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부지랑 둘이서 호프를 4년반을 했는데,
그 4년 반 사이에 있던 스펙터클한 일들.
취객 경찰서 보낸 경험 요약본...
1. 미친놈이 술에 머리카락 들어갔다고 잔 두개를 집어던져서 경찰 출동. 내머리 그렇게 짧지 않그등?
2. 혀 꼬여서 뭐라 하는지도 안들리는데 못듣는다고 따귀때리고 욕해서 경찰서 끌고감. 그때 친구들도 와 있던 상황이라 굉장히 심각했음.
3. 세 사람이 죄다 꽐라 됐는데 셋 다 바닥에 자빠져 갖고 토해서 경찰서 보냄.
4. 취한 아줌마가 장사 끝났는데도 부득부득 술 더 퍼먹겠다고 그러길래 정리하고 집에 가라고 끌고 나왔는데 할퀴고 난리부려서 경찰소환.
5. 지가 폰 잃어버리고 내가 훔쳐갔다고 난리 부려서 경찰 소환.
6. 옷벗고는 코끼리 쮸뿌쮸뿌하고 내부를 뛰 댕기길래 잡아서 한겨울에 밖으로 끌고 나간뒤에 옷입게 시키고 경찰부름.
(작아서 보이지도 않는걸 왜그리 흔드는지 원)
7. 이쁜 누님이 혼자서 소주 세병에 튀김안주 해놓곤 가게 닫을때까지 잠만 자서 깨웠드니, 나더러 재워달라케서 경찰서 가서 주무시라고 경찰 불러드림. (철벽)
8. 술먹고 취해서 지들끼리 싸우다가 의자를 가게 전면유리창에 집어던져서 깨뜨려먹음. 경찰 부르고 합의금 200받음.
9. 왠 50대 아즈씨가 여기서 양주 키핑했는데 없냐고 그래서 찾아보니 음슴. (보통 이름이랑 전화번호 적어서 1년 키핑해두고, 1년 지나면 번호만 따로 보관하고 내가 마심;) 그래서 그 때 먹은게 뭐냐고 물으니 우리가게 메뉴가 아님. 그래서 딴데 가서 물어보시라고 했드니 욕하고 내놓으라고 진상펴서 경찰부름. ㅂㄷㅂㄷ...
돈떼러 간 일
1. 왠 노년 부부 둘이 와서 노가리에 맥주 넉잔 하고는 슥 사라져서 CCTV를 봤더니 동네 주민. 쫒아가서 합의금조로 두배 받아냄 ㄷㄷ.
2. 양주 하나에 과일안주와 비싼거 죄다 시켜놓고 나 돈 없음 하길래 경찰 신고하고 와이프 분에게 돈받으러 감. 다행히 돈 회수.
3. 젊은애들 넷이 같은 건물 편의점 알바하는애랑 와서 진탕 먹고 외상 걸었는데 담날 알바하는애가 잠적. 일주일 뒤에 편의점 사장한테 일 관둔다고 그러곤 월급 달라고 난리치길래 월급에서 외상한 돈 떼서 받아옴. ㅂㄷㅂㄷ.
4. 왠 정신나간 사람이 맥주 넉잔 먹고는 옆자리 사람이 돈 내기로 했다면서 발뺌함. (둘은 모르는 사람임) 핸드폰에서 어머니 번호 확인한뒤 집에 인수인계하고 돈받아옴 ㅂㄷ...
변태들
1. 우리 호프에 알바들은 여자애들 혹은 한두살 나이 많은 누님들이 했는데, 꼭 여자라고 무시하는 것들 있음. 그럴땐 내가 가서 끌어내는 역할을 전담함. ㅂㄷㅂㄷ.
2. 알바 여자애들중에 유도쪽 나와서 호리호리한데도 굉장히 힘쎈 애가 있었는데, 취객 하나가 허리만지고 엉덩이 만지고 지랄하자마자 뒤로 자빠뜨리고 문밖으로 끌어내서 집어던짐. 굉장히 멋지다고 생각했음.
3. 본인이 머리를 좀 기르고 한창 말라깽이고 피부좋던 시절에, 누가 엉덩이를 만지길래 보니 왠 중년 아저씨임. '아즈씨 지 남잔데유?'라고 째려보니 아몰랑을 시전. 그때 한창 무를 중화칼로 썰고 있던 아부지가 칼을 들고 스윽 노려보니 깨갱하고 빠르게 계산하고 튐.
4. 위에 코끼리 쭈뿌쭈뿌 말고도, 왠 아줌마가 옷을 훌렁훌렁 벗어대길래 코트만 입혀서 계산시키고 내보낸다던지... 아즈씨가 손님한테 추파를 부린다던지 하는 경우도 많아서, 그럴때마다 아부지랑 내랑 칼들고 째려보는게 일이 됐음.
AND
1. 리버풀 팬인 아즈씨가 있는데, 당시 나는 박지성이 있던 맨유팬이라 맨유vs리버풀 하면 꼭 감정이 격해져서 말쌈이 붙음. 하지만 다음날 자연스럽게 함께 첼시와 아스날을 까면서 화해하는게 함정.
2. 매니저하면서 찐따짓을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여자손님에게 인기도 많았고 번호도 요청 받아보고 고백도 몇 번 받았음. 알바한테도 받아보고 ㄷㄷ... 역시 술에 취하면 오징어도 미남으로 보이나 싶었지만, 그땐 여자친구가 있어서 철벽모드. 하지만 지금은 없지!
3. 공병을 건물 뒤편에 두면 주류회사가 술 가져오면서 공병은 가져가는 형식이었는데, 어느날부터 공병이 사라졌다는 말을 들음. CCTV 확인해보니 근처 폐지주으면서 사는 노인분이 가져셔서 직접 찾아가 말씀드리고 가게에서 나오는 폐지는 모두 드릴테니 공병은 가져가지 말아달라고 부탁드림. 이후론 안가져 가시고, 폐지를 잔뜩 쌓아서 매주 드리면 앞에 청소도 해주시고 정리도 해주셔서 좋은 관계가 되었음.
4. 주변에 좀 힘쓰는 건달같은 사람들이 많이 사는데, 다행히 눈치가 좀 있어서 그럴땐 싹싹하게 굴고 섭스도 좀 드리고 하면서 팁을 많이 챙겼음. 근데 개중에 머릿급인 하나가 해병대 출신인데 아부지가 해병대 기수가 더 높아서 올때마다 아부지께 인사하고 주변 건달들 관리해주고 그랬었음 ㅇㅇ. 하지만 주변 사람들 안데려왔었으면 했음... 건달들 보고 손님 달아남 ㅂㄷㅂㄷ...
5. 손님이 없는 한겨울에 내 나이또래 한 사람이 혼자 와서는 친구가 없다며 같이 먹자고 했음. 나도 심심해서 같이 술먹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나보다 한살 어린 꽤 좋은 친구였음. 형동생 먹었는데 담날 군대가는 애였음. 그날 아부지한테 급여 선불받아서 양주랑 안주 사주고 잘 댕겨오라고 해줬음 ㅠㅠ. 나중에 전역하자 마자 일하러 멀리 지방 내려가기 됐다고 인사차 왔음. 나한테 군디스 한보루 주고는 그러곤 떠났음. 참 착한 친구였음.
좀 더 생각해내면 쓸게 많은데 일단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