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뒷산엔 이상한 낡은 건물 하나가 있어.
뭐 하던 건물인지는 몰라.
깨진 창문 몇개에, 고장난건지 이상하게 빨리 돌아가는 시계가 바깥에 달린거 빼면
아무도 거기가 뭐하던 곳인지는 몰랐어.
하지만 동네 어른들은 항상 내게 말했어.
거기는 가지 말라고.
나는 그 말이 이해가 안갔어.
그냥 기분 나쁘게 생긴 낡은 건물인 점만 빼면 문제는 없는 거 같았거든.
하지만 그 날 이후로 나는 어른들이 한 말을 알게 됐어.
나는 그날 병석이랑 같이 곤충을 잡으러 다녔는데,
장수풍뎅이 한마리가 날아다니는 걸 보고 병석이가 저걸 잡자며 날 부추겼지.
그래서 그 장수풍뎅이를 쫓아 다니다가, 장수풍뎅이가 그 건물 안으로 들어간거야.
나는 어른들이 한 말이 기억나서 건물안엔 안들어갔지만, 병석이는 잠자리채를 들고는 그대로 들어갔어.
그리고 병석이는 나오지 않았어.
1시간 가까이 건물 앞에 서있다가 나도 따라 들어가 병석이를 찾을까 하다가
겁이나서 집으로 달려가 부모님한테 이 사실을 말했어.
부모님은 경찰에 신고하진 않고 동네 어른들을 전부 불러서 학교 뒷산을 뒤졌어.
병석이는 나오지 않았어.
대신 건물 주변에서 한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채로 발견됐었지.
어른들은 할아버지를 보시더니 나한테 집에가서 공부나 하라고 소리쳤어.
공부 하라는거 보단 그냥 그걸 보지 말라는 뜻이었던거 같아.
난 어른들이 왜 그렇게 말했는지 그때 알아챘어.
할아버지 손에는 병석이가 갖고있던 잠자리채가 쥐어져있었어.
그날 이후로 난 어른들의 말을 듣고 다신 뒷산에 가지 않았어.
그리고 다른 애들이 이 동네로 이사올때마다 항상 말해주곤 해.
그 건물로는 들어가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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