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유님들! 오늘은 음슴체말고 감사체로 쓸게요ㅎㅎ
언니와 3년간의 침묵을 깨고 화해한 후기라는 제목의 글이 베오베까지 가게되서 영광이고 감사합니다
마이페이지에 갔는데 덧글이 50개가 넘어서 놀랐어요!
이게 뭔가 싶어서 고민게시판 베오베찾아보니 있어서 두번 놀랐네요!!
아무튼 후기의 후기입니다
언니는 일찍 철이 들었데요
본인은 잘 몰랐는데 외할머니가 가끔 어린것이 철이 너무 일찍들어서 피멍이 들었다고 엄마한테 뭐라고 하실때가 있었다고해요
언니 친가는 2남 3녀였는데 큰고모랑 큰고모부는 착하고 엄마랑 언니를 잘 챙겨줘서 나중에 크면 꼭 보답하리라고 어린이집때부터 생각할 정도로
친 자식들보다 더 챙기고 생각해주시는 분들이라고 해요, 엄마도 큰고모만은 정말 고마운 사람이라고 한데요
작은 고모들은 정말 '말리는 시누이들' 이였고... 언니를 임신한 엄마가 밥상을 차리다가 헛구역질을 하니까 밥맛떨어진다고 소리지르는 사람들이였지만, 친할머니는 말리지도 보태지도 않으시는 그냥 '시어머니(할머니)'셨데요.
큰아버지는... 또다른 이야기가 되서 너무 길어지니까 생략하구요
아무튼 언니는 어린이집에 다니기전에 기억엔 대부분 혼자였데요
언니 친아빠는 일용직... 그니까 건설현장에서 일하시는 분이였고 술을 좋아하셨고 좋은 분이였데요 적어도 언니 앞에서는..
전 글에 잠깐 썻는데 엄마는 언니가 아빠를 미워할까봐 엄마한테 그런짓을 하는걸 말하지않았고 언니는 아빠랑 정이 많이 들었었데요
언니가 어릴땐 술마시다가도 언니 목욕시킬시간이 되면 들어와서 목욕시키고 다시 나갈정도였데요
언니가 바다를 좋아하는것도 어릴때부터 바다, 산 할것없이 데려간 친아빠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요
엄마랑 언니 친아빠가 이혼하실 당시에 언니는 초등학교 저학년이였고, 친아버지의 어두운면을 전혀 몰랐었을 때여서 더 상처가 된거같데요
이혼하고 나서 몇년이 흘러 언니가 중학교에 갈 시기가되서야 엄마는 하나 두개씩 이야기를 해주셨고..
언니는 더 엄마의 뭐라해야되지...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싶어서?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책도 많이 읽었고 공부도 열심히 했는데
언니가 초등학교때 그림을 그려서 금상을 받았는데 엄마가 피곤해보여서 내일 얘기해야지 내일해야지 하고 잊고있다가 몇달뒤에
엄마한테 상탓다면서 보여주니까 엄마가 몇달전에 받았는데 왜 지금 보여주냐고 하니 언니가 '엄마가 바빠보여서 나중에 보여줄려다가 잊어먹었어'라고 하니까 엄마가 울면서 미안하다고 해서... 언니는 상을 받으면 책에 넣어놓고 안 보여줬다고해요 엄마가 우는게 싫어서..
또 언니가 3년동안.. 무슨생각을 했는지 얘기했었는데.. 엄마가 ㅇㅇ이가 같이 살고싶어한다고 할때 처음에 언니는 별로였데요
여러가지 이유로 아빠랑 제가 미웠기도했고, 엄마도 미웠고... 근데 친할머니가(지금 저희아빠 어머니) 언니한테 잘한다면서 엄마한테도 잘해주겠다고 그래서 알겠다고 했는데 할머니랑 사사건건 부딪히고 그와중에 터진 그일까지... 언니가 죽고싶다고 생각한 이유는..
언니한테는 엄마가 존경스러운 분이고, 사랑하는 엄마고, 내가 지켜야할 상대였데요
다른 어른이 엄마한테 뭐라고할때 언니가 하지말라고하면 미안하다고 그러고 안한다고하는 말이 지켜야할 상대라는 이미지를 만들지 않았나 싶네요
아무튼 언니한테 엄마는 내가 너무 화날때나 슬플때 중심을 잡아주는 사람(참을수있게 해주는 사람)이였는데 그게 무너진? 사라진?거죠..
일년쯤 지났을때 언니 스스로는 내가 희생하는걸 엄마는 바란적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는데 결론을 내리니까 더 화나고..
왜 희생하지말라고 너 하고싶은대로 하라고 말 안해줬는지에 더더욱 화가 나고.. 그랬다고해요
저는 지난 3년동안.. 언니가 미운적도 있고, 간절했던 적도있지만 솔직히 제일 많이 한 생각은 '언니보다 내가 더 상처받고 불행한데'였어요
언니는 항상 외가에서 친가에서 사랑받았던것... 외할머니가, 엄마가, 이모가, 삼촌이 잘해준일들 기뻣던일들만 얘기해줘서 언니는 사랑받고 자란 사람이란 생각이 대부분이였어요
언니에비해 나는 고모들한테나 할머니한테 환영받지못하는 손녀, 조카고.. 아빠는 할머니랑 내 사이에서 중립을 지키는척.. 방관하고 있는거라고...
빨리 성인이 되서 이집을 나가고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할머니한테 방패가 되주면서.. 잘 챙겨주고.. 진짜 언니라는 역할을 해주는 언니한테 열등감도 느꼈었고.. 엄마한테 여사님 여사님 하면서
진짜 드라마에서 나오는 모녀처럼 하는 언니한테 질투도 많이 느꼈구요...
솔직히 언니가 엄마아빠랑 말안할때 기뻣던적도 있어요 엄마가 저한테 더 신경을 쓰는거같고.. 내가 언니를 이겼구나하는 생각도 들었었구요
근데 사실 전 언니를 이길수 없는 상대였어요 언니도 물론 절 이길수 없는 상대였구요
엄마는 정말 저랑 언니한테 똑같이 사랑해주려고 노력하셨어요 지금도 그렇구요
근데 3년동안 쌓여있던 마음이 언니랑 탁 터놓고 얘기하고.. 같이 울기도하고.. 그러면서 느낀건요
언니의 상처가 제 상처보다 더 심하진 않아요, 그렇다고 덜 심하지도 않아요.. 똑같은 상처일 뿐..
근 두달동안 언니가 저한테 해준 이야기들은 지난 3년을 다 풀어주지는 못하지만 거의 80퍼센트 이상 이해하고.. 또 사랑하게 했네요
언니는 정이 정말 많고.. 좋은 사람이고.. 제 언니가 되었네요ㅎㅎ
처음 언니라고 불렀을때 언니는 저한테 '내동생'이라고 불러줬고..
3년동안 어린이날에 항상 책이랑 돈을 줬어요 편지도 쪽지도 없었고 처음엔 3만원, 다음해엔 10만원, 작년에 10만원이 였네요
그냥 봉투에 담아서 책상에 뒀었는데 처음에 이게뭐지 싶다가 엄마가 선물로 준것같다고 언니가 아끼는 책이라고 하더라구요
위에 일 말고도 사실 자랑하고싶고 쓰고싶은 일들은 많지만 언니랑 내일 등산가기로해서 빨리써야되는데 자꾸 써지네요;;
아무튼 언니랑은 그럭저럭 잘 지내고있어요 언니가 자주 등산하러가는 산에도 몇번 같이 갔었고
얼마전에는 언니가 변호인 봤냐면서 보러가자고해서 보고왔고 겨울왕국도 보러가자고 약속했어요ㅎㅎ
전에 글에는 못썻지만 오유에서 배추랑 소고기넣은 잎사귀 샤부샤부(?) 먹고싶다하니 저녁에 해줘서 부모님이랑 같이 배터지게 먹었고
치즈피자, 웨지감자, 김치볶음밥, 목살스테이크, 떡볶이, 불고기도 해줬고 등산갈때 따듯하게 유지해주는 도시락통에 도시락 싸서
산 정상에서 같이 먹고 시내에서 같이 돈가스도 사먹고 언니가 니트도 사줬어요ㅎㅎ
쓰다보니까 3시가 가까워오네요.. 7시에 일어나야되는데 망했네요...
덧글로 좋은말.. 그리고 저랑 언니한테 정말 좋은 조언해주시고 걱정해주시고 응원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덧붙혀서 언니의 상처 그리고 제 상처는 전문적인 상담치료를 받기로했어요
언니가 1년전쯤 치료받다가 안다녔다고해서 저랑 같이 손잡고 치료받으러 다니기로 했습니다
아직까지는 몇번 안갔지만 다녀오면 후련하기도하고 마음이 더 깊어지는거같기도하고 그러네요
아무튼..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