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말씀드리지만 제가 올리는 사진들은
매우 혐오스러운 것들로 노약자나 임산부,
그 외 심신이 미약한 사람은 조용히
뒤로 가기를 눌러주십시오.(작성자의 글임
동물의피 아님...이분도 저만큼 혐오적인 사진
많이 올리신듯)
그럼 사정을 설명하겠습니다.
우선 저는 서울 어느 곳에 살고 있는 의과대학생인데, 햄스터를 몇마리 취미로 기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저녁 갑자기 한 녀석이 숨을 몰아쉬면서 quadriparesis(사지마비)의 증세를 보이며
쓰러져있더군요.
일단은 숨을 간간히 쉬고 눈을 깜빡이는 것으로 보아 brainstem(뇌간)은 살아있는듯 했습니다.
저는 도무지 알수가 없더군요. 이 녀석이 갑자기 왜 이럴까.
노심초사하며 계속 지켜봤더니 갑자기 녀석이 최후의 숨을 내뱉으며 이윽고 죽어버렸습니다.
심장이 멎은걸 확인했으니까 틀림없었습니다. 그리고 눈, 구강 등 점막이 급속도로 말랐구요.
저는 화가 났습니다. 이제 겨우 3개월 남짓 됐을뿐인 녀석인데, 수명도 훨씬 전에 갑자기 죽어버렸으니까요.
그래서 원인을 알아보자고 결심했습니다. 부검을 하기로요.
하지만 그때 저에겐 큰 도구가 없었습니다. 글러브도 없고 블레이드는 하물며...
그래서 그냥 있는 커터칼을 이용했습니다.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뭐어 쥐해부는 예과 약리학 시간때 한번 해봤으니까 그다지 두렵지는 않았습니다.
2차주의
이거 보시면 비위약하신 분
식사 못하십니다.
쥐 해부하는 사진 나옵니다.
자~ 그럼 본문 사진 보냅니다
네. 약간 벗긴(?) 다음부터 찍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오른쪽에 널부러져 있는건 녀석 볼주머니 안에 있던 음
식들입니다.
꽤나 많이 들어가 있더군요.... 이게 aspiration(흡인)돼서 죽은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그게 아님은 곧 드러났죠. 몸통의 왼쪽을 봐주시죠.... 뭔가 녹색의 덩어리가 있죠?
cancer(암)로 생각되는군요. 제 지식상 저 부위에 저 정도의 mass(덩어리)는 정상적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spleen(비장)? 결단코 저 정도로 크지 않습니다. 네. 벌써 원인이 드러났군요. 하지만 이왕에 시작한 것, 끝을 보기로 했습니다.
subcutaneous fat(피하지방)이 매우 많더군요. 많이 먹어서 뒤룩뒤룩 살찐 녀석인데 arterial sclerosis(동
맥경화)가 의심될 지경입니다.
뒤집어서 본 모습입니다. 볼주머니를 찢어서 오래된 괴담에 나오는 모습같군요.... 약간 미안해집니다. 나무
아미타불.
복강의 사진입니다. mass는 떼내고 없죠.
mass의 사진입니다. 음.... 경계는 명확하고 표면은 매끈하군요. 크기는 대략 1cmX1cm 정도?
하지만 햄스터에겐 죽음에 이르게 할 정도의 크기죠. 사람으로 치자면 대략 liver(간)만한 덩어리입니다. 대
략 느낌이 오시죠?
애석하게도 이것이 benign(양성)인지, malignancy(악성)인지는 알수가 없군요. 하지만 이 정도로 빠르게 커
졌으니 거의 malignancy라고 확신이 됩니다.
다만... 무슨 장기에서 생긴 건지는 아직 아리송합니다. 위치가 너무 이상하거든요. 그짝에 있을 장기라곤
비장과 췌장뿐인데 췌장암이 아닐까 추정할 뿐입니다. 대장암이라고 보기엔 대장과 너무 경계가 명확했어요.
kidney(신장)입니다. 등을 째니 바로 나오더군요. 역시 신장은 posterior approach(후방접근)를 하는 장기라
는 걸 알수 있습니다.
liver(간)입니다. field가 좁은 탓으로 후벼진 탓에 산산조각나있군요.
대략 left와 right lobe로 나뉘어있는 느낌입니다. 2, 3, 4와 5, 6, 7, 8번 분엽이죠(아시는 분은 아시죠?
^^;)
이것은 무엇인고.... 왼쪽에서 잘라냈으니 spleen(비장)이어야 할 터였지만 이상하게 크기가 크군요.
혹시 hypersplenism(비기능항진증)이라도? 모를 일입니다. 일단 비장이라 하고 넘어갑시다.
일단은 주요 장기를 절제하고 난 후의 모습입니다. 아직 소화관쪽은 자르지 않았지요. 별로 자르고 싶지도
않고....똥이 터져나오면 곤란했기에 이쪽은 접었습니다.
thoracic cavity(흉강)입니다. 숨이 멈춰서 쪼그라든 폐(lung)과 heart(심장)이 보이는군요.
heart(심장)입니다. 2 atrium(심방) 2 ventricle(심실)을 확인해보고 싶으나 너무 작은 관계로....
아직 microsurgery는 커녕 보통 surgery도 못하는 저로서는 포기입니다. ^^;
마지막으로 보고 싶었던 brain(뇌)를 보고 싶어서 scalf(머리가죽)을 벗기는 장면입니다. 미안해 ㅠㅠ
하지만 결국 딱딱한 skull(두개골)의 장벽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습니다. drill만 있었더라면 ㅠㅠ
다시 한번 복강 사진입니다. 소장 대장들이 어지럽게 널부러져 있네요. 왠지 에반게리온의 한장면이 생각나
는....기분에 거슬렸다면 취소하도록 하죠.
작업을 마치며 마지막 전체 사진을 찍었습니다.
왼쪽 아래가 암덩어리, 그 옆이 신장, 그 옆이 간, 그 옆이 비장(으로 추정)
오른쪽 위가 심장입니다.
이제 이 녀석을 장사지내줘야겠군요.
천국에서도 행복하게 살길 ㅠㅠ
[출처]이종격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