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성이 페북에 올린 글을 여성신문이 기사화한 것입니다.
탁행정관이 책에 쓴 가상상황에 나오는 '여중생' 처럼 피해를 입었다고 썼네요.
언뜻 보면 탁행정관이 마치 범죄를 저지른 것처럼 느끼기 딱 좋습니다.
솔직히 저 글이 진실인지도 의문스럽습니다.
이유미 생각나서요.
이제 경향 한겨레가 물고 종편이 물고 또 김유정이나 류여해가 물고 다시 조중동이 쓰고... 할것 같네요. 이와중에 민주당 여성의원이 물면 진짜 화가 나서 폭발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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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제가 바로 탁현민의 그 ‘여중생’입니다
기사입력2017.07.25 오전 11:58
최종수정2017.07.25 오후 12:10
저서에서 여성비하·여성 대상화 등 왜곡된 젠더 의식을 드러내 파문을 일으킨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실 선임 행정관. 이와 관련, 호주 시드니에 거주 중인 ‘Zeze Ming’ 님이 지난 24일 글을 보내왔습니다. 의견은
[email protected] 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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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바로 탁현민의 그 ‘여중생’입니다.
처음 탁현민 사건을 접했을때는 ‘그냥 미친 ㄴ옴 하나 더 있구나’ 이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한국정치인 중에 윤창중, 홍준표 등 미친 ㄴ옴들이 많다는 것은 뉴스를 통해 알고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여중생’ 이야기가 기사화되면서부터 저는 급소를 한대 맞은 듯 멍해졌고 의식적으로 이 기사를 못 본 걸로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그 중3 여중생은 그때 정말 ‘쿨’했을까’라는 칼럼을 본 후로 마음이 너무 힘들었어요. 내가 그토록 회피해온, 내 안에 있는 16살 소녀가 너무 불쌍해서, 그 상처를 어떻게든 숨겨보려고 악착같이 살아온 내 자신의 모습을 직면하는 것이 너무나 아파서요.
너무나 아픈 상처라서,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고, 제 스스로도 애써 잊고 살려 했지만, 이 상처를 꺼내놓지 않으면 속에서 계속 곪을 거 같고, 또 이런 상황을 접하면 마음 앓이 할 것 같아서 이렇게 털어놓아봅니다.
저는 16살에 첫사랑을 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영화배우를 닮은 2살 연상의 고등학생 오빠였지요. 편의상 A라고 하겠습니다. 만난 지 2달쯤 되었을 때 A의 집에서 처음으로 관계를 가졌습니다. 바보 같지만 “나 사랑하지?” “나 믿지?”라는 A의 말을 순진하게 믿었고, 절박할 정도로 그를 놓치고 싶지 않았으니까요. 그 후로 A는 만날 때마다 관계를 요구했고 어머니가 제 목의 키스자국을 발견하면서 외출과 전화통화가 금지된 저는 A와 결국 헤어졌지요.
이후 저는 매일같이 울면서 A를 그리워했고 엄마를 원망했습니다. 그리고 몇 주 후 A의 가장 친한 친구 B로부터 연락을 받자 집을 뛰쳐나갔습니다. 그때는 무슨 일이 기다리고 있는지 몰랐습니다. 그저 A를 보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지요.
막상 도착한 그곳에 제가 그토록 그리워했던 A는 없었고 B는 다른 친구들과 함께 있었지요. 술이 몇잔 오가고 순식간에 모든 일이 일어났습니다. 마치 일본군‘위안부’처럼 한 명이 끝나고 또 한 명이 들어오고, 다음 한 명에 그 다음 한 명… 제정신이 아니었고 너무나 끔찍한 정황에 충격을 받아 정신을 다소 잃었지만 육체적인 고통보다 ‘이제 내 인생은 끝났구나’라는 아득한 절망감을 느꼈던 것은 또렷하게 기억합니다.
그걸로 끝이면 좋겠지만 얼마 후부터 동네 깡패 C가 자꾸 저를 찾아왔습니다. A,B도 두려워했던 C는 저를 수도 없이 폭언과 폭력으로 협박하며 강간했습니다. 그의 친척들이 멀쩡히 있는 집에 데려가 방에서 한 적도 있고 영업 중인 식당에서 당한적도 있습니다. 불과 20미터 거리에 사람들이 밥을 먹고 있는데 그는 물수건으로 제 입을 막고 다른 물수건으로 제 아래를 닦은 뒤 강간했지요. 그렇게 저는 몇 달간 그의 성노예가 되었습니다.
나중에 듣기로 C는 다른 여자를 강간한 혐의로 감옥에 갔다고 합니다. 그 얘기를 듣고 나서 ‘나는 왜 바보같이 도망가거나 신고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지만 당시엔 그에게 죽을 수도 있다는 공포가 너무 커서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가 없었습니다. 16살의 저로서는 20살의 C는 너무 큰 어른이기도 했고 잃을게 없는 막장 인생이다 보니 제가 어디를 가도 쫓아와서 죽일 것 같았습니다. 경찰서에 가봤자 별 도움이 되지 못할 거라 생각도 했는데 밀양 사건을 보니 정말 그런 것 같기도 하구요.
이런 사건들 자체만큼이나 힘겨웠던 것은 학교에서 저를 ‘걸레’라고 부르는 또래 아이들이었습니다. 심지어 초등학교 동창 남자아이가 갑자기 학교 앞으로 찾아와 ‘나도 한번 주라’고 한 적도 있었지요.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된 저는 등교거부를 했고 다행히 다른 도시로 이사를 가면서 전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어머니의 기구한 삶을 지켜봐온 저는 어머니에게 짐이 되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에 한 번도 이러한 사건들을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어머니도 어느 정도는 눈치를 채셨던 것 같아요. 새로운 도시에 아무런 기반이 없었던 터라 어머니도 고생을 많이 하셨거든요.
고등학교 때 저는 원래의 성격과 달리 무기력하고 말없는 아이가 되었지요. 누가 제가 살던 도시에 친척이 있다는 얘기만 해도 혹시나 제 소문이 퍼질까 무척 두려웠어요. 뉴스에서 그 도시 이름만 언급되어도, 길을 가다가 오토바이만 봐도 C는 아닐까 두려워 심장이 무너져 내렸으니까요. 대학을 입학하고 몇 명의 남학생들이 다가왔지만 그들이 다가올 때마다 숨이 막힌 저는 제대로 이유도 설명하지 못하고 그들을 거절했지요. 그리고 한 학기만 마치고 외국으로 떠났습니다. 먹고 살기 위해 온갖 노동을 하느라 바쁘기도 했고 물리적으로 먼 곳에 있으니 그래도 과거의 기억들이 많이 잊혀지더군요.
정말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서 현지에서 대학도 졸업하고, 전문직 자격증도 따고, 영주권에 이어 시민권도 따고, 집도 사고 나름 정착해서 살고 있지만 사랑만큼은 쉽지 않았습니다. 좋은 감정으로 만나더라도 그 사람이 섹스를 원하면 ‘나를 사랑해서가 아니라 섹스 때문에 만나려고 하나’하는 생각에 자괴감에 헤어지자 하고 괴로워했지요. 비슷한 상황이 계속되면서 2년째 심리상담을 받고 있는데 제가 참 상처가 많고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었더라구요. 어린시절 부모님의 이혼을 마치 ‘아버지가 나를 버렸다’ 여기고 나를 함부로 해도 되는 가치없는 존재라고 생각했던 것 같기도 해요.
아무튼 훌륭한 심리상담사 덕분에 많이 치유되었고 좋은 사람을 만나 사랑하게 되었고 아이를 임신해서 23주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 모든 치부를 알고 있는 심리상담사에게도, 제가 사랑하는 남편을 포함한 그 누구에게도 죽을때까지 하지 못할 이야기가 바로 지금 여기에 쓴 이야기들입니다. 사실 아이 때문이라도 긍정적인 생각만 하려고 애썼지만 그 칼럼을 본 이후 한 달 내내 마음이 너무 힘들어 이렇게 곪아 터진 제 상처를 꺼내봅니다. 열여섯 살의 저였던 소녀를 위로하는 것만으로는 울분이 풀리지 않아서….
전 한국 정치에 관심도 없고, 탁현민이라는 한 개인에게 아무 감정도 없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또 다른 16살 소녀가 저같은 일을 겪을까 두렵고 걱정됩니다. 피해자에게 사과는 커녕 피해자를 농락하는 책을 쓰고도 이렇게 잘 먹고 잘사는 사람이 있는데, 또 다른 A, B, C 소년이 나타나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으니까요.
저와 비슷한 상황을 겪은 많은 소녀들을 위로해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말을 저를 비롯한 많은 소녀들에게 해주고 싶습니다.
정말, 정말로 니 잘못이 아니야.
그 어떤 누구도 너를 더럽힐 수 없어.
너는 세상에 하나뿐인 소중한 아이야.
평생을 두려워하고 가슴깊이 묻어놓고 살아왔는데, 오히려 글로 쓰고 나니 이 경험들이 저에게서 분리되는 느낌입니다. 특히 누군가가 댓글로 '그 어린 소녀는 잘못 없어요.'라고 달아주셨는데 그 말에 한없이 눈물이 흐르며 굉장히 큰 치유가 되었습니다.
탁현민이라는 사람이 성범죄 피해자 여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하면 마음이 조금 풀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자마음설명서'까지 쓰신 자칭 남자들의 대변인이시니까요. 홍준표도 그 자리에 함께 하면 참 좋을것 같습니다. 여야를 떠나서 잘못된 것은 잘못된 것이다, 라고 명확히 밝혀주셔야 우리 아이들이 잘못된 것임을 알테니까요.
지금 10대 아이들 보면 아직 애기 같은데, 그때는 왜 그렇게 무서웠을까요. 지금 누가 저에게 부당한 행위를 하면 당당하게 잘 싸우는데, 그때는 왜 그렇게 무력했을까요. 우리 소녀들 지켜주시고, 보호해주세요. 그리고 소년들이 옳고 그름을 분별할 수 있도록 잘 가르쳐주세요. 부탁드립니다. (Zeze Ming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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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ze M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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