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공약이었던 담뱃세 인하를 당론으로 요구한 홍 대표와 여론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당장 당론으로 채택하지 않겠다는 정 원내대표가 신경전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정 원내대표는 8일 홍 대표가 전날 주문한 것으로 알려진 담뱃세 인하 당론에 대해 "지금 아직 휴가들이 안 끝났고 여러 가지 여건이 준비가 안 돼 있어서 조만간 의원총회를 열 계획은 없다"며 유보적 입장을 거듭 밝혔다.
앞서 홍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담뱃세와 유류세 인하 문제를 당론으로 정해 추진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원내대표는 "임시국회 날짜가 잡히고 그 전후해서 의총이 열릴 걸로 생각이 드는데 의총 때 그것도 좀 상황을 보겠다"며 "여러 가지 여건을 보면서 당론으로 정할지 여부나 시기 등은 좀 더 시간을 갖고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응수했다.
두 사람은 지난달에도 담뱃세 인하 당론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인 바 있다.
홍 대표는 지난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우리 당에서는 담뱃세, 유류세 서민 감세를 추진하고 있는 것을 거꾸로 더불어민주당에서 비난하고 있다. 담뱃세 인상한 게 너희들인데 인하하려고 하느냐 이런 식의 비난"이라면서 "민주당이 담뱃세를 인상하려 할 때 그렇게 반대했듯이 인하에는 좀 찬성하란 말씀 드린다"고 담뱃세 인하 필요성을 공개 언급했다.
홍 대표의 최측근이자 담뱃세 인하 법안을 대표 발의한 윤한홍 의원 역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법안에 당 소속의원 107명 전원이 동참해 당론으로 채택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반면 정 원내대표는 담뱃세 인하가 개별의원 차원의 법안 발의라며 당론이 아님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만약 당론이라면 107명 전체 발의가 돼야 하지만 이건 그렇게 되지 않았다"면서 "지금 담뱃세 인하 당론 여부는 그리 급한 게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