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또 출산후기 글들이 하나 둘씩 올라오길래 저도 한번 써보고 싶었어요:D...
초산인데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아이를 낳았던 그날을 떠올리며 글을 써봅니다ㅋㅋ(순산 바이러스를 얻어가세요!)
아이보느라 힘이 하나도 없음으로 음슴체 갈게요ㅠ
본인은 아픈걸 매우매우매우매우 싫어함ㅠㅠㅠㅠㅠ
그래서 슬슬 배가 만삭이 되고 출산 예정일이 다가오자 모르고 아프느니 차라리 다 알고 아프자? 라는 생각에
유튜브에서 온갖 출산 영상들을 섭렵함;; (리얼 출산 영상들ㅇㅇ) 덕분에 분만과정이 정확히 어떤 순서대로 이루어지는지
정확하게 알고있었음 그리고 인터넷을 켤때마다 출산후기들을 찾아보며 가진통은 어떤거고 진통은 어떤거고
진통이 왔을때 어떻게 해야하는지 등등 학생때 이렇게 공부했으면 어딜 가도 갔겠다 싶을정도로 열심히 공부함
그렇게 시간이 흘러 5월 18일이 됨
유도분만을 21일 정도로 잡아놓고 촉진제 진짜 죽는다던데...걍 자연진통 빨리 왔음 좋겠다ㅠㅠ하며 그날도 어김없이
늦은시간까지 핸드폰을 만지작 만지작 하고 있었음
당시 상황을 보자면 며칠전부터 이슬인지 뭔지 모를 노란 콧물덩어리 같은게 나오면서 생리통 마냥 배가 살살 아팠고
혹시나 해서 어플로 주기 체크 해보니 15분 20분 간격이길래 아 걍 가진통이구낭 하고 넘어가던 중이었음
그리고 그 날은 신랑이 야간이라 출근을 한 상태였고 고양이 세마리와 함께 혼자 집에 있던 상태
아무튼 화장실 몇번 왔다리갔다리 하며 누워있는데 뭔가 평소의 가진통보다 조금 더 센 아픔이 느껴짐
어? 설마 진통??? 황급히 어플로 체크해보니 진통은 개뿔 걍 15분 20분ㅋㅋㅋ
근데 여기서 정말정말 신기한게 뱃속에서 쑥쑥이가 (태명) 엄청 크게 꿀렁~하고 움직이자 배가 점점 더 아파오기 시작함;;
(평소 태동이랑 전혀 다른 움직임이었음;; 짱신기)
무려 10분 주기를 휙 건너뛰고 갑자기 주기가 5분이 됐다가 2,3분으로 줄어듬
초산일땐 빠꾸당할수 있다고 편안한 집에서 최대한 참고 가라고 하던게 기억났지만 이건 뭐 그럴필요가 읎엉ㅋ
으어어 배가 점점 아파옴ㅠ 몸이 막 베베꼬임 선배들이 진통오면 이거구나!! 할거라더니 진짜 이거구나ㅠㅠㅠㅠ하면서 잠깐 안아플때
고양이들 밥 팍팍 퍼주고 미친듯이 양치를 한 후 핸드폰에 미리 저장해놨던 콜택시를 부름
그리고 신랑에게도 전화해서 나 진통온거같음 지금 병원갈거ㅇㅇ님은 집에 들려서 애기용품 챙겨놓은거 들고오셈
통보하고 끊은 뒤 병원에 전화해 가도되냐고 물어봄 병원에서 일단 오세여ㅇㅇ하길래 출발출발
(새벽에 만삭의 임산부가 콜택시를 잡아타니 아저씨가 눈치를 채고 "그냥 빨리 달릴까요? 좀 걸리더라도 조심해서 가드릴까요?" 하심ㅋㅋㅋㅋ
물론 내 대답은 걍 밟아주세요ㅠㅠㅠ)
혼자 병원에 도착해서 분만실 층으로 올라가니 막 여기저기서 비명소리가 들릴줄 알았는데 완전 조용;;;;;;; 조금 당황;;; 왜 나밖에 없지ㅠㅠㅠ?
치마로 갈아입으라길래 눈치 보면서 갈아입음;; 간호사가 들어와 비닐장갑끼고 휘저음 (내진 진짜 아팠어여...안아플거라며ㅠ 실망ㅠㅠㅠ)
내진하시더니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4센티 열리셨네요 분만실로 이동할게요" 하심
읭? 초산은 느리다몈ㅋㅋㅋㅋㅋㅋㅋㅋ오자마자 분만실로 이동하니 무통주사 맞을거냐고 물어보심
위에서도 말했듯이 아픈거 겁나 싫어함;; 척추에 주사놓는게 무서워서 바늘이냐 진통이냐 한 5분정도 심각하게 고민하다가
결국 맞을게요ㅠㅠ 했는데 이런젠장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말 함과 동시에 내진을 했는데
"7.5센티 열렸네요"
어?????그럼, 그럼 내 무통은????
"그럼 무통주사는 못맞아요?ㅠㅠㅠㅠㅠㅠㅠ?????"
"지금 맞아도 효과 없어요" 단호박ㅠㅠㅠ
생각보다 진행이 너무 빨라서 간호사분이 계속 신랑을 찾음;;
(우리 신랑 자전거타고 출퇴근 하던사람이라 자전거타고 열심히 오고있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러다가 남편분 없이 분만하시겠다고 계속 겁주시고ㅋㅋ 결국 신랑은 집에 들리지도 못하고 땀범벅이 된채 병원에 도착함ㅋㅋㅋ
8센티 정도 열리니까 괴물소리까진 아니었고..이리저리 몸 비틀면서 윽 으으으으 으아아아아 정도..
게다가 산모가 한명도 없었는지 내 목소리만 울림ㅠㅠㅠㅠ민망;;
신랑 오자마자 힘주기 들어가고 간호사가 손으로 계속 벌려주는 느낌나고 얼굴 찡그리고 이악물었다가 이 흔들리고 실핏줄 다 터졌다는 글이 생각나
눈은 부릅뜨고 입은 살짝 벌린채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힘주기함ㅋㅋㅋㅋㅋ(나름 포커페이스 유지ㅋㅋㅋ)
열심히 힘주는데 간호사는 뭐가 그리 부족한지 계속 "더더더더더더더 더 끙하세요 더 끙~" 이러시고
열번정도 그렇게 힘주기하다가 드디어 때가 됐는지 의사선생님 들어오심 마지막으로 힘주기 전에 의사쌤이 "이제 절개할게요" 하시면서
회음부 절개를 하는데;;; 난 아직도 그 소리가 생생함 그 썩둑하던 소리ㅠㅠㅠㅠ살 자르는 소리ㅠㅠㅠㅠ으엉ㅠㅠㅠ무지하게 아팠어요 진짜ㅠㅠㅠㅠ
진통보다 더 아팠어ㅠㅠㅠㅠㅠ
진짜 너무 아파서 "으아...!! 아파요!!!!!!!!" 말함과 동시에 애가 쑥 나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랑도 밖에서 아파요!!! 하는 소리 들었다고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직도 내 뱃속에서 요즘 한창 폭풍애교 부리며 뛰댕기는 이 아이가 나왔다는게 너무너무 신기함ㅋㅋ
새벽 2시쯤부터 제대로된 진통이 시작되고 병원에서 4시 12분에 쑥쑥이가 나옴
짱빠름 난 진짜 운이 좋았음 입덧도 전혀 없었고 분만은 엄청 빨랐고 복덩이 복덩이 우리복덩이ㅋㅋ
낳고나서 한동안 친정엄마가 그 새벽에 혼자 병원와서 낳을 생각을 다 했냐고 안무서웠냐고 대단하다고
게다가 초산인데도 왤케 빠르냐고 신기하다고ㅋㅋㅋㅋㅋ
내가 생각해도 대단했던 출산이었음
출산 후기는 끗
전 두시간밖에 진통을 안해서 그런지 진통은 크게 기억에 안남더라구요 차가 밟고 지나가는 느낌이긴 했지만 원래 따끔한걸 못참고
묵직~한 아픔은 꽤 잘 참아내는 편이라ㅋㅋ 오히려 회음부 절개할때가 악몽이었어요 끔찍
그리고 그 출산영상 찾아보는거 말인데요 뭔가 스포 당하는거 좋아하시는분들은 찾아보시는것도 나름 도움될거예요ㅇㅇ
(비위가 강하신분들 한해서만;;) 저는 출산영상 도움 많이 됐거든요 간호사가 뭔가 하면 지금 뭐하는구나 다 알고있으니까 나름 괜찮았어요:D
그리고 콜택시 번호 저장해놓는것도 팁이라면 팁 ^.~(다들 아시겠지만ㅋㅋ)
초산인데 이렇게 빨리 낳는 사람도 있으니 순산 바이러스 얻어가라고 글 한번 올려봤어요ㅋㅋㅋ(오래돼서 효력이 떨어지려나ㅠㅠ;)
그러니 모든 임산부들 화이팅!!! 육아하시는 부모님들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