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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제 아버지입니다.
응급실에 실려간 날, 의사선생님에게서 이런 경우 100% 간암파열이라는 말을 듣은지 벌써 한 달 반이 지났습니다.
바로 병원에 입원했고, 온갖 검사를 다 했습니다.
간암은 A~D로 기를 나누는데 C에서 D로 넘거가기 직전, 다른 암들로 설명하자면 말기 직전이었대요.
그리고 목에도 암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다행히 전이된 게 아니라 따로 생긴 거라고 하더군요.
남들 좋아하는 성탄절 이브, 아버지는 5시간이 넘는 간 절제술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성탄절과 그 다음날을 중환자실에서 보냈죠.
간을 7~8구역으로 나누는 데 그 중 3구역을 떼어내는 수술이었고, 수술 중 목부분도 겉에서 레이저? 초음파?로 치료했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일 다니면서 병원에 계속 있었던 게 아니다보니 목 쪽은 정확하게 듣질 못했네요.
그리고 8일, 목 부분의 암을 제거하는 수술을 했습니다. 6시간 꼬박 걸린 수술이었고 2시간 넘게 회복실에 있다가 병실로 돌아왔습니다.
아버지는 쭉 5인실에 있었습니다.
병원에 입원했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5인실과 6인실은 분위기가 많이 다릅니다.
6인실이 5인실보다 어둡고, 공기도 탁하고 사람들의 마이너스 사고가 더 강하게 느껴집니다.
무엇보다 5인실은 병실 내에 화장실이 있어서 입원하던 날부터 쭉 5인실에 있었습니다.
입원료는 건강보험 비급여, 즉 환자 본인부담입니다. 그래서 저 금액이 나온 거구요.
초음파 치료비도 비급여, 수술 후 환자(혹은 대리인)이 원할 경우 투여하는 진통제도 비급여입니다.
미수금액은 헌혈증 8장인가 9장으로 할인받은 금액입니다.\
그리고 다음주부터 시작할 방사선 치료, 약물치료, 통원치료 등등...이제 시작인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아버지는 올 해 만으로 70세입니다. 그 나이에 전신마취를 하고 5~6시간이 걸리는 수술을 두 번이나 견뎠습니다.
올 해까지만, 올 해까지만 하던 택시운전도 이젠 진짜 못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퇴사계 냈다고 하시더군요.
어머니는 따로 직업이 없고 남의 밭일 도와주는 일용직 근로자입니다. 겨울이니 일이 없고, 아버지 병간호를 해야하니 일은 못하겠지요.
수입은 오로지 제가 버는 월급(기껏해야 한 달에 150만원)과, 한 달에 20만원 남짓한 아버지 연금밖에 없습니다.
사실 의료민영화, 건강보험 민영화, 영리병원 이야기가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리는 분들도 계실거예요.
물론 직접 체험한 분들도 계실거고, 인터넷에서 국내외 병원 영수증도 많이 보셨을 거예요.
그래도 나는 아닐거라는 은연중의 자기위로가 있었을테지요. 저도 그랬으니까요.
2009년 어머니 수술하였을 때도 총 진료비 600만원에서 환자부담금 150만원을 냈었지만, 또 이런 큰 금액을 낼 거라곤 생각못했어요.
참고로 아버지는 B형간염 보유자라서 암보험 가입이 안 됩니다. 말 그래도 건강보험 달랑 하나 있는 환자입니다.
의료민영화가 실감이 안 가신다구요?
한 마디로 말하자면, 저기 보이는 진료비 총액이 모조리 환자 부담금이 되는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오히려 더 올랐으면 올랐지 더 내는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진짜 건강보험 아니었으면 어떻게 되었을지 끔찍합니다. 아마 수술 하기 전에 병원비와 수술비가 무서워서 입원도 못했을지도 모르지요.
제 이야기도 결국은 하나의 사례에 불과합니다. 솔직히 직접 경험해보지 않는 이상 체감하긴 힘들어요.
금액적으로나마, 대한민국 사망률 부동의 1위 암환자의 병원비를 보시고서 간접적으로라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어째서 의료민영화, 건강보험 민영화, 영리병원설립을 그렇게 필사적으로 막으려고 하는지를요.
전 제가 평생에 걸쳐서 건강보험을 내도 이번에 받은 혜택을 다 갚지 못합니다. 그래서 건강보험료 내는 여러분들께 너무 감사합니다.
내가 낸 세금으로 횡령, 비리 등등의 문제를 일으키는 건 용서할 수 없지만,
그 돈으로 저처럼 혜택받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하면 건강보험료가 올라도 할 말은 없습니다.
아버지 나이도 나이인지라 항상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지만 저도 사람인지라 아버지가 오래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비록 ASKY 오유인이고, 결혼 안 하겠다고 선언한 몹쓸 딸이지만 그래도 딸이 손녀노릇까지 해줄테니까...
따...딱밤만 세게 때리지 말고 같이 가족여행도 다니면서 얼마 남았는지 모르는 여생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어...어떻게 글을 맺어야 할지 모르겠다.
A...A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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