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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animal_97031
    작성자 : TeachMeTiger
    추천 : 10
    조회수 : 1208
    IP : 182.222.***.70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14/07/25 14:29:05
    http://todayhumor.com/?animal_97031 모바일
    슬링백 제작기인척 하지만 사실은 열장.
     
     
    모자 하나 눌러쓰고 동네 마트에 갔더니
    누가 내 사랑 투게더를 다 사가고 음슴으로 음슴체.
     
     
     
     
    20140415_160332.jpg

    본인은 요런 크리처 하나랑 동거하고 있음.
     
     
    요즈음 날도 더운데 저 털을 해가지고
    꼭 무릎 위에서 논다고 비비대고
    내 배에 딱 붙어서 잔다고 징징대는 배려심 없는 개녀석임.

    그래도 나름 주인 말이 하늘이다 해주고
    애교도 잘 떨고 짖지도 않고 밥도 주는 대로 잘 먹는 착한 애임.
    (오구오구 내새끼ㅜㅜ)
     
    문제가 하나 있다면.. 물론 단 하나는 아니지만 어쨌든,
    산책 잘 하다가 뻗대는 버릇이 있음.
     
    DSC_1028.JPG

    집에 가기 싫다는 건지 걷기가 싫다는 건지
    아까 너 내가 아끼는 발바닥 털을 다 밀었겠다, 어디 당해봐라 하는 건지
    이러고 있으면 정말 대책 없음.
    버리고 저만치 가도 안 따라옴.
    산책로에서 개랑 싸우고 있으면 지나가던 사람들 다 구경함.
    무척 창피함.
     
    뭐 콩알만한 거 번쩍 안고 오면 돼지, 하겠지만
    저게 또 돼지 맞음.
    털 때문에 속는 거지 안으려고 하다가 어익후, 하는 사람들 많음.

    간식이라고는 오이 상추 양배추 연근 우엉.. 같은
    야채 종류만 가끔 줄 뿐인데 대체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음.
    타고난 거임! 뼈대가 굵은 거임! 물만 마셔도 살찌는 거임!
    헉헉헉.
     
    그나마 집 다 와서 저러면 번쩍 들어서 씩씩하게 걷는데
    자 집에 가자 하고 돌아서서 바로 주저앉으면 진짜 답 없음.
    비만 개 운동시키려다가 내가 운동이 다 됨. 효자견임..
     
    동물 기르는 사람의 필수품인 이동장이랑 가방이
    물론 나에게도 있지만
    다들 부피나 무게가 상당해서
    집앞에 산책 나갈때 들고 다니기엔 무리가 있음.

    뭐 좋은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슬링백이란 물건을 보게 됨.
    요거 괜찮네 했는데
    알뜰한 나에게는 가격대 형성이 좀 그렇고 그럼.
    그냥 가방이잖아! 하면서 자체 제작에 들어감.
    나는 헌 옷으로 뭔가 만드는 걸 좋아함.
    앞 뒤 안가리고 사재낀 원단을 깔고 덮고 두르고 자도 될 만큼 쌓아뒀으면서
    굳이 헌 옷을 뒤져서 잘라 만들겠다는 것도 문제이긴 함.
     
    20140723_141041.jpg

    2000년 대 초반에 입던 셔츠임.
    보이프렌드 룩 같은게 아니라 그냥 남자옷임. 그것도 큰 남자옷.
    색도 바래고 노리끼리 해졌는데 저 옷단이 맘에 드니까 활용함.
    가볍고 막 쓰기 좋은 무난함이 모토임.
     
    20140722_130406.jpg

    일단 개 크기를 재 봄.
     
    IMG_20140724_141808.jpg
    모양을 생각하고 패턴을 만들고 성심성의껏 자르고 있는데
    그딴거 난 필요없으니 공이나 던지라고 하심.
     
    20140724_151904.jpg

    오른쪽 왼쪽은 양 옆, 등판은 아랫부분, 팔부분은 어깨끈을 만들거임.
    나 자 많음. 자 좋아함. 자랑하려고 같이 찍음.
     
    20140724_152014.jpg

    개 말을 귓등으로 듣냐!
    그냥 나랑 놀기나 하라고!
    하면서 애써 다림질 해 놓은 걸 고질라처럼 뭉개주심.
     
    20140724_155224.jpg
     
    자, 출동이다!
    먼지 앉을게 뻔해서 덮개 만들어 씌운 내 선견지명에 건배.
    20140724_162806.jpg

    도록도록도록 박음.
    참, 아무리 시침핀을 꽂아도
    박음선 맞추기가 어려운 재봉취미자 여러분,
    송곳으로 콕콕 찝어가면서 박으면 쉽습니다.
    아이고 의미없다.
     
     
     
    그러다보면 어느새 완성(응?)
     
     
    20140724_180514.jpg

    모두 이중 박음질에 쌈솔임.
    우리 뚱땡이의 무게를 견디기 위해서임.
    폰이라도 넣겠다고 주머니도 만듬.
    나중에 안 쓰는 가방에서 고리 떼어와서 끈 조절하게 할 거임.
    지금은 지쳤으니까 일단은 저렇게 둠.
     
    왠지 에코백같음..
    무난해도 너무 무난함.
    그래도 돌돌 말아서 주머니에 쏙  넣고 다니긴 좋을거 같다고
    혼자 정신승리함.
     
    20140724_180846.jpg

    아, 나 이런거 필요없댔는데 결국 만들었네.
    그 시간에 다른 주인들처럼 닭가슴살이나 송목뼈 말려주지.
    하고 꿍시렁대시는 개님.
     
     
     
     
    넣어봄.
     
     
     
    20140724_223942.jpg

    끄아아악!
    잘못했어요!
    살려주세요!
     
     
    20140724_223820.jpg

    그래도 나름 괜찮은가?
     
     
     
     
     
     
     
    마무리 어떻게 하는 게 좋은 거임?
     
     
     
     
     
     
     
    20140722_124247.jpg

    혼자 있고 싶어요. 모두 나가 주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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