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이제 막 18살이 된 미국에서 유학 중인 고등학생입니다.
저는 제가 원해서 미국에 왔습니다. 처음엔 제가 하는 공부에 뿌듯함과 자랑스러움을 느꼈고, 힘들어도 마냥 좋았습니다.
근데 그건 중학교까지더라고요. 이번에 고등학교에 입학했는데 너무 힘듭니다.
잠도 정말 제대로 못 자고 일주일에 1시간 채 자지 못 하는 날도 꽤 있어요. 그런데도 할 일을 다 못하는 경우도 드물고요.
저는 어렸을 때 미국에 약 1년 반정도 있다가 다시 한국에 와서 중학교를 다녔었고요.
중학교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원래 있던 곳은 아니지만 또 다시 미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저는 왔다갔다 한 곳에서 정착을 못 해서 초등학교 졸업도 못 했고, 중학교 졸업은 이번에 미국에 왔을 때
중학교 마지막 학년으로 들어와서 졸업을 하게 됐고요. 공부할 때도 보면, 지구력이 없는 스타일이긴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한 곳에서 머무르지를 못 하고 계속 왔다갔다 이도저도 아니게되네요.
저는 미국 돌아오기 4달 반 전, 4살 때 이후 처음으로 엄마와 살 수 있게 되었는데, 근데도 미국에 있을 때가 행복했다고
미국에 왔습니다. 초등학생 때 갔을 땐 애들과도 잘 어울렸고 학교생활도 재밌었어요. 홈스테이 가정도 한국인 가정이였고..
이번에는 좀 달라서 힘듭니다. 일단 학교가 정말 힘들어요. 물론 더 좋은 학교를 와서 그런 것일 수 있겠지만, 그래도 정말 힘듭니다.
학교 숙제와 공부만이 아니라, 학교 생활도 힘들어요. 여기서는 모든 사람이 싫어질 정도로 이 학교 학생들은 저를 헐 뜯고 비웃었습니다.
이 학교에 온 지 1년 반이 다 되어 가는데, 아직도 다른 학생들의 관심이 끊이질 않아요. 좋은 관심은 물론 아닙니다.
대놓고 비웃고, 들리게 뒷담화를 하고, 저를 무시한다는 게 그 애들이 하는 모든 행동에서 보입니다.
내가 다르게 생겼다고, 자신들이 하는 언어를 완벽히 구사하지 못 한다고 단지 그 이유만으로 사람을 그렇게 무시하면 안 되는건데..
내 잘못이 아닌 것도, 애들이 어려서 아직도 그런 짓을 하는 것도 아는데도 아픈 건 똑같습니다. 그걸 안다고 걔네가 그런 일들을 한다는 사실이
달라지지는 않으니까요. 물론 친구가 없는 건 아니지만, 저는 이제 여기에서는 모든 사람이 싫어졌어요. 이미 모두에게 정이 떨어진거죠.
그나마 잘 지내던 친구들이 말을 걸어오는 것도 이젠 정말 싫습니다. 그냥 다 끔찍해요. 12년 만에 엄마와 다시 살 수 있게 된 기쁨 후에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떨어지게 되니, 느꼈던 엄마의 사랑, 관심, 엄마의 빈자리가 너무 그립습니다.
한국에선 친구도 많았어요. 이런 말 해도 될 지 모르겠지만...친구 정말 많았어요. 노는 애들. 착한 애들. 중학교 가면 애들이 찌질이라 부른 애들.
전부 친구였습니다. 선후배랑도 관계 정말 좋았고요. 여기서는 그 누구와도 진심으로 친구라고 할 수 없고 친구인 사람도 없습니다.
사람들은 최대한 피해 다니고 항상 이어폰 꼽고 음악 들으면서 다녀요. 아이컨택 피하는 것도 이젠 필수가 됐고...
사람관계만이 아니라 공부도 솔직히 너무 어렵습니다. 제가 어떻게 보면 좀 완벽 주의자인지라, 해석을 완벽하게 하지 않으면 그렇게 속이 타요..ㅜㅠ
그래서 사서 고생인 거 알면서도....조금만 헷갈린다 싶으면 모든 걸 완벽하게 해석합니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걸 당연하고요.
그래도 이렇게 해야 속도 편하고, 실제로 성적도 잘 나옵니다. 물론이해를 그만큼 더 하는 거니까 당연한 거겠지만요.
어쨌든...저는 그래서 부산에(집이 부산) 있는 부산 외국인 학교를 가려고 계획 중입니다. 많은 주변분들이 되도록이면 거기 계속 있어라,
거기서 졸업 해라 그러시는데 전 잘 모르겠어요...물론 더 좋은 학교인만큼 나중에 결과가 정말 좋을 수도 있겠죠.
그런데 전 지금 현재 너무 불행하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흔하지 않은 기회를 통해 이런 곳에서 공부할 수 있으면서 건방지게 그런 생각만
듭니다. 저는...엄마가 그립고, 한국 문화가 그립고, 항상 절 아껴주는 저의 베프인 사촌언니도 정말 그리워요.
같이 있으면 행복한 사람들이 모두 한국에 있는데 저만 여기 있다는 사실이 외롭고 슬픕니다.
엄마도 걱정은 하세요 나중에 대학 지원할 때, 한 곳에 머무르지 못 하는 걸 보고 이 애가 정신력이 약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맞는 말이지만...저는 집이 너무 그리워서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을 것 같아요. 되도록이면 빨리..집으로 돌아갈 계획입니다.
물론 엄마의 허락도 필요하고 많은 사람들의 안 좋은 눈길도 받을 것 같지만, 지금 전 너무 행복하지 않아요. 지금 제 결정 정말 맞는 결정인지
확실치는 않지만..마음 가는대로 생각해보려고요.
글 솜씨가 좋지 못 해 산만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글이 급 엔딩이 난 것 같은 느낌도 많이 나네요...쓰고 보니..허헣
한국은 지금 새벽 5시 59분이겠네요.. 모든 오유인분들 오늘 하루도 상쾌하고 행복한 하루 되길 바래요!
뒤죽박죽했던 제 글...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