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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wedlock_9701
    작성자 : 파이리이리
    추천 : 6
    조회수 : 3773
    IP : 222.237.***.66
    댓글 : 35개
    등록시간 : 2017/08/09 17:01:40
    http://todayhumor.com/?wedlock_9701 모바일
    (긴글주의) 집이 갑갑하고 같이사는게 너무 힘들다는 우울증세 있는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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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너무 괴롭고 힘든데 털어놓을곳이 없어 결게에 여쭙습니다.
    저희는 30대 초반 맞벌이 부부이고 결혼한지 만 3년 좀 안되었구요 아이는 없습니다. 평소에 거의 안싸우는 편이에요. 투닥거리는 정도의 트러블도 잘 없구요. 그런데 어제 다투다가 남편이 저에게 요즘 같이사는게 너무 힘들고 집에 들어오는게 너무 불행하다고 저에게 말해서 엄청나게 충격을 받은 상태입니다. 제가 잘못하고 있는게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조언 구하기 위해 글을 씁니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적기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남편이 직장에서의 일+인간관계가 많이 꼬여서 우울증세와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지는 1년이 넘은것 같습니다. 퇴근하고와서 저한테 갑자기 죽고싶다고 말한적도 있구요, 아무것에도 흥미가 없고 무기력하다고 고백한적도 몇번이나 있습니다. 저도 회사 다니면서 힘든일이 있고 그런부분을 충분히 이해하기 때문에 그동안 저를 아무이유없이 밀어내거나(말안하기, 애교부리거나 다정한제스쳐 취해도 무반응 또는 단답형대답, 기분나쁜티내기) 짜증을 내도 최대한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남편의 기분,컨디션이 정상궤도인 날도 많았기때문에 '일시적인 거겠지'하면서 넘어갔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극도로 문제가 심해져서 기분이 최악으로 안좋은 날들이 연속됐습니다. 집에오면 저에게 아예 말을 하지 않고, 제가 일부로 텐션을 올려서 다정하게 얘기하거나 즐거운척을 해도 응,아니,어, 그렇네 정도의 단답형 대답만 하거나, 왜이렇게 기분이 안좋아??무슨일있어??나한테얘기해줘~~~ 라고 다정하게 물어도 제발 자기 혼자 두라고 짜증을 내더라구요. 이런날들이 연속되니 저도 정말 괴롭고 지치고 상처도 받는 상황이 반복되었습니다.

    어제는 같이 티비를 보다가 '어 저영화 보고싶당 보러가자~'고 했더니 딱잘라서 '싫어' 라고 하더라구요. 제가 개봉전부터 몇번이나 보고싶다고 한 영화였고, 그동안 저는 남편이 보자고 하는 영화는 취향이 아니여도 따라간터라 영화플러스 그동안의 서러움과 상처가 터져서 남편에게 화를 내었습니다. 오빠는 내가 하고싶고 내가 하자고 하는건 다 싫어하고 날 밀어낸다고. 너무 섭섭하다고. 남편이 당황해서 아니야~같이봐같이봐~ 하고 풀어주려고 했는데 전 이미 화가나서 혼자 안방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나서 잠이 들었는데 눈을 떠보니 새벽이더라구요. 남편은 옆에 없어서 나가보니 거실에서 자고있더라구요. 들어가서 자라고 몇번 깨워서 안방에 같이 들어왔는데 그때 남편이 말하더라구요. 같이사는게 너무 힘들고 집에 오는게 전혀 즐겁지 않다구요. 제가 이유를 물었더니 회사에서도 힘든데 새집으로 이사하고난 이후로부터(이사한지는 10개월정도 되었습니다) 집에 규칙이 너무 많아서 아무것도 마음대로 할수있는게 없다는게 이유였습니다.

    이부분에 대해서 설명하면 이사오기 전 집은 전셋집이기도 했고, 남편이 집안일을 너무 싫어해서 설거지나 집정리 쓸고닦기 화장실청소 등등을 과하게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전 출근이 빨라서 집에서 엄청 일찍 나가는데 남편이 한여름에 아침먹고 설거지 안하고 간것도 퇴근해서 제가 다 설거지했어요. 솔직히 말하자면 너무 괴로웠습니다. 전 깔끔한거 좋아해서 화장실세면대 청소도 자주하고 청소기도 자주 돌리고 싶은데 남편이 진짜 제가 청소하자고 하면 너무 짜증을 내고 심하게 싫은티를 냈습니다. (자주한다고 표현하긴 했는데 그래봤자 일주일에 한번) 제가 혼자하겠다고 해도 제가 혼자하고 있으면 자기 마음이 불안하니까 하지 말라고 하더라구요. 저 혼자 청소때문에 바둥거리는게 화도나고 지쳐서 두달동안 화장실 청소를 안해서 세면대에 까만색 곰팡이 필때까지 그대로 둔적도 있어요. 변기때도 완전히 심하게 끼고, 가스렌지 주변은 흘러넘친 음식물 막 붙어서 덕지덕지...집안일 관련해서 제가 혼자 스트레스를 엄청 받으면 받았지 객관적으로 남편한테 스트레스 준적은 없었어요. 

    여튼 그렇게 전셋집에 1년반정도 살다가 집을사서 인테리어를 해서 들어갔어요. 저는 자가에 인테리어까지 마쳐서 들어간 집이니 이제야말로 제대로 살아야겠다 싶어서 남편에게 요구하기 시작했어요. 옷은 제발 제대로 걸어놓고, 아무데나 벗어두지 말고, 지갑이나 키 같은 소지품은 테이블이나 거실에 두지말고 모든 물건을 수납장 안으로, 신발도 항상 정리, 요리하고난 후에 흘린것은 물티슈로 제대로 닦기, 설거지대에 건조된 설거지는 출근전에 정리하기, 욕조 샤워후에 매일닦기 등...리스트를 써서 남편에게 요구했고 남편이 따라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종종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은 남편에게 다시 당부했구요. 그러면서 저도 짜증을 낸 부분도 많았죠. 왜 제대로 닦지 않았냐, 우산을 왜 현관에 그대로 내팽겨두냐 등...그래도 저는 잘 맞춰가고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다시 싸우던 얘기로 돌아가서, 남편은 이사온후 제가 집안일에 대해 요구하는 부분이 과도하다고 느껴지고, 그것때문에 자유가 없다고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아 그리고 저는 부부끼리 방구나 트름을 트는게 진짜 너무 싫어서...남편에게 나가서 하라고 몇번이나 얘기했는데 남편은 그부분도 너무너무 불편하고 정말 하나도 집에서 맘대로 할수있는 부분이 없다고 느낀다고 하더라구요...

    집에오면 행복하지 않고, 제가 자기를 부르면 이번엔 내가 뭘 잘못했을까 걱정부터 되고, 같이사는게 너무 힘들다고 느낀다구요....

    저희 그래도 사이좋은 부부였거든요. 남편도 평소에 매우 다정하고 착해요. 마누라 너무 보고싶어서 집에 빨리가고싶다고 다정한 카톡도 불과 두달전만까지만 해도 자주자주 보내주고 그랬는데... 사실 평소에 자주 싸우는 편도 아니기때문에 그래도 우리둘 사이는 문제없다고 생각했었는데 남편이 저렇게 고백을 하니까 너무 충격을 받았어요...제가 너무 충격을 받아하는걸 보고 남편이 그냥 자기가 요즘 극도로 우울해서 그런거라고, 그런거 아니라고 수습하려고 하는데...사실 어디까지 진심이라고 믿어야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원래 사이좋은 부부라도 이렇게 함께 사는것 자체를 힘겨워할수도 있나요...?
    아니면 그냥 남편의 수습하려는 말처럼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건가요?ㅜ
    제가 이럴때 어떻게하면 좋을까요?




    글이 긴 분들을 위한 요약

    - 남편은 꽤 장기간 회사내 인간관계 + 일문제 까지 겹쳐 엄청난 스트레스 + 우울감을 느끼고 있었음
    - 최근 회사문제가 극도로 악화되어 우울증세와 스트레스가 급격하게 올라감
    - 저는(아내는) 최대한 이해하려고 노력했으나 남편의 짜증과 냉정한태도에 상처받고 있었음
    - 남편에게 감정을 토로했으나 남편은 과도한 집안일요구로 인해 집에 들어오기가 싫고 같이사는것이 불행하다고 느낀다고 함
    - 이것이 우울증과 스트레스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것인지 제가 뭔가 정말 잘못해서 남편이 괴로운지 판단할수가 없음
    - 이런상황에서 저의 현명한 행동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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