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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97237
    작성자 : 브레멘음악대
    추천 : 29
    조회수 : 4972
    IP : 122.44.***.22
    댓글 : 29개
    등록시간 : 2017/12/10 03:40:14
    http://todayhumor.com/?panic_97237 모바일
    작년쯤, 기가 참 센 친구가 이상한 귀신꿈을 꿨다고 알려주었다.
    새로 이사를 가고나서 며칠 뒤.
    꿈에서 얼굴에 기운이 쏙 빠져서 며칠 굶은 것 같은 여자를 봤다고 했다.

    친구는 꿈 속에서 그 여자를 보자마자
    아 귀신이다.
    하고 느꼈다고 했다.

    귀신은 꿈 속에서, 집 현관문 근처를 서성이며
    쭈뼛쭈뼛 거리고 있었다고 한다.

    친구는 귀신같은거 1도 안무서워해서
    꿈에서도 그 귀신에게
    "왜. 뭐. 뭔데."
    하고 무덤덤하게 용건을 물었다고 한다.

    귀신은 왠지 머뭇머뭇 거리다가
    "저 죄송한데... 이 집에서 나가주시면... ..."
    모깃소리같은 목소리로
    아주 정중하게 물었다고 한다.

    친구는 그 질문에 멀뚱멀뚱 보다가
    다시 이사 나가려면 또 드는 돈이 얼만데...
    돈 없어 안나가.
    뭐 그렇게 말했다고 한다.

    그러자 귀신은 굉장히 풀죽은 얼굴로
    "네에......" 하면서 사라졌다고 했다.

    그리고 그 예의바른 귀신 꿈이 웃겨서 나한테 그 얘길 해주었던 것이다.

    이 얘길 왜 이제와서 쓰냐 하면...
    며칠 전. 친구 집에 놀러갔을 때.
    둘이 치킨 뜯으며 티비보던 와중에
    집 주인 아주머니가 잠깐 오셨었는데.

    이 분이 집을 살펴보는게 아니라
    친구놈의 안색을 살피면서
    요즘 식사는 잘 하는지 잠은 잘 자는지 피곤하진 않는지 묻고 갔다.

    그 모습을 보고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귀신이 나온다고 세입자가 바뀌었는데?
    친구놈이 멀쩡하게 2년을 살고 있으니 혹시나 반... 죄책감 반... 같은게 들어서 왔다거나???
    뭐 그런 가설을 생각해보았다...

    실제로 기 센 사람이 터를 닦기도 하는걸까?

    아무튼 나의 허황된 말을 농담삼아 씹으며 우리는.
    먹던 치킨을 마저 뜯었다.
    브레멘음악대의 꼬릿말입니다
    공성전2_3_4.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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