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전 20대 여자입니다.
몇년 전부터 엄마가 일하시는 곳(옷가게)에 손님이시라면서 어떤 아저씨를 봣어요.
되게 단단해보이시고 자기 주관 뚜렷하시고 책도 많이 읽으시고 매너도 좋으셔서
저두 그냥 좋게좋게 봤어요.
거기다 엄마가 좋게 이야기해주시니까 당연히 그랬겠죠.
아무튼 그렇게 몇년을 지내는데,
몇년동안 제가 목격하고 느낀게 있어요.
일단 엄마가 엄마폰을 절대 못보게 해요.
카톡은 당연히 늘 잠겨있구요.
그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저도 프라이버시는 존중해야된다고 생각하기때문에 그냥 그러려니 했어요.
그런데 어느날 엄마 카톡하는걸 우연히 스치듯 봤는데
사랑해요♥ 잘자요, 보고싶어요
뭐 이런거요..
이름을 언뜻 봤는데 아빠가 아니에요.
그리고 집에서 엄마 아빠 다 있는데 엄마만 카톡하는게..
당연히 다른 사람한테 하는거잖아요.
전 제가 잘못봤겟지,
다른 사람이겠지...햇어요
누구랑 카톡을 되게 길게 자주 하는데 못물어보겟는거에요..
그냥 지나가는 투로
누구랑 그렇게 카톡해?
하면
그냥~~
하고 넘어가시고....
휴우....
그리고 그 아저씨랑 엄마랑 자주 뵙는거 같더라구요
뭔가 엄마가 어디에 볼일이 있으면 그 아저씨가 많이 도와주세요.
그 아저씨가 인맥이 넓어서 일을 좀 쉽게 해주시는거 같았어요.
그러다가 언제 한번은 또 엄마가 그 아저씨가 소개해주신데라면서
어디 좀 같이 갈일이 있었어요.
그때 잠깐 아저씨랑 이야기 하는데...
전에 엄마가 산에 갔다 와서 특이한 사람 만났다는 이야기를 똑같이 하는거에요.
그때 알았죠.
엄마가 그렇게 좋아하는 산행도 이 아저씨랑 같이 다니는구나....
참 마음이 많이 무너졌습니다..
그래도, 엄마 믿었어요.
뭐 그런거 아니겠지. 내가 생각 한게 아닐꺼야...
또 한번은 엄마가 좀 몸이 안좋으셨는데,
그 아저씨가 또 아는 유명한 의사가 있어서 같이 가게 됐어요.
그 날 아침에 엄마가 통화를 하고 끊고,
바로 그 아저씨를 만났거든요,
엄마 핸드폰에 최근 통화가 그 아저씨일것을 알고 엄마가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핸드폰을 봣어요.
핸드폰 배경화면이 뭐였게요??????ㅋㅋㅋㅋㅋㅋ
그 아저씨 셀카더라구요
핸드폰 배경화면이 저도 아니고 아빠도 아니고 엄마자신도 아니고 그렇게 좋아하는 산도 아니고 꽃도 아닌
그 아저씨요.
그리고 최근 통화 이름을 보니까...
그 이름이...
그렇게 카톡 많이 하는 사람 (카톡할때 살짝 스치듯 봣던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어요)
이름하고 같더라구요,
하하
그렇게 사랑한다고 말한 사람이 그 아저씨였어요.
그럼 저는 그 아저씨가 좋게 보일리가 없잖아요.
그래서 아무말도 안하고 그냥 따라만 갔어요.
병원에서도 그냥 엄마랑 의사선생님이랑 대화하는 이야기만 듣고 아저씨랑은 말을 안섞었어요
엄마 검사 받으실동안 그 아저씨랑 저랑 둘이 있는데
무슨 좋은 대화가 오고가겠나요
그렇게 병원에서 집에 오는 길에 아저씨는 도저히 안되겠다 느끼셨는지
그냥 엄마랑 저보고 먼저 가라고 하시더라구요
저는 뒤도 안돌아보고 엄마차에 타고 가는데
엄마가 언성을 높이더라구요
너가 자꾸 불편하게 하니까 아저씨가 너때문에 혼자가신다 하지 않냐면서..
(그 병원이 약간 시외였어요)
저 그때요
엄마 진짜 미웠어요
나한테 이게 지금 할소린가
싶었죠
하아
또 한번은, 그 아저씨가 제가 워낙에 무뚝뚝하게 대하고 없는 사람처럼 취급을 하니까
살짝 저를 불러서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시길래 그냥 따라갔어요.
카페에서 이야기를 하는데 니가 아저씨 싫어하는 이유가 뭐냐길래
확 뭐라 치려다가
먼저 엄마한테 이야기하고 아저씨랑 얘기하는게 맞겟다 싶어서
저도 이유 없이 사람 싫어하는 어린애 아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으니까 그런거다,
그 이유, 아저씨한테 말씀드리고 싶지 않다,
고 이야기하고 그냥 말았어요
그리고 집안 이야기를 하자면,
엄마, 아빠, 저, 셋이구요
아빠가 십년 전 쯤에 일을 그만두시면서 매우 힘드셨었는데
외삼촌(엄마의 오빠) 회사에 일자리를 주겠다고 지방으로 오라고 하셨었어요
그래서 우리집은 지방으로 내려가게됐습니다.
그때 지방에 왔을때 아빠는 처가살이 하는게 자존심이 매우 상햇겠죠,
회사 사장은 처가사람이고, 지방엔 전부 처가사람들뿐이었거든요.
그 스트레스를 다 집에 와서 엄마한테 푸니까
엄마는 술로 다시 풀었죠
어렸던 저는 술먹는 엄마가 미웠구요
아빠가 원래 좀 사회성이 부족하긴 한데,
갈수록 대화가 좀 잘 안됐었어요.
약간 완전체 느낌?
A주제로 이야기를 하는데 아빠는 B로 받아들여서 딴 이야기를 해요.
남이야기를 잘 안들어요.
그리고 무시하는 투로 말을 해요.
저한테는
넌 배우고 잇는 학생이 그런것도 몰라? 쯧쯧
엄마한테는
넌 진짜.. 어휴...
이런식으로요 말투도 정말 딱 기분나쁘게요.
그리고 자기가 알고 있는 상식은 무조건 엄마랑 저에게 말을 해야하는 이상한 습관 같은게 생겼어요
밥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하면 아빠 이야기 듣다가 한시간이 훌쩍 가고...
암튼 뭐 이런 게 있었어요
그래서 저도 이때부터 아빠랑 저녁 먹는건 조금씩 멀리 햇어요..
최대한 필요할때만 먹자..하는...
뭐 요즘에는 이것도 익숙해져서 잘 받아치면서 이야기를 하긴 하지만요.
그래도 전 아빠랑 엄마가 절 얼마나 많이 사랑하고 ㅇ ㅏ끼는지는 알아요.
단지 아빠는 사회성이 부족하고 대화하는 방법이 잘못됐지만
저만큼은 너무 사랑하고 걱정하는거 알아요.
암튼 이런 상황에서
엄마는 지방으로 오면서 아빠도 다 받아들이고 살기가 너무 벅찻었던거 같기도 해요.
오죽했으면 제가 고등학교때 엄마한테
난 나중에 엄마랑 아빠랑 이혼해도 상관없을거 같다고 했어요.
아빠를 받아들이며 사는 엄마가 여자로서 정말 힘겨워 보였거든요.
요즘에는 엄마가 집에 오면 아빠랑 대화를 잘 안해요.
집안 배경은 이렇구요.
그 아저씨에 대한 이런 자질구레한 심증만 가진지 몇년이 되고
엄마는 점점 그 아저씨를 제 앞에서 데려다 놓으니까 안되겠다 싶어서
3달 전쯤 엄마한테 말했습니다.
그 아저씨랑 무슨 사이냐고.
핸드폰 배경도 그 아저씨더라?
이름도 그 아저씨 본명도 아니고 다른 이름으로까지 저장해놓고?
사랑한다고도 하고?
그랬더니
엄마는 말하려 했다면서,
엄마가 너무 힘들때 많이 힘을 주신 분이라면서 마음이 간다....
라고 하시더라구요
지금 생각해도 멍해지네요
전 그때 엄마 이야기 듣고 싶지도 않고
그 몇년동안 심증은 있으면서 누구한테 말도 못할 이 이야기를 혼자 푹푹 거리며 삭힌게 너무 힘들었다고
엄마가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소리치면서 울엇어요
그때 병원갔을때
내 마음은 하나도 모르면서 어떻게 엄마는 나한테 오히려 아저씨 감싸면서
나한테 화를 낼수 있냐고,
내가 어떤 마음으로 그 병원까지 쫓아갔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나한테 역정을 냈냐면서,
집에서 아빠랑은 이야기도 안하면서 밖에선 그러냐며,
내앞에 그 아저씨 자꾸 보이길래 정말 떳떳해서 괜찮아서 보인줄 알았는데,
결국 이거냐고
울면서 소리쳤어요
근데 이때 너무 슬픈건요
엄마가 기대기엔 너의 아빠가 너무 나약하다는 말에..
이러면 안되는데 저도 이해해버렸어요.
같은 여자로서,
아빠같은 남자랑은 결혼하고 싶지 않다고, 저도 생각했었거든요.
날 너무 사랑하는 아빠지만
그걸 빼고는 답답해서 못살거 같다는거...
저도 이해하거든요....
그래서 끄덕여 버렸어요..
알겠다구요
엄마는 이혼은 안할거지만 솔직히 말하면 지금 상황이 계속 이어질거 같다고,
미안하다고,
이해해달라고 안한다고, 그냥 지금 이렇게 갈거 같다고...
그러셨어요
그래서 그냥 알았다고 하고 그날은 지났구요
하아
쓰다보니 너무 길어지는데,
엄마랑 이런 이야기 한다음에 또 그 아저씨가 불러서 만났었거든요
엄마가 점심 먹자며 불렀는데 그 아저씨가 뙇ㅋㅋㅋㅋ
어쩌다가 엄마는 잠깐 나가고 아저씨랑 둘이 대화를 하게 됐는데
저는요
그 아저씨가 싫은 이유중에 하나가요
저랑 이야기할때 매일 이런 얘기 하세요
**아, 너가 엄마의 희망이다. 엄마는 너만 보고 산다.
엄마가 너에게 할수 없는 이야기가 있을수 있다,
엄마가 어렸을때에 힘든 일이 있엇던거 같더구나,
그런걸 딸인 너에게 말할 수가 없을 수 도 있다,
**아, 너의 엄마가 매우 힘든 날이 있엇다,
그런 날에 산행을 다니고 그러면서 많이 좋아지셨다,
이렇게요
전 안그래도 외동딸이라 엄청난 부담감을 안고 살아왔어요 이십몇년을.
근데 그 아저씨는 저에게 만날때마다 부담감을 더 주시네요.
저도 엄마한테 못하는 이야기, 친구들에게 해서 풀때도 있어요.
엄마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근데 그 상대가 그 아저씨인걸 제가 이해해야하나요?
그 아저씨는 저에게 니가 원하지 않는다면 아저씨는 안만날수 있다,라고 하시지만
아저씨를 만나면서 엄마가 좋아지셨다는 식으로 말하면서
제가 아무말 할 수 없게 만들어요
다시 쓰면서도 눈물이 나네요
아저씨께,
전 이십몇년밖에 못살아서 그만큼의 이해력밖에 없는데
50대의 이해를 바라는건 무리인거 같다,
난 지금 충분히 이해하는 중인거 같은데 ,아저씨는 전혀 못느끼시는지?
그리고 엄마한테도 말씀드렸지만,
한동안 얼굴 안뵙고 싶다고 했고,
저 좀 안건들여 주셨으면 하고, 그만 마주쳤으면 한다,.
이러고 그냥 말았어요
그렇게 3개월이 흘렀는데요...
엄마는 더더욱 아빠에게 정이 떨어지고 잇는거 같아요
작은 거에 니 아빠 왜그러냐는 말이 늘었네요
그래서 저는 아빠가 엄마한테 잘보이길 하는 마음에 엄마가 원하는걸 아빠에게 돌려서 잘 전달해도
대화가 안되는 아빠는 전혀 그러질 않으시네요.
그리고 그 아저씨랑 엄마는 아직도 만나고 계시구요
저랑 있을때 카톡하는거 다 그 아저씨일거라는거 알아요
전 엄마한테도 정이 떨어질거 같아요
너무 사랑하는데 정말 미워요 너무너무 싫어요.
정말 사랑하는데, 너무 미워요
엄마한테 짜증도 더 늘었어요
카톡만 해도 짜증나고 누구랑 전화하는것도 짜증나고
밥먹으러 간다고 하는것도 그 아저씨일거 다 알아서 짜증나고
집앞에 잠깐 나갔다 오면서 손에 커피 들려있는거, 아저씨일거 알아서 짜증나고
좋게 보이지가 않아요
근데 제일 미운건 저에요.
아빠한테 이야기도 못하고 있는 저요.
우리 아빠 바보 만들고 있는 제가 제일 한심하고 병신같아요
그냥 지금 우리집 상황을 보면
각자가 다 불쌍해요
근데 이걸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정말 모르겠어요
그냥 이렇게 쭉 살아요?
엄마가 힘든거 그 아저씨가 좀 살려준거
알거든요
근데 그거 지켜보는 제가 힘든건 어떡하죠?
아무것도 전혀 모르면서 욕만 먹는 우리아빠는 어떡하죠??
어떤 상황에서 불륜은 다 성립이 안되는거 아닌가요?
근데 전 왜그러죠??????????
하아......................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어디다 말할데가 없어서.......................
죄송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