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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96989
    작성자 : .......Ω
    추천 : 2
    조회수 : 686
    IP : 58.65.***.235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0/11/22 07:48:28
    http://todayhumor.com/?gomin_96989 모바일
    나의 기억들.

    가끔씩 머리속에 예전 일들이 생각나기 시작하면 잠을 못자요.
    새벽 네시.. 여섯시.. 혼자 눈물내고 화도 내고 그러다가 어쩔수 없다고 나를 달래고
    다른 사람들에게 한번도 얘기 한적 없는 일들인데.. 문득, 내가 죽을때 까지
    이런 기억들이 사라지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잊으려고 할 수록
    생각이 계속 나고.. 뭐 그렇잖아요.
    그래서, 한번 털어놓고 싶어서.. 적어봅니다.

    나는, 어릴때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초등학교를 다닐때였어요. 집앞에 큰 초등학교 운동장이 있었는데
    동생이랑 줄넘기를 하러 나갔었어요.
    어떤 아저씨가 자기 차가 고장이 났는데 근처에 차 수리 할 데가 없냐고 물어보더라구요
    나는, 길을 가르쳐 주려고 했는데 점점, 점점, 일이 꼬이기 시작하더군요.
    나는, 어떻게 해야할지를 몰랐고.
    그 아저씨는 자기가 전과 7범이라며, 사람도 죽였다며, 지금 칼을 가지고 있다며,
    말을 듣지 않으면 나를, 죽여버리겠다며,
    나는, 해가 지고 한참 뒤에야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어요.
    돌아가는 길에 그 아저씨가 꼬깃꼬깃하게 접힌 천원짜리 몇장을 쥐어주더군요.
    나는, 내가 무슨 상황을 겪은건지 몰랐지만 그 돈이 너무 더럽게 느껴져서 오는길에 담벼락에
    돈을 집어던지고 집으로 돌아갔어요.
    집에 돌아가서 그냥 울었어요. 엄마는 충격에 기절하시고 아빠는 그 새끼를 당장 죽여버리겠다고
    화를 내셨어요.
    나는, 엄마가 쓰러져서 너무 놀랐고 아빠가 사람을 죽이면 감옥에 가게되니까 그건 안된다고 생각했었죠.
    아직도, 내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무슨 말을 들었는지, 아직도, 아직도, 너무 기억이 생생하게 나요.

    나는, 친척 오빠에게 성추행을 당했어요.
    은근슬쩍 몸을 더듬거나, 허벅지를 쓸어내리거나, 잠이 들었을때 몸을 만지거나,
    한명도 아니고 두명한테요.
    어렸을 때라 그냥 그게 싫어서 그 사람들을 피하게 됬는데 다른사람에게 말은 못했어요.
    유달리 나를 예뻐하셨던 우리 이모, 우리 언니, 그런 일이 있었다는 걸 알면 쓰러지실 거에요..
    그리고 몇년이 흘러서 그 사람들 결혼을 하더군요.
    그 부인들한테 전부 말해주고 싶었어요, 당신 남편이라는 사람이 이런 쓰레기라고.
    그런데, 그 부인들이 무슨 잘못이 있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애기들은요?
    나는, 결국 아무말도 못했어요.
    명절 날 친척들이 모여서 얼굴을 보게 되었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면서 인사하고 말을 거네요.
    상에 올려진 과도로 찔러 죽여버리고 싶었어요. 나에게 왜 그런 짓을 했냐고 물어보고 싶었어요..

    나는, 집으로 가려고 엘리베이터를 탔다가 성추행을 당했어요.

    나는, 수영장에서 물놀이를 하다가 성추행을 당했어요.

    나는, 길을가다가 성추행을 당했어요.

    나는, 대학교수에게 성추행을 당했어요.

    왜, 나한테 그러는거에요?
    나는, 그냥 평범하게 살고 있었는데, 교복 빼고는 치마라곤 입어본 적이 없는데,
    눈에 띄게 예쁘거나, 막 나다니고 사고치며 산것도 아닌데,

    나는, 사람 많은 곳을 싫어하게 됬어요. 모르는 사람들이 지나가다 스칠 때가 많으니까,
    그게 너무 더럽고 불결하고 기분 나빠서, 사람 많은 버스는 타지도 않았어요.
    사람들이 잘해주면 의심부터 하게 됬어요.
    어두운곳에 혼자 있을수 없게 됬어요.
    잘 때도 불을 켜고 자게 됬어요.
    생각이 한번 싹을 틔우면 몇시간, 몇일을 잠을 못자고 우울해하고 울고, 무기력해졌어요.

    남자를 다시는 못만날 거라고 생각했는데 남자친구가 생겼어요.
    사람이 서로 좋아하게 되면 스킨쉽도 하게 되잖아요.
    근데 나는, 그게 싫었어요. 누가 내 몸을 건드리는게 끔찍하게 싫었어요.
    그래서 헤어지고, 헤어지고, 헤어지고..

    하지만 이런 상황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어요.
    나 혼자만 앓다가, 또 잠시 잊었다가.. 그러면 되니까
    사람들이 나를 헤픈 여자로 볼까봐, 나를 이상하게 볼까봐, 내 잘못이라고 할까봐, 아무말도 못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 수록 평생 이런 기억을 안고 사느니 죽어버리는게 좋을까, 하는 생각이 나더라구요.
    나는, 죽기 싫은데.
    나는, 평범하게 살고 싶은데.
    한밤중에 꿈에 시달리다 깨어나고 싶지도 않고,
    이런 내 추한 기억들이 나를 괴롭히는 것도 싫은데.
    뭐가 문제인건지....
    오늘도, 밤을 새우고, 울기만 하다가, 하루가 시작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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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2/22 12:14:18  121.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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