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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ports_97289
    작성자 : 똑똑똑택배
    추천 : 14
    조회수 : 1967
    IP : 108.162.***.82
    댓글 : 23개
    등록시간 : 2016/03/11 10:43:47
    http://todayhumor.com/?sports_97289 모바일
    [스압] 하루 쉬어가는김에 적는 알파고 2국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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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저는 그렇게 대단한 고수는 아니지만 바둑에 있어서는 독학이지만 깊게 공부했기에 

    바둑을 모르시는 분들에게 제가 본 관점을 설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jpg

    이장면이 일단 바로 눈에 들어오는 장면인데요

    우하귀는 소목에서 나오는 정석 진행중 하나인데요, 13으로 상변으로 중국식 포석을 펼친게 독특했습니다

    2.jpg

    없는 수라기보다는 그 우하귀에서 N4 쪽으로 호구를 친후 상변을 갔는데

    보통이라면 호구를 생략하고 상변을 가는거입니다

    3.jpg
    호구를 치면 흑돌들이 다 연결이 되어서 돌이 무거워 집니다 (근거가 없이 돌이 뭉쳤다는 뜻)

    이론적으로 하변을 벌려서 안정을 하지 않는다면 호구를 쳐서 우하귀 백집도 지어주고 공격도 당하는건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점이 2국에서 이세돌9단에게 아쉬웠던 점인데 왜 바로 공격을 가지 않았을까

    알파고가 뒀으니 뭔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오히려 이세돌9단이 초반 전투를 피했었죠

    추위를 탔다고 할까요 무슨 깊은 뜻이 있지 않을까하는 두려움때문에 인간대표로써 인간의 이론에 자신감이 없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4.jpg
    이 15 수가 정말로 이해가 안가는 수중 하나였습니다

    도대체 왜 15로 들여다 보는건지. 없는수는 아닌데 상황에 따라서 두는 수입니다.

    우리 인간은 절대 이해할수 없는 깊은 뜻이 담겨있다 등등의 말들만 하는 분들은 부디 조용히좀 해주시길

    이게 바둑을 어느정도 레벨까지 공부하지 않으면 모르는 점인데요

    저 교환을 함으로써 얻는 불이익이 여러개 있는데 조금만 적자면

    일단 조그만 팻감 악수가 되고요 

    우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특정한 이득 없이 우하귀를 두텁게 해주는것은

    흑이 P7 으로 두칸을 뛰더라도 (실제로 나중에 두고요) 나중에 R7으로 붙힐때 강력함도 사라집니다

    상황에 따라선 Q6으로 붙힐수도 있는 등등의 수가 있는데 왜하필 지금 이렇게 초반에 돌 몇개 없는 상황에서 이교환을 왜 했느냐

    그게 핵심인것이죠

    이게 상황에 따라 두어지는 수이기에 어마어마한 손해를 본건 아니지만 분명 어느정도 손해가 있습니다

    미묘한 차이인데 바둑을 잘 아는 사람들한텐 더 크게 다가오는 그런 수였습니다

    이런 수들때문에 커제는 자기가 이길수 있다고 판단하는거같네요

    6.jpg
    백이 좌변을 벌리고 좌상을 흑이 굳힌 이시점까지 

    흑이 살짝 어설프게 뒀지만 이세돌9단이 전투를 오히려 피하면서 나름 어울린 바둑이 되었습니다.

    7.jpg
    이수가 이 바둑에서 등장한 알파고의 깜짝 놀랄만한 수입니다

    바둑용어로 어깨짚은 수인데요, 돌이 3선에 있다면 4선으로 어깨짚는 모양은 자주 나옵니다

    돌이 4선에 있는데 5선으로 어깨를 잘 짚지 않는 이유는 위에같은 상황에서 우변 화점으로 밀고나면 백집이 우변에 굳어지기 때문입니다

    보통 잘 두어지지 않는 수인데 여기서 제가 느낀점이 뭐냐면

    알파고는 이전에 둔 수의 체면을 살린다는겁니다. 무슨 소리냐 하면요

    우하귀 15로 교환을 한것은 분명 우변쪽 침투를 하거나 했을때는 손해입니다

    근데 37의 수는 우변에 침투를 하지 않고 그냥 다 집을 지어 주겠다는 뜻인데요

    알파고가 어차피 우변침투나 우변모양에 원래부터 관심이 없었다면 15의 교환은 큰 악수가 되지 않게 됩니다

    이론적으로 악수인 수지만 크게 악수가 되지 않는 모양으로 판을 진행한달까요

    오히려 프로그램 입장에서 보면 2수가 이미 바둑판에서 매워졌기 때문에 변수가 줄어든것이죠

    37의 수는 좋고 나쁨을 떠나서 독특한 감각이면서도 알파고의 성질을 잘 보여주는 한수가 아닌가 싶습니다

    8.jpg
    알파고의 41로 어깨를 짚은 수로 시작해서 이어지는 수순은 솔직히 말해서 뭘한건지 모르겠는 수순이였습니다

    요약하면 41 하고 45 흑돌은 죽어버리고 좌변 백집은 그대로 굳어지고 

    좌중앙 중앙 빈빵때림한 흑만 약하고 동시에 우중앙쪽 흑이 29나 37,39 에서 중앙 지향적인 수의 의미가 다 사라졌습니다

    이게 해설처럼 망했다기 보다는 흑의 입장에서는 한게 아무것도 없는 수순이였죠

    9.jpg
    67까지 진행된 상황에서 이전에 우변에서 이세돌9단이 5선으로 밀어간게 조금은 아쉬워 지는 상황이였습니다

    우변 백돌이 조금 중복이 되고 이세돌9단이 40 까지 날일자로 두텁게 둔건 상변 침입을 염두해둔것인데

    상변을 흑이 차지한 상황까지 진행된 이 장면은 백이 나쁘다고 하기는 어렵지만서도 딱히 많이 앞선다는 느낌또한 들지 않습니다

    좌변에서 있었던 흑의 수순들은 분명히 어색하고 의미 없는 수들이였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20수정도의 진행을 그냥 해버리고 판을 좁혀 경우의 수를 줄였다고 하는 분석을 해볼수도 있겠습니다

    여기서 알파고의 성질을 다시한번 확인해봅니다

    초반에는 너무 경우의 수가 광대하다보니 확실히 이기는 길을 찾는건 가히 불가능에 가깝죠

    알파고는 승리하는법을 매 상황마다 최선의 수도 최고의 수를 두는게 아니라 

    연산 능력치안에 승리의 길이 보이는곳까지 판을 단순화 하는거라고 생각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철저히 계산대로 행동한다면 당연히 한집 득보는 끝내기같은건 해야하고 2~3집 손해보는 바꿔치기는 안해야 하지만

    알파고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최선의 수를 두기보다는 초중반의 수들은 이기는 길을 찾아가는 과정의 느낌이랄까요

    최선을 바라보는 시각이 사람과 다른것 같습니다. 

    부분전이 최선이 아니더라도 이기는길을 찾는다면 그것이 최선이라고 보는것 같네요

    10.jpg
    이세돌9단이 우상귀의 한점을 끊어 먹었는데요, 조금 아쉬운 장면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집으로는 20집도 넘는 큰자리 입니다만 사실 약간 찬스를 노친게 아닌가 하는 부분이 이곳입니다

    11.jpg
    흑이 73으로 지키게 되자 백이 나와서 공격할수 있었던 자리가 튼튼해지고

    좌상중앙또한 어느정도 두터워져서 모양이 살짝 부풀어 올랐습니다

    17.jpg
    나와서 전투를 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계속 남습니다

    전투하면 이세돌인데 뭔가를 피하는 모습만 계속 보여주니 말이죠

    12.jpg
    결국 수순을 어느정도 진행하다가 백도 상변 침입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오는데요

    73자리의 흑돌이 백을 은은하게 압박 하는 형태까지 나옵니다. 우상귀에서 실리를 얻고 주도권을 뺏긴 기분이 들었었죠

    13.jpg
    이 81의 수가 아마 이번 대국의 하이라이트가 아닌가 싶습니다

    흑돌 73쪽의 두터움을 의식하고 넓지막하게 백을 둘러쌓는 망을 치는 느낌의 한수였습니다

    14.jpg
    보통은 A나 B로 덮어씌우거나 근거를 빼앗거나 둘중 하나를 생각하는데

    좋은 수인지는 더욱 연구를 해봐야 겠지만 어느정도 음미해볼만한 수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15.jpg
    이후 수순에서 이세돌9단이 모든 돌을 다 살리지 못하고 상변에 통집이 나게 되었는데요

    사실 이부분도 조금 아쉬웠습니다.

    16.jpg
    상변에서 이런 식으로 패를 만들며 타개하는 수법이 분명히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두지 않았습니다

    이게 더 결과가 좋았었을거라는게 아니라 1국도 2국도 패싸움이 나오지 않은게 이세돌9단답지 않달까요

    알파고가 변화의 여지를 싫어한다는건 여태 봐온 수들로써 증명이 되었다 생각합니다

    패라는건 바둑에서 변화의 상징이자 시작이고 알파의 오메가인데

    상대가 싫어하는 수를 골라두는 이세돌9단 성격상 패싸움을 한번도 안한게 개인적으론 흥미롭다고 봅니다



    아무튼 상변이 통집이 나고부터는 저는 개인적으로 계가바둑이지만 흑이 조금 편하지 않나 생각했었구요

    이세돌9단이 중앙과 우상귀의 선택에서의 실수가 더해져 딱 1국만큼의 차이가 벌어지게 됬었습니다.

    알파고의 끝내기 실력은 뭐 말할것도 없이 초일품이였구요

    인간이 이길수 없을거같다는 느낌은 안들지만 알파고를 다시보게 되는 대국이였습니다

    내일 있을 3국은 기대반 걱정반이네요

    알파고가 어떤모습을 보여줄지 한명의 바둑팬으로써 기대가 되지만서도

    이세돌9단이 멘탈이 걱정되면서도 지면 5번기에서 3연패라는 굴욕을 보게되는 판이기 때문이죠

    이세돌9단이 진다면 이세돌9단을 세계 최고의 기사가 아닌 인공지능에게 진 바둑 인간대표로 세상에게 낙인찍히는게 두렵습니다

    그리고 이건 개인적인 바램이지만 박정환9단이랑 알파고가 두는걸 보고싶네요

    아무튼 할수있는건 응원밖에 없네요

    이세돌9단이 알파고가 초반에 두는 이상한 수에 대해서 너무 깊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가장 경우의 수가 많은 초반부터 알파고가 다 이기는 수를 계산해서 두는건 아니니까요

    알파고 나름의 이유로 수를 두었다 하더라도 인간은 인간이 이룩해낸 이론으로 맞서 싸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세돌9단 본인의 판단을 의심하지 말고 싸웠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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