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후... 어디까지 제가 이야기했었죠?</div> <div> </div> <div>음 아내 이야기 할 때군요. 다행히 제 화가 지금은 많이 풀렸어요. 아까보다 훨씬 차분한 마음으로 글을 쓸 수 있겠네요.</div> <div>아까 제가 쓴 글에 오타가 많더라도 이해부탁드려요. 너무 화가 나서 아까는 키보드를 부술 듯이 타이핑하고 있었거든요. 제가 키보드 타이핑하나는 정말 빠르거든요. 한번은 제 아내가 아기 재우고 있는데 제가 키보드 치는 소리때문에 잠을 못자겠다고 일어나서 찾아왔다니까요. 진짜로요.</div> <div> </div> <div>아!</div> <div>다시 아내 이야로 돌아가보죠.</div> <div> </div> <div>제 아내는 미국 교포에요. 그러니까 캘리포니아 출신이요. 한국에 관광겸해서 아이들 가르치는 원어민 교사로 2년만 일하고 갈 생각이었는데 이런 저 만난탓에 이렇게 평생 한국땅에서 살게 되었죠.</div> <div> </div> <div>제가 일방적으로 대쉬해서 결혼한 케이스인데 정말 너무 사랑했어요.</div> <div>유치한지 알지만 정말 정말 사랑했다고요.</div> <div> </div> <div>제가 아내를 사랑하지만 아내가 받아주지 않을까 고민고민하다가 고백했거든요. 데이트 일곱번만에 겨우겨우 고백했는데 그때 저의 고백을 받아주던 아내의 옆모습은 잊지 못할거에요. 자랑이지만 제 아내는 옆 모습이 진짜 이쁘거든요. </div> <div> </div> <div>음 한국인 피는 맛는데 글쎄요. 그 음식이 사람의 이목구비를 좌우하는지 겉모습은 정말 서양 백인처럼 생겼거든요. 어렸을 때 미국에서 크면서 빵하고 스파게티 많이 먹어서 그런지 진짜 서양 사람처럼 예쁘게 생겼어요. 그래서 저는 처음에는 혼혈인줄 알았어요. 일본 말로 하프요. half!</div> <div> </div> <div>그리고 연애하다 덜컥 사랑하는 정말 사랑하는 제 딸이 생겼어요. 아내는 망설였지만 저는 망설이지 않았어요. 내친김에 연애부터 결혼까지 속사포로 한 케이스가 되었죠. </div> <div> </div> <div>그리곤 좋았어요. 아주 좋았어요. 제가 변하기 전까지요.</div> <div> </div> <div>아. 오해하지 마세요. 제가 변했다는게 제가 불륜을 저질렀다던가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이 변했다던가 유치하게 그런거 아니에요.</div> <div>제가 변했다는 것은 아내한테도 제 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말이에요. 그러니까 연애할 때는 아내입장에서 정말 세상에서 제일 착한 사람이었던 저가 어느 순간 생각보다 무서운 사람이란 것을 느끼게 되었다는 소리죠.</div> <div> </div> <div>후! 잠시 쉬었다 오겠습니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 <div>자. 이제는 제 화가 거의 누그러졌네요. 조금 더 차분히 쓰던 글을 마무리할께요. 감기약을 먹어서 졸립기도 하고 밤12시 46분이라 피곤하지만 그래도 제 글을 보는 사람이 있을거 같아서요. </div> <div> </div> <div>이 무렵 저는 바쁜 회상생활로 그 앞서 이야기했던 폭발자루가 빠르게 쌓이기 시작했어요. 분명 어렸을 때는 그냥 넘어갔을 일이 이제는 쌓이기도 하고 한 방에 쌓이는 양도 더 커졌어요. 그러니까 음 약 두 세달에 한 번 터지던 자루가 이제는 자루 크기도 작아졌을 거에요. 음 그러니까 대략 2주 단위로 터지게 바뀐거죠. </div> <div> </div> <div>역시 전 잘 했어요. 그리고 나쁜 사람도 아니고요. 밖에서 터지고 안에서 터지지는 않았으니까요. 집 안에서요.</div> <div> </div> <div>근데 어느 순간 한 번 집안에서 터지더군요.</div> <div>지금은 왜 아내하고 싸웠는지 기억도 잘 안나요. 사소한 말 다툼이었는데 하필 제 폭발 자루가 끝까지 이미 차있었던 상태였죠.</div> <div> </div> <div>아직도 생생이 기억해요. 아내의 표정을...</div> <div> </div> <div>아내가 난생 처음 방안으로 들어가서 울기 시작했어요.</div> <div>그리고 정말 부끄럽게도...정말 정말 부끄럽게도 실수 한 사실을 알았어요. 제가 사랑하는 딸 앞에서도 이런 모습을 보였던 거였어요. 또라이 모습을...</div> <div>나중에 화가 누그러지고 놀란 아이를 안았는데 아이 바지가 축축하더군요. 그래요. 난생처음 아빠의 또라이짓을 봤으니 오줌을 싸 버린거죠. 그 귀여운 나의 딸이. </div> <div> </div> <div>구차하지만 반성많이했어요. 정말요. 다시는 안 싸우겠다. 집에서는 최소한 화내지 말아야지. 폭발의 원인을 생각해보니 그날 저녁 조금 마셨던 맥주가 원인인거 같아서 술도 줄이고 그랬어요. 진짜로 노력했다고요.</div> <div> </div> <div>근데요. 아내한테 미안하다 싹싹빌고도요. 한 번 집에서 터졌더니 그게 잘 안되더라고요. 자제요.</div> <div> </div> <div>두번째 터졌을 때는 물건을 던졌어요. 역시 아내가 울었지요.</div> <div> </div> <div>근데 웃긴건 뭔지 아세요. 그 제가 집에서 너댓번 터졌더니 아내가 다시는 울지 않는 다는 거에요.</div> <div>대신에 저에게 쌍심지를 켜고 덤비지요. </div> <div> </div> <div>근데 아까 말했듯이 저는 다른 사람이 저를 또라이로 보면 더 또라이짓을 하려고 그래요. 그럼 절대 안 져주죠. 제가 아무리 사랑하는 아내한테도요.</div> <div>가장 최근은 불과 2주전인데...</div> <div> </div> <div>그러고 지난 주는 일본여행 다녀와서 진짜 행복했었네요. 아이랑 아내손 잡고 4일쯤 다녀왔는데 그래서 아까도 일본말도 써보고 한거에요.</div> <div> </div> <div>자 다시 다시</div> <div>돌아와서 2주전에 싸울 때 그날도 아내가 아니 그날 따라 아내가 유독 안지더라고요. 저한테 그래서 불쑥 저도 모르게 난생 처음 여자에게 손을 올렸어요. 아무리 터져도 심지어 엄마하고 물건 던지면서 싸웠어도 여자 몸에 손 댄 적은 없었는데</div> <div> </div> <div>아이러니하게도 제가 가장 사랑하는 (제 딸보다 저는 아내를 더 사랑합니다) 아내에게 손을 대고 만거에요.</div> <div>그러고 나니 정말 머리에 '핑-'하는 소리가 나는 것 같더군요. 아마 저의 뇌도 충격받아서 경고 음이라도 울린 걸까요. 아내는 집을 뛰쳐나갔고. 다음날 돌아왔죠. 다시 그일 생각하니 손이 떨리네요. 심장도 뛰는것 같고</div> <div> </div> <div> </div> <div>그리고요. 어떻하긴요. 저번 주에 행복하게 일본여행 다녀왔다니까요. 그 요즘 신규 노선 저가항공 취항한데 있잖아요. 가고시마요. </div> <div> </div> <div>방법 없죠. 미안하다 미안하다. 사과하는 것 밖에는. 근데 의아한점은 아내가 생각보다</div> <div>쉽게 제 사과를 받아드렸어요. 정말 생각보다 쉽게</div> <div> </div> <div>그리고 앙증맞게 </div> <div> </div> <div>-일본 여행 가려고 나한테 사과하는 거지</div> <div> </div> <div>아 정말 귀여워요. 제 아내는</div> <div> </div> <div>지금까지 별 쓸데 없는 말을 왜 썼는지 의아하신 분 있을 거에요.</div> <div>사실 오늘도 터졌거든요.</div> <div> </div> <div>또 그 자루가요. 왜 터졌냐면 진짜 미안하고 부끄럽긴 한데 아내가 집에 늦게 들어와서요.</div> <div>남자가 쪼잔하게 집에 그냥 조금 늦게 들어왔다고 화낸건 아니고요. </div> <div>제가 요즘 일이 없어서 집에서 아기 보는 시간이 많은데 아내가 너무 한 것 같더라고요. </div> <div> </div> <div>직장있어서 늦게 들어오는 것은 이해하는데 물론 저한테 늦는다고 이야기했지만요. 오늘 따라 늦게 들어오던 아내 한 마디가 제 심기를 건들더군요.</div> <div>전 그냥 왜 늦게 들어왔는지 물어봤을 뿐인데</div> <div> </div> <div>-아 나도 힘들어! 나도 일하느라 피곤하다고!!</div> <div> </div> <div>이렇게 먼저 터지더라니까요.</div> <div>아까도 이야기했잖아요. 전 누가 저를 또라이 취급하면 더 또라이로 보이려고 한다고요. 머리에 '핑-'하던 소리가 들리더니 </div> <div> </div> <div>그리고 정신을 차렸죠. </div> <div>정신을 차리고 보니 제 손에 과도가 들려있더군요. </div> <div> </div> <div>아이고 아니에요 아니에요. 제가 그 걸로 유치하게 아내 찌르는 3류 공포소설아니라고요.</div> <div>그냥 위협했던거 같아요. 위협만...</div> <div>저는 그냥 제 생각에는요. 그냥 보여주고 싶었던거 같아요. 제가 어떤 놈인지. 만만히 보지 말라고.</div> <div> </div> <div>그러고 정말 아이처럼 펑펑 울었어요. 동그랗게 눈을 뜬 아이와 아이의 엄마를 보니 참을 수 없는 죄책감이 들었어요.</div> <div> </div> <div>그리곤 펑펑</div> <div> </div> <div>미안해!!</div> <div>미안해!!</div> <div> </div> <div>미치광이처럼 큰 소리로 울었어요. 엉엉이 정말 크게.</div> <div>그러고나니 다시 조금 있다 분노가 생기더군요. 이런 사랑하는 사람을 놀라게 한 제 자신한테요. 지금까지 이런적 없었는데</div> <div> </div> <div>그리고 그 감정 그대로 아까 글 올린거에요. 그거라도 안하면 정말 제 안에 분이 사그라들지 않을 것 같아서요.</div> <div>지금까지 정말 잘 조절했는데...</div> <div> </div> <div>제 글의 요점은 그거에요. 정말 묻고 싶어요. 제가 다시는 안 터질 수 있을까요?</div> <div>제가 두번 다시는 사랑하는 아내를 울리지 않을 수 있을까요?</div> <div>제가 다시는 또라이가 되지 않을 수 있을까요?</div> <div> </div> <div>아까부터 저한테도 묻고 있어요. 제 자신에게요.</div> <div> </div> <div>슬프게도 스스로 알고 있어요. 답변을요. </div> <div>후 저도 봤어요. 유명한 영화 있잖아요. 스티븐 킹이 쓴 소설로 만든 영화 샤이닝이요. 그 미친광이 아빠 나오는 영화요.</div> <div>그리고 그 영화 말미에 아빠가 어떻게 됐는지도 알아요.</div> <div> </div> <div>그래서 선택을 내려야 할 것 같아요. 선택을 제가 미치기 전에 제어 하는 방법을 찾든 아니면 스스로 끝내든요.</div> <div> </div> <div>이제 글을 마쳐야 겠네요. 슬슬. 그래도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가 잘 자는지 조금은 위안은 드네요. 제 아내랑 아이는 한번 자번 정말 딥슬립해서 정말 조용히 자거든요. 조용한거보니 자는것 같아요.</div> <div> </div> <div>그러고보니 아까부터 뭔가 으슬으슬하다 싶었더니 베란다 창문이 열려있었나보네요. 하필 미세먼지 있는 날에 왜 창문을 열었는지 참...</div> <div> </div> <div>창문 닫으면서 마지막 선택을 내려야겠네요. 창문이 닫힐지 닫히지 않을지요.</div> <div> </div> <div> </div> <div>그럼 건강하고 행복하세요.</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