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에서도 거의 '땡깡' 수준으로 지지하고, 그러자고 강하게 주장하며, 심지어 이 점으로 타인과 선을 긋는 정도의 문대통령 팬입니다. 며칠 박기영 임명문제로 오유 내에서도 날선 언쟁이 오가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어제 공감하며 읽은 댓글에 기초해 이번 갈등의 요체를 감히 살피고자 글을 씁니다.
1. 조각 초반의 장관급 임명에서 있었던 안경환, 강경화 당시 후보자들에 대한 언론적폐와 야당의 집중포화는 그 행태가 극도로 치졸하기도 했었지만, 국민의당의 조작사건처럼 여론이 '이미 그 본질을 추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지자들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도 전혀 균형을 잃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보자들에 대한 '현장의 지지'는 명백한 것이었으므로, 당시의 '비판적 지지'는 당연히 물타기로 간주될 수밖에 없었지요. 결국 오유 내에서는 이번처럼 게시판끼리의 다툼같은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2. 다만, 이번 케이스는 인사 철회 혹은 자진사퇴를 주장하는 이들의 정체성이 기존 지지층이라는 점에서 위 1.의 경우와 다릅니다. 문과에서 20년을 몸담은 개인의 입장에서, 만약 법무부장관후보자가 이인규나 김수창이었으면 저도 속된 말로 '가만히 있지 않았을' 것입니다. 터무니없는 예시라고 하실 분도 있으실 지 모르겠습니다만, 12년 전의 사건은 우리나라의 이공계 연구에 있어 실로 치명적인 것이었고 박기영은 당사자입니다. 과게나 과학기술계의 주장(이때다 싶어 기어나온 물타기꾼들의 그것은 제외합니다)의 근간은 여기에 있습니다. 논문조작한 사람에게 연구비책정의 중임을 맡기기는 정말 너무 어렵다는 것입니다.
3. 그렇기에 이번 건은 탁현민 건과도 완전히 다릅니다. 그건 그의 행정관으로서의 직무수행과는 적어도 외형상으로는 '아무런' 관련이 없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외려 이른바 '여성계'라는 집단의 트집에 지나지 않는다고 판단한 다수의 국민여론이 반격했던 것입니다.
4. 일축하자면, 로만 폴란스키에게 미국의 아동복지국장을 맡기는 셈입니다. 부디 황우석 사태의 정치역학적 면에 주목하지 마시고(이건 별론이 되어야 합니다), 그가 저지른 '연구조작'이라는 행위본질과 박기영이라는 사람이 그에 연루된 당사자라는 점에서 접근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과학계의 문꿀오소리분들도 이번 인사를 성토하는 이유는 이것입니다(다시 말씀드리지만 갱철수나 써킹하다가 이때다 싶어 이빨터는 물타기종자는 제외합니다).
5. 결국 박기영 본인이 안경환 후보자처럼 스스로 사퇴하는 것(물론 이 사퇴는 가족사를 가지고 언론적폐와 주광덕이가 미친짓을 한 데 기인하므로 못내 아쉽습니다)이 가장 나은 그림이었는데, 그게 되지 않은 이상 '차관급 인사의 실패'라는 터무니없는 프레임을 만들어 그것을 기화로 청와대의 인사시스템을 적폐들이 죽도록 걸고 넘어질 것입니다. 그래도 이렇게 된 상황에서는, 야당이 아니라 현장의 여론을 받아들인다는 제스쳐를 기초로 문재인대통령이 임명철회를 강행하시는 것이 옳으리라 사료됩니다.
저도 개인적으로는 과게의 K값 건이나 군게의 투표 건은 현상이 본질을 타격한 역설적인 상황이라 생각했었고(K값 논의는 과게분들의 말씀대로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고 군게분들의 소극적 투표의 자유도 당연히 인정하며 페미나치와 베충이를 일격에 물리적으로 소각시키는 것이 꿈인 사람이지만), '과잉금지의 원칙'상 국정원의 집중마크대상이었던 오유 시게가 타 사이트에 비해 어그레시브한 것을 내적으로 용인하는, 결국 시게의 분위기에 가까운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 아니, 그것과는 무관하게 이번 박기영 인사는 실체적 문제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바 청와대 측에서 되도록이면 깔끔한 형태로 철회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하루빨리 다시금 삼성과 이명박근혜 등의 진정한 타겟을 향해 영점조절이 되고, 게시판 간의 분쟁이 불식되길 바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