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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976611
    작성자 : 익명amJqc
    추천 : 7
    조회수 : 544
    IP : amJqc (변조아이피)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4/01/19 23:14:41
    http://todayhumor.com/?gomin_976611 모바일
    내가 겪고 있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들.
    아동성폭행 피해자예요. 

    모든 걸 알고있는 친오빠가 절 이해를 못 하겠다 해서 오늘 싸웠어요. 
    마음에 응어리가 있는데 가족들이 그 응어리를 더 꽁꽁 싸매게 만드네요. 
    오빠가 틀린 말 하는 건 아닌데 그냥 아무도 이해 못해주는 것 같아서 서럽고 슬퍼요. 

    제가 겪고 있는 증상들 언젠가는 오빠한테 얘기해줬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오빠도 조금은 이해할까 싶어요. 

    전 불면증이 있어요. 겪은지 한 2년 정도 되었나? 
    수면제도 먹어요. 맨날은 아니지만 자주 먹어요. 안 먹으면 마음이 너무 두근두근 거리고 막 긴장되는 마음에 잠을 잘 못 자요. 
    잠을 잘 못자니깐 신경이 예민해졌어요. 
    그래서 가족한테 틱틱 될 때가 많은데, 전 이게 너무 미안해요. 
    후회할 꺼 알면서도 막 짜증을 내요. 통제를 할 수가 없어요. 

    잠 자는 날에는 악몽 꿀 때도 많아요. 
    그냥 귀신이라던지, 누가 쫒아오는 내용이라던지, 이런 꿈 한 번 꾸면 호러영화 본 것 마냥 손과 이마에 땀이 가득해요. 
    수면제를 먹으면서 기억력도 좀 안 좋아졌어요. 

    그리고 가끔씩 자궁이 아파요. 막 박박 긁어내는 것 처럼 아파요. 
    머리도 가끔씩 아프고, 밥 소화도 잘 못 시켜요. 
    이런 날에는 진통제 아니면 소화제를 계속 먹어요. 몸에 안 좋은 거 알면서도 계속 먹어요. 이래야 조금 살 것 같으니깐. 

    그저께 길을 지나가다 절 성폭행한 놈 닮은 사람을 봤어요. 
    보자마자 숨이 턱 막혔어요. 숨이 안 쉬어질 정도로 심장이 너무 빠르게 뛰었어요. 
    그리곤 그날 밤 또 악몽을 꿨어요. 아주 스펙타클하게... 

    친구들과 바닷가에 놀러간 적이 있어요. 
    친구들과 호텔 방에서 지내면서 다른 애들 다 벗고 다닐 때 전 옷 입고 다녔어요.
    차마 제 몸을 못 드러내겠더라구요. 
    친구들이 왜 그러냐고 물어보는데 대답을 잘 못하겠더라구요. 

    전 제 몸을 버리고 싶어요. 몸이 썪어 들어가는 느낌이예요. 
    괜히 술도 막 마시고 그래요. 이러면 내 몸 좀 버리는 것 같거든요. 

    자살시도 해본 적 있어요. 3번 정도. 
    죽는 게 참 사람 마음처럼 안 되더군요. 
    근데 이젠 자살 생각 안 해요. 그 때보단 조금 상황이 나아졌거든요. 
    여러분들도 자살시도 생각하지 마세요. 부탁드릴께요. 

    아, 어렸을 때 일들을 잘 기억을 못 해요. 
    근데 제가 어렸을 때 부터 일기를 썼거든요. 
    그걸 아직도 가지고 있는데, 제 비밀일기 속에 죽고 싶다는 말이 자주 보여요. 
    그 어렸을 때도 힘들었었나봐요. 그래도 이 일기 덕분에 옛날에 뭔일이 일어났는지 조금을 알아요. 

    그리고 전 매사에 정말 진지해요. 유머를 잘 못 알아채요. 
    이것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연관이 되어있는지 모르겠는데 사람들은 이런 제가 재미가 별로 없대요. 

    아 또, 절 성폭행 한 사람이 조용히 있으라 협박을 해서 그런가 전 얘기할 때 정말 조용히 얘기를 해요. 
    만나는 사람마다 좀 크게 얘기해달래요. 
    울때도 웃을때도 절대 크게 소리를 안 내요. 혹시 모르거든요. 

    그리고 조그만한 소리에도 막 돌아봐요. 
    큰 소리 나면 심장이 멎는 것 같아요. 
    소리가 꼭 아니더라도 맨날 주위를 두리번 거려요. 혹시 모르니깐. 

    어두운 공간이 보이면 가만히 응시하다가 경계를 해요. 
    도망치고 싶지만 몸은 얼어있죠. 

    이런 증상들을 겪었어도 학교 잘 마쳤어요. 
    공부가 제 정신 붙들어주는 유일한 거였거든요. 
    집중은 다른 애들처럼 잘 못하지만 그래도 엄청 노력했어요. 이건 좀 잘한 것 같아요. 

    심리치료 받는거는 중단했어요. 돈이 없거든요. 
    엄마, 아빠도 별로 신경쓰시지 않는 것 같아요. 
    엄마, 아빠는 이게 얼마나 심각한건지 모르나봐요. 아님 무시를 하고 있다던가. 

    가족들은 제게 상처만 줬어요. 
    성폭행한 그 사람도 가족 중 하나였죠. 
    그래서 가족에게 향한 분노가 굉장히 심해요. 
    근데 또 가족을 사랑해야 한다는 말에 이런 제 자신이 참 미워져요. 

    전 제가 누군지 아직도 모르겠어요. 뭐랄까... 그냥 다른 사람 같애요. 
    뭔 안 좋은 일이 일어나도 (예를 들면 뜨거운 것에 데였다던가) 그냥 내비둬요. 
    제 자신이 누군지 잘 모르니 제 자신을 지키려는 마음도 별로 없어요. 

    더 쓸 게 있는 거 같은데 너무 길게 쓴 것 같아서 그만 할께요. 

    나중에 오빠한테 이 얘기해주면 제 기분이 어떤지 조금은 이해할까요?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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