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는 6일 보도자료를 통해 박 사령관이 7군단장 재임 당시 경계병들에게 공관 경계가 아닌 텃밭의 작물관리를 맡기고 군단 내 식당에서 장군들의 식사 시중을 들게 하는 등 가해 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날 추가 폭로된 내용에 따르면 당시 7군단 경계병들은 본래 담당업무인 공관 외 시설관리가 아닌 70여평 규모의 공관 텃밭관리를 맡았다.
경계병들은 매일 오전 5시에 일어나 텃밭에서 박 사령관 가족들이 먹을 작물을 수확해 공관병에게 전달해야 했다. 오리와 닭에게 먹이를 주고 키우는 일도 맡았다.
박 사령관은 7군단 내 복지시설 '상승레스텔'에 휴무일인 월요일마다 예약도 하지 않은 채 식사를 하러 오기도 했다. 박 사령관과 부군단장, 참모장 등이 식당에서 팔지 않는 음식을 달라고 요구한 탓에 식당 근무병들은 민간인이 운영하는 식당 등을 찾아가 생선회와 후식 등을 공수해와야 했다.
7군단장이 교체되던 당시 박 사령관이 전·현직자 부부동반 모임을 하기 위해 레스텔에서 판매하지 않는 한정식 상차림을 요구하면서 조리병들은 식당에 구비하지 않은 돌솥을 구입하기도 했다.
공관 손님맞이 행사에서는 상승레스텔에서 식기류 등을 빌리고 레스텔 근무병과 간부식당 취사병을 차출해 행사 서빙에 동원했다. 이때 박 사령관의 부인이 '독일식 테이블보'가 아니라며 다시 갈아끼우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령관 부인은 한달에 5번씩 냉장고 7~8개를 모두 비운 뒤 정리하는 작업을 7군단장 공관병들에게 시키기도 했다. 매주 수요일에는 주방을 비우고 세제로 닦는 대청소를, 목요일에는 집 전체 대청소를 시켰다.
박 사령관 부인은 요리를 전공한 공관병에게 "너 같은 게 요리사냐", "머리는 장식이냐", "머리를 뽑아다 교체하고 싶다"는 등의 폭언을 퍼붓고 공관병의 등과 팔뚝 등을 손바닥으로 때리기도 했다. 토마토가 물러터졌다며 공관병에게 토마토를 던지거나 마시던 물을 얼굴에게 뿌린 적도 있었다.
또 감기를 앓던 박 사령관 부인에게 레스텔 조리병이 쑤어준 죽을 한 입 먹고는 "맛이 없다"며 눈앞에서 설거지통에 부어 버리기도 했다. 유학 중이던 둘째 아들이 귀국하는 날에는 늘 공관병을 동원해 바비큐 파티를 열고, 공관병이 짠 일주일치 식단표를 수차례 돌려보낸 적도 있었다.
박 사령관 부부가 공관병들에게 전자팔찌를 억지로 착용하게 했다는 제보도 잇따르고 있다. 벨을 누르는 횟수에 따라 와야 하는 병사를 지정하고, 박 사령관 부인의 방에 벌레가 나왔을 때에도 벨을 누르는 등 수시로 전자팔찌를 사용했다는 증언이다.
아울러 박 사령관이 지인이나 예하 간부의 부인들로부터 소고기나 과일, 인삼 등의 선물을 받았고, 부인이 휘하 간부 부인들에게 이삿짐을 싸도록 지시했다는 등의 비위 의혹 도 나왔다. 이 외에 박 사령관의 7군단장 후임으로 부임한 장재환 교육사령관, 윤의철 육군 28사단장의 '갑질' 의혹도 추가로 드러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군인권센터가 확인한 피해자는 박 사령관이 7군단장, 육군참모차장, 2작전사령관에 재임하던 당시의 공관병·조리병·운전병·경계병·레스텔근무병 등 총 33명으로 드러났다.
군인권센터는 "이같은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공관과 관용차 등에 대한 압수수색이 필요하다"며 "박 사령관이 폐쇄된 병영 내에서 직권으로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신변 확보를 위해 긴급체포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촉구했다.
이어 "국방부 검찰단장인 송광석 대령이 육사 선배인 박 사령관을 감싸며 사실상 수사를 포기하고 있어 향후 공정한 수사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송 검찰단장을 즉각 보직 해임하고 박 사령관에 대한 즉각적인 압수수색, 긴급체포 등의 강제수사를 실시해 군 수뇌부 인사 전에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