"신? 신이 실제로 있었나요? 그럼 사후세계도 있는 건가요?"</div> <div><br></div> <div>"아니 사후세계는 없단다 넌 조금 이따가 무(無)로 변할거야"</div> <div><br></div> <div>"그럼 지금 제가 여기 있는 이유는 뭐죠?"</div> <div><br></div> <div>"음...그냥 너희들의 궁금증을 답하기 위해 여기 있는거지 죽어서까지도 신을 못 보면 좀 억울하잖아?"</div> <div><br></div> <div>"궁금증을 답하기 위해서요?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당신은 알고 있나요?"</div> <div><br></div> <div>"확실하진 않지만 난 셀 수 없는 시간동안 너희들을 지켜봤기에 답변을 해줄 순 있지"</div> <div><br></div> <div>"신은 어떻게 사람을 만드나요? 당신 혼자서 생명을 창조하나요?"</div> <div><br></div> <div>"아니, 사람은 그들의 부모가 성관계를 맺고 임신을 하면 만들어진단다."</div> <div><br></div> <div>"에..? 신이 우리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였나요?"</div> <div><br></div> <div>"만약 그렇다면 세상에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사람은 얼마나 많겠니?"</div> <div><br></div> <div>"아... 그러면 사고는 왜 발생하는 거죠? 당신이 노하면 자연재해가 일어나나요?"</div> <div><br></div> <div>"아니, 사고는 한순간의 실수로 발생하고, 자연재해는 지구의 순환때문에 생기는 거란다."</div> <div><br></div> <div>"당신이 우주를 만들고 지구를 만들었나요?"</div> <div><br></div> <div>"아니, 나도 눈을 떠보니 우주와 지구는 이미 있더군"</div> <div><br></div> <div>"그럼 당신은 신으로서 무엇을 하나요?"</div> <div><br></div> <div>"난 그냥 너희들을 지켜보지 그리고 너희가 죽으면 이렇게 답변을 해주는 거란다."</div> <div><br></div> <div>"그럼 당신은 신이 아니지 않나요?"</div> <div><br></div> <div>"그래, 신이라기 보다는 관찰자라고 하는게 맞겠지 하지만 너희들은 죄를 짓고 나에게 회개를 하지, 너희들이 회개를 한다고 달라지는 건 전혀</div> <div> 없는데 말이야 그리고 죽어서도 영생을 누리기 위해 교회와 절을 다니고 오래살기 위해 더러운 짓을 서슴치 않지, 가끔씩 너희들의 모순된 </div> <div> 모습을 보면 정말 어이가 없더군 소, 돼지를 아름답게 도축하면서 개를 먹지 말자고? 다른 동물들을 실험용으로 사용하면서 인간은 윤리적이라</div> <div> 하는 자들을 보면 정말 저주를 내려주고 싶어 애초에 너희들이 자신들의 약함과 잔인함을 숨기려고 신이라는 허구의 존재를 만들고 시간이</div> <div> 흘러서는 그 신을 이용해 돈을 벌고 잘못을 용서받고 천국을 간다고? 웃기지마 죽으면 끝이야 너도 곧 있으면 사라지겠지"</div> <div><br></div> <div>그의 말이 끝난 후에 내 몸은 다리서부터 없어지고 있었다.</div> <div><br></div> <div>"그래 죽으면 끝이라니... 그게 더 맘이 편하네..."</div> <div><br></div> <div>"이제 영원하고 편안한 침묵 속으로 들어가는 거야"</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div> <div>알람 소리가 난다.</div> <div><br></div> <div>주변이 시끄럽다.</div> <div><br></div> <div>"아들 일어나 교회가야지"</div> <div><br></div> <div>일요일인가? 꿈이었나?</div> <div><br></div> <div>"예배 늦겠다 빨리 나와"</div> <div><br></div> <div>꿈이었구나 다 꿈이었어</div> <div><br></div> <div>"엄마, 오늘 약속있어서 교회 못가요"</div> <div><br></div> <div>"목사님한테 너 간다고 다 애기 해놨어 빨리 나와"</div> <div><br></div> <div>"아...씨 안간다고 나 교회 안다닌다고 했잖아"</div> <div><br></div> <div>"에휴...알았어 니 알아서해"</div> <div><br></div> <div>그날따라 교회에 가는 엄마의 모습이 참 한심해 보였다.</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